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조인성 "류승완 감독, 이젠 케미가 부부 수준" [인터뷰]②
조인성은 영화 ‘밀수’의 개봉을 앞두고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26일 개봉을 앞둔 ‘밀수’(감독 류승완)는 1970년대 바다를 낀 가상의 도시 ‘군천’을 배경으로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해녀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밀수판이 펼쳐지며 벌어지는 해양범죄활극이다.
전작 ‘모가디슈’에 이어 ‘밀수’로 류승완 감독과 연달아 호흡을 맞춘 조인성. ‘밀수’에서 전국구를 제패한 밀수왕 권상사 역을 맡은 조인성은 전작 영화 ‘안시성’, ‘더 킹’과는 180도 다른 상반된 매력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극 중 분량은 많지 않지만, 주인공 조춘자(김혜수 분)와 묘하고 강렬한 케미스트리를, 장도리(박정민 분)와는 상극의 케미스트리를 빚어내는 등 없어선 안 될 신스틸러다. 조인성은 드라마에선 로맨스 남주인공을 많이 연기했지만, 영화에선 주로 비주얼을 묻어두는 강렬하고 거친 역할들을 맡아왔다. 오랜만에 큰 스크린에서 조인성의 잘생기고 멋진 비주얼과 부드러운 상남자의 매력을 여과없이 감상할 수 있는 게 ‘밀수’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 중 하나.
앞서 류승완 감독은 ‘밀수’의 제작보고회 및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인성을 같은 강동구 주민이자, “인생의 동지이고 벗”이라고 표현하는 등 두터운 신뢰와 친분을 뽐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조인성은 “그런 관계가 된 이유는 굉장히 단순하다”며 “‘모가디슈’를 찍으면서 한국도 아닌 외국에서 5개월을 같이 살았다. 특히 저희가 머물렀던 모로코의 촬영지는 한국인이 교민이 1~2명만 살 정도로 왕래가 많지 않은 곳이다. 동양인이 우리밖에 없었다. 그곳을 우리 배우, 스태프들이 찾아와 사실상 마을을 이루고 살았던 셈”이라고 전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어 “그렇게 생활하고 외롭다 보니 서로 의지가 된 것 같다. 감독님이 좀 힘드신 것 같다 싶으면 제가 어렵게 구해온 순댓국을 문 앞에 걸어놓으며 위로해드렸던 기억이 난다”며 “스태프들이 한국의 소주 한 잔이 그리워 힘들어하면 소주 한 병을 슥 내밀며 ‘먹어, 힘들지’ 그렇게 서로 위로를 주고 받았다. ‘모가디슈’ 스태프들이 그대로 ‘밀수’까지 함께했으니. 류승완 감독과의 케미는 거의 부부 수준이라 생각하시면 될 듯하다”고 덧붙여 포복절도케 했다.
‘밀수’의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당시 느낀 감상도 털어놨다. 조인성은 “‘이젠 감독님이 하다하다 물 속에서까지 활극을 찍으려고 하시는구나’ 싶었다”며 “감독님이 이미 액션계에선 끝판왕을 찍으신 사람이기에 이번에 물 속을 했으니 다음 번엔 ‘공중’을 배경으로 활극을 찍으시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순간 나도 물에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그게 아니라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의 말대로 역할상 몸이 물에 젖을 일은 없었지만, 부담이 없던 건 아니었다. 지상에서 벌어지는 액션신 대부분은 조인성이 중심이 돼 이끌고 있기 때문.
이어 “‘외유내강’의 프로덕션은 피지컬 팀도 따로 두고 있다. 다행히 피지컬 팀이 제 무릎에 물이 차는 것을 보고 바로 병원을 알아봐주셨다”며 “감독님도 제 몸 상태를 아셔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스스로는 더 잘 하고 싶어 아쉬웠다. 또 감독님도 저를 통해 해보고 싶으신 게 얼마나 많았겠나, 그런데 제가 충족을 못 해드린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분량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고도 전했다. 조인성은 오히려 “제 분량이 크지 않아 오히려 좀 더 즐기면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며 “그동안의 영화들은 제 분량이 너무 많았다. ‘이젠 좀 그만 나와’ 싶을 정도로 많이 나와버리니 자기 혐오 같은 것도 좀 느끼게 됐다. 그런 점에서 ‘밀수’에서의 크지 않은 분량은 강점이 됐다”고 말했다.
빡빡한 촬영 등 스케줄 때문에 더 이상의 분량을 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는 솔직한 비하인드도 전했다. 조인성은 “더 이상 분량이 있었다면 제가 출연 자체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제가 차기작 드라마 ‘무빙’을 이미 출연하기로 되어있었고 남아있는 시간이 3개월 뿐이었다. 그 안에 촬영을 소화해야 했다. 동시에 ‘모가디슈’ 홍보 활동까지 하고 있었다. 더 분량이 많았으면 감독님도 제게 출연 제안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여의치 않은 상황에도 어렵게 시간을 낸 것은 류승완 감독과의 신뢰가 있어서라고도 강조했다. 조인성은 “대본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감독님과 그렇게 둘도 없는 사이가 된 상황에선 재미있어서 이 역할을 택하는 경지를 넘어서게 된다”며 “재미가 있어서 선택하기 이전에 이 사람과 이 작품을 어떻게 함께 재미있게 만들어나가나 그런 생각을 하며 임하게 된다”고 했다.
다른 배우들에 비해 한정된 시간 안에 한정된 분량을 소화해야 했던 만큼 누가 되지 않게 정신을 차려야 했다고도 토로했다. 조인성은 “내 코가 석자인 상황이었다”며 “다른 배우들이 촬영장에 계속 머물며 자연스레 캐릭터와 동화돼 연기하는 동안 ‘모가디슈’ 홍보와 ‘밀수’ 촬영장을 오가야 했던 입장이었다. 내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민폐가 된다 생각했다. 그래서 더 집중했다”고 떠올렸다.
그런 점에서 김혜수에 이어 가장 많이 호흡했던 ‘장도리’ 역의 후배 박정민과 연기할 때도 긴장감을 놓치지 않았다고. 그는 “장도리와의 액션 장면은 찍으면서도 정말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장도리 일당 모두가 개성있는 캐릭터성을 갖고 있지 않나. 그런 강렬한 캐릭터들이 4명, 5명씩 몰려 달려드는데 연기로 5대 1을 싸워 이겨내야 하는 기분이 들더라”며 “이걸 어떻게 이기지 애를 먹었다. 웃음을 참느라 어렵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밀수’는 오는 7월 26일 개봉한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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