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유튜버 아니다”···유튜브 활동에 발목잡힌 통일장관 후보자
운영 수익·비용 내역도 공개하지 않아
“나를 극우 유튜버라고 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방송 내용과 운영 문제를 해명하기에 급급했다. 김 후보자가 지난달 29일 장관 후보로 내정된 당일 폐쇄한 <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 유튜브 채널에는 남북관계와 국제정치 현안 등에 대한 극우적인 대북 강경 발언이 다수 올라와 있어 논란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를 “극우 유튜버”로 규정했다. 김상희 의원은 “지난 5년 동안 활동을 보면 교수나 학자이기보다는 극우 유튜버로서 정체성이 더 강하지 않았나 싶다”며 “2018년 7월부터 최근까지 5487개 이상의 동영상을 업로드했는데 수많은 영상에서 흡수통일, 북한체제 붕괴, 남한의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 및 독자 핵무장 등 아주 문제적인 발언을 쏟아냈다”고 비판했다. 이용선 의원은 “일반 유튜버가 아니고 전문 유튜버보다도 훨씬 더 맹렬하게 활동한 극성 유튜버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폐쇄한 유튜브 채널 복구 문제를 두고도 거짓 해명 지적이 제기됐다. 외통위 민주당 간사인 이용선 의원은 “통일부 기획조정실장이 복구에 한 달 가까이 걸린다고 답을 해왔다”며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 한국지사에 확인했더니 이건 백업이 돼 있고 본인이 입장을 밝히면 (채널)복구가 바로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통일부 공무원의 한 달 걸린다는 거짓말에 속아 넘어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유튜브 폐쇄는 (정책·철학을) 검증하지 못하도록 의도적으로 은폐하고 인사 검증을 받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여당은 김 후보자의 유튜브 채널 폐쇄를 옹호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유튜브 계정 삭제를 잘했다고 본다”며 “국무위원으로서 입장이 중요한 것이지 과거에 했던 이야기를 갖고 망신 주기 차원의 청문회를 이끌어가겠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닌가”라고 야당을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제가 통일부 장관으로 지명되리라고 생각도 못했다”며 “유튜브가 계속 방송되고 있다면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삭제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3억7000만원 수익을 냈고 2억8000만원 상당의 비용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비용 지출 내역은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은 “유튜브 채널을 보면 돈이 안 드는 강의 방식의 방송”이라며 “2억8000만원의 경비를 썼다는 게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탈세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김 후보자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유튜브 비용 지출 내역 공개를 거부했다. 김 후보자는 ‘국세청의 세부 내역 제출을 허락하겠나’라는 김 의원 질문에 “허락하기 어렵다”며 “세금 내고 세무서에 신고돼 있는데 그 이상으로 뭘 더 요구한다는 건가”라고 답했다.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세금을 적법하게 냈으니 (자료를) 못 내겠다는 얘기를 십수년 만에 처음 들었다”며 “말이 안된다”라고 비판했다.
김홍걸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학자적 입장에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학생들에게 교재로 쓰게 했다고 하는데 왜 영리활동을 위해 슈퍼챗(후원) 같은 것까지 받았나”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슈퍼챗을 적극적으로 조장한 적도 없고 통장번호를 유튜브 채널에 올려놓은 적도 없다”며 “일부 분들이 거기(영상)에 호응해서 그냥 주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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