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한중 수교 통역 맡은 '그녀'의 진짜 비밀은?[알쓸공소]
김광석 명곡으로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
넘버 '불행아' 다시 삽입, 일부 장면 추가
'10주년' 흥행, 스토리·음악·캐릭터의 힘
‘알쓸공소’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공연 소식’의 줄임말입니다. 공연과 관련해 여러분들이 그동안 알지 못했거나 잘못 알고 있는, 혹은 재밌는 소식과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가수 고(故) 김광석의 명곡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이 10주년 기념공연으로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했습니다. 고백하면, 이번에 ‘그날들’을 처음 봤습니다. 뻔한 내용일 거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예상과 다른 내용이라 재미있게 봤습니다. 편견을 갖지 말자며 반성(?)하는 계기도 됐고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지는 스토리는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 합니다. 작품의 주인공은 2012년 청와대 경호부장이 된 정학입니다.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대통령의 딸 하나와 수행 경호관 대식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정학은 20년 전 일어난 비슷한 사건을 떠올립니다. 청와대 경호관 동기 무영, 그리고 한중 수교 당시 통역을 맡았던 ‘그녀’의 실종 사건입니다. 정학은 하나와 대식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무영과 ‘그녀’가 남긴 흔적을 뒤늦게 발견하게 됩니다.
“마치 ‘김종욱 찾기’에서 ‘김종욱’이 누구냐는 질문과 같습니다. 그 비밀(‘그녀’의 비밀)은 공연이 20주년이 되어도 밝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비밀은 늘 존재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비밀이 횡횡하고, 실제로 그런 비밀들 때문에 희생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궁금증을 완전히 해소하기엔 아쉬움(?)이 남는 답변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그날들’의 스토리가 촘촘한 설정들로 구성돼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합니다. 짜임새 있는 스토리에 뮤지컬에 적절하게 편곡된 김광석의 명곡들, 그리고 주인공뿐만 아니라 조연까지 살아 있는 캐릭터들이 ‘그날들’의 인기 비결일 것입니다.
‘그날들’은 2013년 현재는 운영하지 않고 있는 대학로 뮤지컬센터 대극장에서 초연했습니다. 2014~2015년 같은 장소에서 재연했고, 2016년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관객과 만났습니다. 2017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삼연 앙코르, 이후 2019년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2020~2021년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으로 5번의 시즌을 이어오면서 누적 관객수 총 55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작은 궁금증이 하나 더 남습니다. 극 중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하나가 정학의 딸인 수지와 함께 출전하는 음악 콩쿠르의 이름이 ‘예술의전당 콩쿠르’로 나오는데요. 창작진에 따르면 시즌마다 각 공연장에 맞춰서 이름을 바꾼다고 하네요. 이번엔 10주년을 기회로 명칭을 ‘예술의전당 콩쿠르’로 바꿨고, 대사는 물론 영상도 새롭게 추가했다고 합니다. 덤으로 하나의 수지의 콩쿠르 결과 발표, 정학과 경호실장이 부딪히는 순간 등이 반복되는 장면도 이번 시즌 추가된 작은 변화라고 합니다.
이번 공연엔 초연부터 한 시즌도 빠짐없이 ‘그날들’에 출연한 정학 역의 유준상, 운영관 역의 서현철·이정열, 대식 역의 김산호, 상구 역의 박정표가 함께 합니다. 이들 외에도 이건명·오만석·엄기준(이상 정학 역), 오종혁·지창욱·김건우·영재(이상 무영 역), 김지현·최서연·제이민·효은(이상 그녀 역) 등이 출연합니다. 공연은 오는 9월 3일까지 이어집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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