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품목·지역별 온도차 크다···“IT 살아나도 과거처럼 좋진 않을 것”

이윤주 기자 2023. 7. 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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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최근 한국 수출이 품목·지역별로 차별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대 수출 품목이 반도체에서 자동차로 바뀌고, 대 중국 수출은 부진한 반면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의 수출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하반기 이후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 업황이 살아 나더라도,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수출이 큰폭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최근 우리 수출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한국 수출은 올 2분기 들어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수출금액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개선속도도 더디다. 보고서는 “최근의 수출 부진은 전세계 제조업 경기 위축에 따라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을 포함해 중국 및 IT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에서 두드러진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우선 최근 한국 수출의 가장 특징적인 모습으로는 품볼·지역별 차별화를 꼽을 수 있다. 올 상반기 기준 국내 최대 수출 품목은 반도체에서 자동차(부품 포함)로 바뀌었다. 국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1.4%에서 올 상반기 14.1%로 낮아진 반면, 같은 기간 자동차 수출 비중은 10.5%에서 15.4%로 늘었다.

한국 수출 주요 특징. 한국은행 제공

올 상반기 수출규모를 보면 반도체(-37.4%), 디스플레이(-29.0%), 석유제품(-19.5%) 등의 전년 동기대비 감소폭이 컸다. 반면 자동차(30.9%), 선박(11.8%) 수출은 호조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대중국·아세안 수출이 부진한 반면 대미국·유럽연합(EU) 수출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이에 따라 국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7.9%로 2002년 이후 가장 높아져, 중국(19.6%)과의 격차가 크게 줄었다.

보고서는 하반기 IT업종의 부진이 완화되더라도 수출이 이전 수준으로 크게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중국이 자국 업체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어 한·중간 경쟁력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의 코로나19 관련 봉쇄 조치가 이어진 지난해 4∼12월과 비교해 올해 1∼4월 줄어든 대중국 수출을 요인별로 분석한 결과, 감소분의 65%는 중국 자체 수요 변화에 따른 ‘경기적 요인’으로 설명됐지만 35%는 중국 내 점유율 하락과 관련된 ‘경쟁력 요인’ 때문이었다.

김상훈 한은 국제무역팀 차장은 “특정 지역과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제·기업은 대외 여건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수출 다변화 필요가 더 높아질 것”이라며 “중간재 수출에 편중된 대중 수출 구조를 최종재 등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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