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 100위 밖이면 뭐 어때? … 단타자 박결·홍지원이 ‘장타자 숲’에서 살아남는 법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드라이브 거리 부문 100위는 유수연이다. 그의 평균 거리는 232.54야드다. 방신실과 무려 34.61야드 차이가 난다. 이 정도 차이라면 도저히 만회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100위 밖 톱랭커들도 꽤 있다. 106위 한진선, 110위 박결, 115위 송가은, 117위 홍지원, 121위 조아연 등이다.
이들 중 올해 ‘장타자의 숲’에서 꿋꿋하게 버티면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톱랭커 2명이 있다.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상금랭킹 5위에 올라 있는 홍지원과 세 번의 톱5 성적으로 상금랭킹 17위를 달리고 있는 박결이다.
두 번째 샷을 자주 먼저 쳐야 하는 단타자들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무기를 갖고 있어야 한다. 어려운 상황도 참을 수 있는 인내심과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포커페이스다. 홍지원과 박결은 이 두 가지 무기를 모두 갖추고 있다.
둘에게는 확실한 기술적인 무기도 있다. 홍지원에게는 페어웨이 안착률 1위에 올라 있는 티샷 정확도가 있고, 박결에게는 리커버리율 1위에 올라 있는 절정의 쇼트게임 능력이 있다.
홍지원은 선택과 집중을 잘 하는 선수다. 비거리를 포기하는 대신 정확도를 택했다. 최근 3년의 기록을 보면 비거리는 줄었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이 무척 좋아졌다. 비거리는 2021년 231.55야드(80위), 2022년 229.27야드(91위) 그리고 올해는 226.80야드(117위)로 줄었다. 반면 페어웨이 안착률은 2021년 76.65%(37위), 2022년 75.29%(19위) 그리고 올해는 85.62%로 1위에 올라 있다.
대회 성적도 선택과 집중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난도 높은 코스와 전장 짧은 코스를 전략적으로 공략한다.
홍지원은 지난 5월과 6월 사이 극단과 극단을 달린 성적표를 받았다. 성문안CC에서 열린 E1 채리티오픈 4위에 오른 뒤 롯데오픈과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는 연속 컷오프를 당했지만 이어진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한국여자오픈은 길고 질긴 러프와 좁은 페어웨이 등으로 코스 세팅을 아주 어렵게 하는 것으로 유명한 대회다. 홍지원의 작년 우승도 지옥의 러프로 무장한 한화클래식에서 거뒀다. 2021년 가장 좋은 성적도 한화클래식 3위였는데, 코스 세팅을 어렵게 하는 제이드팰리스가 그의 골프 스타일에 딱 맞는 코스라고 할 수 있다.
2021년에도 페어웨이 안착률은 2위(84.26%)였는데, 상금랭킹 69위에 머물러 시드전을 치러야 했다. 티샷 정확도만으로는 장타자 숲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느꼈을 수도 있다.
올해 박결이 상금랭킹 상위권에서 버티게 하는 힘은 KLPGA 최강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린 근처 쇼트게임 능력이다. 리커버리율에서 69.86%로 당당히 1위에 올라 있다. 낮은 그린적중률(65위·68.97%)을 만회하고도 남는다.
크리스에프앤씨 제45회 KLPGA 챔피언십 준우승,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5위 그리고 상반기 마지막 대회였던 에버콜라겐 · 더시에나 퀸즈크라운에서도 3위를 기록한 박결은 총 2억 7654만원(17위)을 벌어 자신의 시즌 최고 상금 경신을 기대하고 있다.
박결은 SK네트웍스 ·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우승했던 2018년 개인 최다 상금인 3억 8074만원(14위)을 획득한 바 있다.
홍지원이나 박결 모두 하반기 시즌을 잔뜩 기대하고 있다.
홍지원이 강한 면모를 보인 한화클래식과 박결이 유일하게 우승했던 SK네트웍스 ·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이 모두 하반기에 열리기 때문이다.
오태식기자(ot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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