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유족 "검찰, 위작을 진품이라고"...법원, 손해배상 '기각'

고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검찰이 위작이 아닌 진품이라고 판단한 데 반발한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졌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오늘(21일) 천 화백의 둘째 딸인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대 교수가 국가를 상대로 낸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검사가 회유 발언을 했다는 김 씨 측 주장은 그 당시의 인상이나 느낌을 토대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미인도가 위작이라는 객관적 자료가 없는 이상 수사기관이 이를 배척했다고 해서 위법한 수사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천 화백 측은 지난 1991년 미인도가 자신의 그림이 아니라고 주장한 데 이어 프랑스 뤼미에르 광학연구소 측으로부터 진품일 확률이 낮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를 소장한 국립현대미술관이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리자, 김정희 교수는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들을 사자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검찰이 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냥 진품이라고 보면 어떠냐"고 말하는 등 감정위원을 회유한 끝에 미인도를 진품으로 결론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 교수는 검찰의 불법적 수사로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이번 소송을 냈습니다.

김 교수는 청구가 기각된 뒤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가 외면했다고 해서 진실이 덮이는 게 아니라며, 자식으로서 할 일을 해 후회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 교수 측은 조만간 항소 여부와 함께 수사 기록 전체의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낼지 등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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