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상반기 '방긋'…'국내 주택 안 되면 해외로'

나원식 2023. 7. 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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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상반기 매출 35.7% 증가…영업이익 증가
주택 원가율 상승에도 수익성 개선…해외 공정 영향
국내 주택 수주 반토막…대규모 해외 수주로 만회

현대건설이 올해 상반기 눈에 띄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주택 시장 침체와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건설사들의 실적 저하가 우려되는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주택 현장에서 악화한 수익성을 해외 공정에서 만회하며 개선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국내 주택 신규 수주의 경우 시장 침체 등으로 반토막이 났지만 해외에서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등 대형 사업들을 따내며 한숨 돌렸다는 점도 특징이다. 올해 연간 수주 목표의 71.3%를 달성했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비즈워치.

매출·영업이익 모두 증가…현대엔지니어링도 호실적

21일 현대건설이 공시한 연결재무제표(잠정)에 따르면 2023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7조 16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4%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223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27.4% 늘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3.1%를 기록하며 전 분기보다 0.2%포인트 개선했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매출액 13조 1944억원, 영업이익 3971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35.7%, 14.5% 늘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매출은 8219억원으로 전년(5693억원)보다 44.4% 증가했다. 국내 여러 주택 현장의 공사가 본격화하며 매출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해외 역시 전년 4032억원에서 올해 4975억원으로 23.4% 증가했다.

연결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해 상반기 매출 4123억원에서 올해 5718억원으로 38.7% 증가하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이를 통해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중에 연간 매출 목표인 25조 5000억원의 51.7%를 달성했다.

현대건설 실적. /그래픽=비즈워치.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우디 네옴 러닝터널과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폴란드 올레핀 확장공사 등 국내외 대형 공사가 본격화하고 국내 주택 부문 실적이 반영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현저한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내내 하락세를 나타냈던 수익성도 개선했다. 국내 주택 시장 침체와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비용이 늘었지만 수익성이 양호한 해외 공정이 본격화하는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을 개선했다.

현대건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은 3.1%로 전 분기보다 0.2%포인트 올랐다. 현대건설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4.1%에서 1년 내내 하락하다가 올해 1분기에 2.9%로 오른 바 있다.

주택 수주 반토막…사우디 아미랄 등 해외 실적 호조

수주 실적도 양호했다.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액은 20조 727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1조 160억원)보다 1.4% 줄었다. 앞서 현대건설은 국내 주택 시장 침체 등을 감안해 목표를 크게 낮춰 잡은 바 있다.

지난해의 경우 35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에 성공했는데, 올해는 29조 900억원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상반기 만에 연간 수주 계획의 71.3%를 달성했다.

현대건설 수주 실적.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신규 수주는 지난해 상반기 17조 9150억원에서 올해 9조 3030억원으로 48.1% 감소하며 반토막 났다. 반면 해외 수주의 경우 같은 기간 3조 1020억원에서 11조 4240억원으로 268.3% 급증했다. 해외에서 사우디 아미랄 패키지 1·4 등 메가 프로젝트를 따낸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수주잔고는 전년 말 대비 7.8% 늘어난 95조 2852억원을 기록해 약 4.5년 치의 일감을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불확실성이 큰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도 풍부한 현금 유동성과 탄탄한 재무 구조로 경영 안정성을 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건설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4조 3184억원 규모다. 순 현금은 2조 1363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120%로 지난해 말(110.7%)보다 9.3%포인트 상승했다. 자기자본비율의 경우 47.5%에서 54.4%로 낮아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국내 대형 국책 사업과 해외 프로젝트 실적 확대로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올해는 특히 '중대 품질 하자 제로(ZERO)'를 목표로 품질 최우선 경영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건설 업계 전반의 품질 향상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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