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에도 시장금리 꿈틀...부동산 PF 위기 재점화
■ 진행 : 이광연 앵커, 정진형 앵커
■ 출연 : 엄윤주 기자 경제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큐]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기준금리는 연 3.5% 반년째 그대로지만, 시장금리는 오히려 오름세입니다.
여기에 새마을금고 사태 이후 불거진 부동산 PF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당국도 총력 대응에 나섰습니다.
이번 주 경제 이슈들, 경제부 엄윤주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먼저 시장 금리 중에 대출금리부터 살펴보죠.
대출 금리가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알다시피 기준금리는 반년째 연 3.5%로 묶여 있습니다.
하지만 대출 금리는 상승 추세인데요.
일단 5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보면 3%대를 찾기 힘듭니다.
상단 기준으로는 6% 안팎에 달합니다.
여기에 은행들의 자금조달지수, 코픽스도 두 달 연속 올랐습니다.
지난 5월 상승 전환된 이후 상승 폭은 더 커졌는데, 이로 인해 시중금리가 더 오르게 됐습니다.
이 때문에 가계의 빚 부담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왜 이런 건지 배경 설명해주시죠?
[기자]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은행채 발행량을 늘리면서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 금리로 주로 은행채 금리를 반영하는데요.
다시 말해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주 원 /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새마을금고 발 PF 불안, (이로 인한) 시중에 자금경색이 발생해서 은행채 수요가 많아지면 시중금리는 올라가게 되고, 대출금리가 올라가는 그런 결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은행채 금리가 일주일 만에 0.2%p 넘게 올랐습니다.
이는 넉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달 들어 발행된 은행채가 이미 지난달의 89% 수준을 넘어서 당분간 이런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금 금리도 올랐습니다.
이것도 은행채 금리 영향 때문인가요?
[기자]
네, 시중은행의 자금 조달 구조를 보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은행채 금리가 올랐다고 했죠?
은행 입장에서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은행채를 발행한 건데, 문제는 이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어떻게 하느냐, 바로 예·적금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입니다.
이를 위해 유인책으로 예금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예금 상품에 고객들의 자금이 쏠리기 때문이죠.
실제로 5대 시중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주요 정기 예금 상품 금리는 최근 4%대 턱밑까지 올랐습니다.
[앵커]
이런 배경 때문에 최근 자금이 은행권에 많이 몰리는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시중은행에 쌓이는 자금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5대 은행의 수신 잔액이 지난 3월 말 1,871조 원에서 석 달 만에 1,913조 원까지 불어났습니다.
이는 지난해 11월 1,900조 원을 넘긴 이후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이 가운데 정기 예금만 17조 원 가까이 늘었는데, 앞서 언급했던 예금 금리가 이 같은 증가세를 이끌었습니다.
여기에는 2금융권에 대한 불안 심리도 한몫했습니다.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가 있었죠.
일부 지점에서는 대규모 예금 인출, 이른바 뱅크런까지 빚어졌는데요.
이처럼 새마을금고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은행권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달 초 새마을금고 위기설이 퍼지면서 5대 은행에 몰린 자금만 13조 원에 육박합니다.
그렇다고 고객 입장에서 예금 금리가 높으면 이자가 느니 좋은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마냥 좋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금융시장 전체로 봤을 때 예금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인상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어섭니다.
앞서 언급한 코픽스, 자금조달비용 지수의 구성 요소를 보면요.
정기 예금 금리가 있습니다.
즉, 예금 금리가 오르면 코픽스가 상승해 대출 금리가 따라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와 별개로 2금융권의 경우에는 은행권과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좀 더 높은 예금 금리를 내놓아야 하겠죠.
여기에 자금 조달 부담도 더욱 늘게 됩니다.
결국, 취약 차주들의 가계 빚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어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다음 주 미국 FOMC 회의가 예정돼 있죠. 시장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다음 주 FOMC에서 미국 금리는 0.25%p 인상될 것이 유력합니다.
사실상 시장도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실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우리 시장에 큰 타격은 없을 거로 보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관측인데요.
다만, 앞서 지난 13일 우리가 기준금리를 네 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만약 미국이 금리를 올리게 되면 한미 기준 금리 격차는 더 벌어지게 부담 요소긴 합니다.
이 때문에 다음 달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입니다.
일단 이창용 총재는 당장 금리 차만 보고 금리 방향을 결정하진 않는다고 강조한 적 있는데요.
그러면서도 미국의 두 차례 기준 금리가 현실화할 경우, 우리도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다며 여지는 남겨뒀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주요국 통화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그로 인해서 환율이 어떻게 바뀔지 안심하기는 아직 일러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그로 인해서 금리 격차, 외환시장 불안이 이런 것들이 오면 당연히 금리를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수출 부진과 경기 회복이 더딘 우리 경제를 고려했을 때 또 한 번 동결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실제로 고금리에 주춤했던 가계 대출이 지난 4월부터 다시 늘고 있고, 경제 전망은 먹구름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이정환 /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교수 : 결국 투자를 위축시키고 소비를 위축시키고 고용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올해 안에 전반적으로 봤을 때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문제는 미국이 또 한 번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채권 금리를 자극해 시장 금리 상승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요.
이게 대출금리 인상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요즘 떠오르고 있는 부동산 PF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부동산 PF가 무엇인지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일반적으로 기업이 대출을 받을 때, 금융권은 그간의 사업 성과나 과거 실적을 보고 돈을 빌려주는데요.
부동산 PF는 부동산 사업에 한정해 프로젝트 성과를 예측해 수익성이 얼마나 나올지를 가늠한 뒤 돈을 빌려주는 겁니다.
건설사들이 PF 대출을 통해 공사비를 충당하면 발주처에서 분양수익이 들어오면 현금으로 정산하는 방식입니다.
이 때문에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는 예상 기대 수익이 높은데요.
2020년∼2021년 부동산 자산 시장이 폭등했던 당시 금융권을 중심으로 마치 붐처럼 부동산 PF가 매우 활발하게 이뤄진 이유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최근 다시 부동산 PF 부실 우려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가장 큰 배경은 우리나라 부동산 자산 가치 하락 때문입니다.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전국적으로 하락한 주택 가격이 342조 9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수백조 원에 달하는 자산이 사라진 건데요.
이에 따라 가구당 순자산도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오를 줄만 알고 거액의 투자금을 쏟아부은 부동산 PF 대출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특히 지난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수익성과 자금 회수 문제가 생긴 부동산 PF 사업장이 심각하게 늘어났습니다.
이 때문에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실제로 대출 잔액이 급증하며 금융권에서만 이미 131조 원을 넘겼습니다.
문제는 연체율입니다.
완공까지 계속 빚을 내가며 기존 대출을 막는 구조에서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업권 중에서 증권사가 가장 심각합니다.
올해 3월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5.88%로 16%에 육박하는 수준인데요.
증가 속도가 매우 가파릅니다.
여기에 증권사를 둘러싼 악재가 더 있는데요.
글로벌 저금리 기조에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를 늘려왔던 증권사가 최근 막대한 투자 손실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 부동산 시장도 글로벌 금리 인상으로 위축됐기 때문입니다.
일부는 이미 현실이 되기도 했는데요.
최근 국내 한 증권 자산 운용사는 홍콩 빌딩 대출을 위해 조성한 펀드 자산 90% 수준을 상각 처리, 그러니까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상황이 악화하다 보니 금융당국도 나섰다고요?
[기자]
네, 부실 우려가 큰 대출을 서둘러 정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자 금융당국도 총력 대응에 나섰습니다.
우선 금감원장 발언부터 들어보시죠.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 저희가 보기에는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일부 사업장이라든가 일부 건설사들이 구조조정에 직면하겠지만 그게 시스템 리스크로 작용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작용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제는 증권사 최고 리스크 관리 책임자와 기업금융 담당 임원을 불러 연체율의 안정적인 관리를 거듭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금융당국은 부실채권에 대해서는 조속히 상각하고, 부실이 우려되는 대출에 대해서는 외부 매각이나 재구조화를 통해 신속히 정리하라고 촉구했는데요.
특히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불거진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에 대해서도 점검을 강화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지난 4월 말 재가동한 PF 대주단 협약을 통해 부실 사업장에 대한 옥석 가리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협약이 적용된 부실 혹은 부실 우려 사업장 91곳 가운데 66곳에 대해 만기 연장, 신규 자금 지원 등 정상화 작업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오는 9월부터는 한국자산관리공사, 캠코를 통해 1조 원 규모의 사업장 지원 펀드도 가동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캠코에서 위탁받은 운용사 5곳으로부터 각각 2천억 원 이상의 펀드를 신속히 조성해 PF 채권을 인수하거나 조정·재편할 예정입니다.
현재 펀드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는데요.
보통 투자자 모집까지 2달가량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오는 9월부터 이 펀드를 통해 본격적으로 부실 우려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는 정상화 지원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엄윤주 (eomyj10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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