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이어 대전·제주서 ‘독극물 의심' 수상한 우편물 잇따라

▲ 지난 11일 제주시 한 주택에 배송된 정체불명 소포[제주도 제공]

울산 한 장애인복지시설에 기체 독극물 의심 소포가 배송된 가운데 제주와 용인 등에서도 정체불명의 우편물이 배달됐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21일 제주도와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50분쯤 제주시에 거주하는 A씨가 “수상한 소포를 받았다”고 신고했다.

A씨는 지난 11일 오전 8시 50분쯤 주거지 1층 우편함에서 처음 이 소포를 발견했으며, 소포를 뜯어 투명 지퍼백에 담긴 화장품으로 추정되는 튜브형 용기 2개를 확인한 후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노란색 봉투에 담겨있던 이 소포는 대만에서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20일 낮 울산지역 한 장애인복지시설 직원 3명이 사무실에 도착한 소포를 개봉한 후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 쓰레기통에서 해당 소포를 꺼내 인근 지구대를 방문해 신고했다.

A씨가 받은 소포는 울산 장애인복지시설에 배송된 소포와 비슷한 노란색 봉투에 들어있었다.

제주도는 경찰과 소방, 군 등 관계기관과 함께 현장에 나가 폭발물과 방사능, 화학물질, 생화학 검사를 했으며 그 결과 모두 음성 또는 불검출로 나타났다.

현재 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이 소포에 대한 정밀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21일 오전 함안에 이어 대전, 용인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이러한 국제우편물이 이른바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브러싱 스캠’이란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가 판매 실적과 평점을 조작하기 위해 불법으로 얻은 개인정보를 통해 아무에게나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발송하는 행위를 뜻한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소포 발송지 주소가 지난해 제주에 발송된 국제 우편물에 적힌 주소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우체국을 통해 배송경로를 우선 파악하고 있다”며 “시설 소독은 완료했으며 국방과학연구소 정밀검사 결과에 따라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