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조인성, 김혜수 사랑·품위의 미덕으로 완성한 매력캐 [인터뷰]①
"염정아는 땅·김혜수는 태양…놓치고 싶지 않아"
영화 ‘밀수’ 조인성이 극 중 묘한 케미스트리를 완성했던 선배 김혜수와의 호흡과 그에게 받은 무한한 애정을 전했다.
조인성은 영화 ‘밀수’의 개봉을 앞두고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26일 개봉을 앞둔 ‘밀수’(감독 류승완)는 1970년대 바다를 낀 가상의 도시 ‘군천’을 배경으로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해녀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밀수판이 펼쳐지며 벌어지는 해양범죄활극이다.
전작 ‘모가디슈’에 이어 ‘밀수’로 류승완 감독과 연달아 호흡을 맞춘 조인성. ‘밀수’에서 전국구를 제패한 밀수왕 권상사 역을 맡은 조인성은 전작 영화 ‘안시성’, ‘더 킹’과는 180도 다른 상반된 매력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극 중 분량은 많지 않지만, 주인공 조춘자(김혜수 분)와 묘하고 강렬한 케미스트리를, 장도리(박정민 분)와는 상극의 케미스트리를 빚어내는 등 없어선 안 될 신스틸러다. 조인성은 드라마에선 로맨스 남주인공을 많이 연기했지만, 영화에선 주로 비주얼을 묻어두는 강렬하고 거친 역할들을 맡아왔다. 오랜만에 큰 스크린에서 조인성의 잘생기고 멋진 비주얼과 부드러운 상남자의 매력을 여과없이 감상할 수 있는 게 ‘밀수’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 중 하나.
극 중 조춘자와 권상사는 갑(권상사)과 을(조춘자)의 관계로 이루어진 비즈니스 관계이지만, 중간중간 끈적한 터치와 함께 눈빛을 주고받는 등 묘한 기류를 형성한다. 특히 권상사가 호텔방에서 장도리 일당의 급습을 몸으로 홀로 막아내고 다급하게 조춘자를 다른 방에 숨기며 보내는 두 캐릭터 간 찰나의 눈맞춤은 비즈니스 관계 어딘가에 숨어있을지 모를 로맨스를 기대케 한다는 반응이다.
조인성은 이에 대해 “두 사람의 관계에 멜로가 있을지는 관객분들이 생각하기 나름에 달려있다. 노리고 연기한 건 아니었지만 김혜수 선배님과 만났을 때 현장에서의 화학작용이 로맨스의 느낌을 만들어낸 게 아닐까 싶다”라며 “관객분들이 열린 마음으로 봐주시고 상상해주신 덕분에 저를 포함한 극 중 캐릭터들이 더 풍성해진 것 같아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연기한 캐릭터이지만 저 역시 권상사에게 그 눈빛에 어떤 마음이 담겨 있었는지 묻고 싶을 정도”라며 “아마도 제 생각엔 매너있는 권상사 입장에서 상대방이 무서워하고 떨고 있느니 안심시켜주고 지켜주고 싶었던 게 아니었나, 그런 권상사다운 애티튜드가 발현된 게 아니었나 한다”고 덧붙였다.
류승완 감독은 권상사가 장도리가 갖지 못한 ‘품위’를 지닌 캐릭터로 비춰지길 주문했었다고. 조인성은 “지방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류승완 감독님은 (극 중 군천 사람들의 입장에서) 권상사가 ‘서울 사람이니까’라고 표현하셨다”며 “권상사가 괜히 전국구 밀수왕이란 타이틀은 갖지 않았을 것이다. 어렵게 그 타이틀을 보유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품위를 갖길 원하셨다. 월남전에서 싸워 살아남고 전국구 밀수판을 제패하기까지 숱한 싸움을 겪어봤을 권상사 입장에선 장도리의 급습이 비일비재한, ‘별 것 아닌 일’이기 때문에 떨고 있는 조춘자를 안심시켜줬을 것”이라고 이를 설명했다.
김혜수와 박정민 등 상대배우들의 도움과 리액션이 있었기에 그 과정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고도 강조했다. 조인성은 “조춘자와 권상사의 첫 대면신은 권상사가 갖고 있는 냉정하고 잔혹한 성격을 드러내야 할 중요한 장면이었다. 그리고 권상사가 그렇게 보일 수 있었던 건 함께 연기한 김혜수 선배님이 옆에서 그에 걸맞은 리액션을 해주신 덕분”이라고 겸손을 보였다.
‘권상사가 멋있고 섹시하다’는 관객들이 반응에 대해선 “이렇게 멋질 때가 저도 있어야 하지 않나”는 너스레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그 전에 맡았던 작품들은 멋짐과 거리가 먼 캐릭터들이었다는 점에서 그런 멋진 터치를 받아 본 게 영화에선 ‘밀수’가 거의 처음이었다”며 “다만 섹시하다는 반응은 잘 모르겠다. 제 기준엔 섹시라고 하기엔 좀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번에 그런 기회가 생긴다면 더 제대로 섹시해져보겠다. 아직 저에게 권상사는 섹시라 표현할 원숙미는 없다. 아직 어리고 영한 느낌이라 극장에서 보면서 부끄러워했다”는 깜짝 약속을 덧붙여 폭소를 유발했다.
조인성에게 김혜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 사람 놓치지 않고 싶다”는 묵직하면서도 센스있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이 작품을 안 했다면 김혜수, 염정아 선배님을 못 뵈었을 것 아닌가. 정말 섬찟하다. 그런 점에서 권상사는 뺏기고 싶지 않은 캐릭터”라고 웃음지었다.
그러면서 “김혜수 선배님은 항상 칭찬이 많으시다. 저희같은 후배들이 그 사랑 덕분에 극에서 꽃을 피운 것”이라며 “꽃이 피려면 좋은 땅과 햇빛, 비가 있어야 하지 않나. 염정아 선배님이 좋은 땅이라면 혜수 선배님은 밝게 빛나는 태양이다. 그리고 류승완 감독님이 비를 내려주시는 분”이라는 명언도 함께 남겼다.
‘밀수’는 오는 7월 26일 개봉한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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