가짜뉴스 진원지 김어준, 팩트체크가 그렇게 힘든가 [사설]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새내기 여교사의 극단적인 선택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온갖 억측과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여교사의 사망 배경에 교권 침해가 있었는지 경찰이 철저히 수사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짜뉴스 범람은 진상 규명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
가짜뉴스의 진원지는 방송인 김어준의 입이었다. 김씨는 사건 발생 이틀 뒤인 20일 오전 자신의 유튜브에서 여교사의 죽음과 현직 의원 연루설을 주장하며 "국민의힘 소속 3선으로 알고 있다" "대단한 파장이 있을 사안"이라고 했다. 그러자 온라인에는 여교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갑질 학부모가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라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졌다. 한 의원이 성명서를 내고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는 것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한 의원은 손자·손녀의 거주지, 학년 등을 거명하며 루머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그런데도 루머 발원지인 김씨는 한 의원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21일 "정확하지 않은 정보라 정정한다"고만 했다. 인터넷상에 떠돌던 추측성 소문을 검증도 없이 떠벌려 놓고 거짓으로 판명 나자 "추가 취재를 통해 다시 알리겠다"며 꽁무니를 뺀 것이다. 김어준 유튜브 타이틀은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인데 팩트체크도 그렇게 힘든가. 시사 유튜브 방송이라면 팩트가 기본이다. 하지만 그에게 뉴스의 진위 따위는 중요치 않은 것 같다.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로 괴담을 증폭시켜 대중을 선동하는 게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비극까지 정치 선동의 도구로 쓰는 것은 파렴치하고 무책임하다.
김어준의 음모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세월호 고의 침몰설, 오세훈 생태탕 연루설, 청담동 술자리 의혹 등을 퍼뜨리는 데도 앞장섰다. 이쯤 되면 음모제조기, 혹세무민의 아이콘이라 할 만하다. 국민의힘은 21일 김씨를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불신을 조장하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가짜뉴스 생산·유포 행위는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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