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먼저 선점할 거야”…삼성도, LG도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 분야

이새하 기자(ha12@mk.co.kr) 2023. 7. 2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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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가전시장 정체기에
디지털 헬스케어로 돌파구
[사진 = 연합뉴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정체된 가전 시장 돌파구로 삼성전자·LG전자가 ‘디지털 헬스케어(건강관리)’를 낙점하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건강관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 질병 진단·치료를 넘어 예방이나 관리로 서비스가 확대되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 북미이노베이션센터(NOVA·노바)가 지금까지 선정한 스타트업 54곳 중 디지털 건강관리 분야 스타트업이 17개(약 3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노바는 2020년 LG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LG전자는 공모전을 통해 선정한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주요 분야로는 디지털 건강관리와 메타버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디스플레이 기술, 스마트 라이프 스타일, 오픈이노베이션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건강관리 관련 스타트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선정된 스타트업을 보면 LG전자의 디지털 건강관리 사업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사이바헬스’의 경우 인공지능(AI)과 가상 치료를 활용해 만성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플랫폼이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현재 혈당을 확인해주고 어떤 약을 얼마나 먹으면 혈당을 줄일 수 있는지 알려준다. 투약 뒤 몸 상태까지 확인할 수 있다. 그밖에 한 번 정보를 입력해두면 다음 진료 때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아조바’, 원격으로 만성 질환을 관리하게 도와주는 플랫폼 ‘헬스스냅’ 등이 LG전자가 선택한 스타트업들이다.

LG전자의 강점은 전 세계적으로 판매한 상업용·가정용 TV와 모니터다. 탄탄한 하드웨어에 기발한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탑재해 폭넓은 ‘디지털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건강관리 범위가 예방과 사후관리로 확장되고 있다”며 “이미 북미에서 병원 내 원격 진료 사업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가정 내에도 (건강관리 관련) 진입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가전 개발에도 LG전자는 집중하고 있다. 슬립테크(잠과 기술의 합성어) 기업 에이슬립과 손잡고 지난 5일 내놓은 ‘꿀잠 온도’ 애플리케이션(앱)이 대표적인 예다. 이 앱을 사용하면 고객의 수면 단계에 따라 LG전자 에어컨의 온도가 자동으로 바뀐다. LG전자는 최근 수면 보조 기기인 ‘브리즈’라는 제품도 내놨다.

[사진 = 연합뉴스]
삼성전자도 일찌감치 디지털 건강관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올 초부터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 선행 연구개발조직인 삼성리서치 산하에 신사업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관련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신사업 TF는 특히 슬립테크 분야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갤럭시 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로 이어지는 생태계가 강점으로 꼽힌다. 건강관리 솔루션인 ‘삼성헬스’라는 앱으로 모든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워치에 혈압과 심전도뿐만 아니라 수면 흐름과 깊이를 분석하는 ‘바이오엑티브센서’까지 탑재했다. 이달 초에는 특허청에 ‘갤럭시 서클’이란 상표권을 등록했다. 상품분류에는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 스마트 반지가 포함됐다. 실제 혼 팍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디지털 헬스팀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 워치뿐 아니라 이어버드·링 같은 광범위한 웨어러블 기기까지 포괄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디지털 건강관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건강관리 산업은 2027년까지 연평균 18.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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