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부터 노산·재혼까지…'고딩엄빠'의 진화
청소년 임신, 사회적 담론으로
시즌4서 다양한 연령대 소개
"아이 잘 키우기 지원에 초점"
'쓴소리'서장훈 새 MC로 합류
10대에 부모가 된 이들이 겪는 사회적 편견과 현실 육아의 고충을 조명해온 관찰 상담형 예능 MBN '고딩엄빠'가 시즌4로 새롭게 돌아온다.
지난해 3월 프로그램의 시즌1 첫 방송 때부터 연출을 맡고 있는 남성현 PD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아기를 낳고 기르면서 다양한 응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시즌4에 임하는 포부를 밝혔다.
고딩엄빠는 일반인 출연자의 사연을 재연 드라마와 일상 관찰을 통해 보여주고, 변호사·상담사 등 패널과 함께 때론 조언을, 때론 질책하면서 대화의 장을 만들어온 프로그램이다. 때론 청소년 임신·출산 미화 등의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출산에 따른 냉혹한 자기 희생과 책임을 보여주는 사회적 역할도 해왔다. 청소년 임신을 사회적 담론으로 끌어올리고 정책적 지원을 공론화하기도 했다.
특히 시즌을 거듭하면서 아이를 잘 낳아 기르기 위한 지원에 초점을 맞춰가고 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시즌4는 '노산' 엄빠, '재혼' 엄빠 등 사연자의 나이나 상황에 제한을 두지 않고 별별 사연을 다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고딩엄빠는 가장 낮은 연령대의 부모를 보여준 것인데, 그렇다면 반대로 가장 높은 연령대의 부모들은 어떤 삶을 살고 계시는지 궁금했어요. 시즌4는 10대 부모와 함께 다양한 사례를 조명하고자 합니다.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방송에서 보여준다면 사회적 관심도 불러일으킬 수 있을 테니까요."
사실 고딩엄빠는 일부 에피소드에서 적나라한 부부 싸움이나 미성년자와 성인 간 교제 등 자극적이거나 논쟁적인 내용을 방영하며 따가운 시선도 받아온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남 PD는 "단순히 흥밋거리로 비치지 않게 하기 위해 늘 고민하고 있다"며 "옛말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듯 아이를 키우는 데 얼마나 큰 실제적인 어려움이 있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지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즌3부터는 방송 출연 이후에 대한 사후 관리를 강화했다. 육아 지원에 직접적인 보탬이 된 사례도 적지 않다. '고딩엄빠'와 아동 청소년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제로캠프'가 후원금 모금 캠페인을 함께하고 있다. 수술이 필요한 사연자에게 수술비 지원이 이뤄진 사례도 있다. 남 PD는 "출연자가 그런 지원을 바라고 방송에 나오는 건 아니지만, 사연이 가십 거리로 그치지 않게끔 출연 이후에도 최대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남 PD는 "저 역시 자식을 키우지만 방송을 만들면서 가족에 대해 반성하기도 한다"며 "요즘 아동 문제가 대두되면서 '부모 자격시험'이란 말도 나오는데, '고딩엄빠'가 부모의 자격과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시즌4에는 방송인 서장훈이 MC로 합류해 박미선·인교진과 함께 거침없는 쓴소리 입담을 보여줄 예정이다.
서장훈은 '만약 내 아이가 고딩엄빠가 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프로그램 공식 질문에 "굉장히 실망할 것 같다. 마냥 응원해주지는 못할 것 같다"면서 "마음이 풀릴 때까지 당분간 안 보더라도 경제적 측면에서 기본적인 지원은 해줄 것 같다"는 현실적인 심경을 밝혔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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