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세금으로 월급 받잖아”, “애 낳아본 적 있어?” 이런 말에 젊은 교사 5000명 학교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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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 추락'에 교사들이 멍들고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재직 중인 교사 A씨는 "중학교, 고등학교에 비해 학부모의 관심이 더욱 큰 것 같다. 가끔은 관심이 아니라 '감시'처럼 느껴질 정도다. 특히 저연차 교사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소수의 악성 민원으로 교사는 물론 선량한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들까지 피해를 입는 상황이다. 초등학교는 절대 평가이다보니 상대적으로 중학교, 고등학교에 비해 학부모가 교사를 더 쉽게 대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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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일부 학부모들은 공교육을 ‘소비재’라고 인식합니다. ‘내가 낸 세금으로 월급 받잖아’라는 말을 하며 민원 제기를 당연하게 생각하죠 .학부모가 교사를 존중하지 않으니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요. 젊은 교사들에게는 특히 ‘아이 낳아본 적 있냐’는 말도 심심치 않게 하십니다.” 황수진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대변인
‘교권 추락’에 교사들이 멍들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외에도 학부모 민원, 학급 내 갈등 조정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다 교사의 꿈을 접기도 한다. 특히 5년차 이하 저년차 교사들이 매년 5000명 이상 학교를 떠나고 있다. 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2년차 교사가 숨진채 발견되고, 학생으로부터 수십대 폭행을 당하는 등 사건이 알려지면서 교권과 저연차 교사 보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헤럴드경제가 전국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공단의 ‘재직기간별·학교급별 교원 퇴직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2년 3978명이었던 사립 유치원 및 초등학교 5년차 이하 퇴직 교직원 수는 지난해 5848명으로 47% 늘었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동안 퇴직한 5년차 이하 사립 유치원·초등학교 교원수만 6만 607명에 달한다.
5년차 이상 10년차 미만 퇴직자 수도 만만치 않다. 2012년 1084명이었던 퇴직자 수는 지난해 2286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재직 기간 10년 이상 15년 미만 퇴직자는 610명, 15년 이상 20년 미만 퇴직자수는 6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0년차 이하 저연차 교사들 사이에서 ‘엑소더스(대탈출)’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저연차 교사들의 퇴직이 교권 추락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 비해 교사에 대한 경제적 처우가 열악한데다 교권 추락이 겹치면서 정상적인 교직 생활이 어려워진 탓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경우 아이들이 처음으로 겪는 사회화 과정인만큼 학부모의 개입이 심하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재직 중인 교사 A씨는 “중학교, 고등학교에 비해 학부모의 관심이 더욱 큰 것 같다. 가끔은 관심이 아니라 ‘감시’처럼 느껴질 정도다. 특히 저연차 교사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소수의 악성 민원으로 교사는 물론 선량한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들까지 피해를 입는 상황이다. 초등학교는 절대 평가이다보니 상대적으로 중학교, 고등학교에 비해 학부모가 교사를 더 쉽게 대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교육부의 ‘학교급별 교육활동 침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에서 발생하는 교육활동 침해의 경우 중학교, 고등학교에 비해 학부모가 원인인 비중이 훨씬 높다. 초등학교의 경우 2019~2022년 발생한 교육활동 침해 심의 597건 중 213건(35%)이 학부모 등에 의해 발생했다. 반면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전체 3217건, 2286건 중 5%만이 학부모가 침해한 사례였다.
황 대변인은 “젊은 교사들이 의욕을 갖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학부모와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보충 학습이나 생활 지도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며 “전문적인 원리와 지식을 가지고 교육하려는 의도가 현장에서 정당하게 취급받지 못하니 초임 교사들은 더욱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초등학교)의무교육은 기본적인 지식과 소양을 키우기 위해 생긴 만큼 교사들을 더 믿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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