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유기업, 고속철 공사에 규격 미달 자재 사용 부실시공"

박종국 2023. 7. 2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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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국유기업이 고속철도 건설 공사에 규격 미달 자재를 사용, 부실시공을 했다는 내부 고발이 제기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관영 통신 신화사 등 현지 매체가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산둥성 라이룽 고속철도 3단계 구간 공사 하청 업체인 싼제유한공사가 최근 이 철도 시공을 총괄하는 '중국 건축 제8공정국유한공사(중건8국)'에 대해 규격 미달 자재를 사용, 부실 시공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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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 "스크류 파일 설계보다 짧아" 폭로…당국 진상조사 착수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국유기업이 고속철도 건설 공사에 규격 미달 자재를 사용, 부실시공을 했다는 내부 고발이 제기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관영 통신 신화사 등 현지 매체가 21일 보도했다.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된 산둥 라이룽 고속철 공사 구간 [경제참고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보도에 따르면 산둥성 라이룽 고속철도 3단계 구간 공사 하청 업체인 싼제유한공사가 최근 이 철도 시공을 총괄하는 '중국 건축 제8공정국유한공사(중건8국)'에 대해 규격 미달 자재를 사용, 부실 시공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싼제 측은 "철도의 콘크리트 침목을 고정하는 '나사 말뚝(스크류 파일)'의 길이가 설계 기준보다 훨씬 짧았다"며 "중대한 안전사고 발생의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나사 말뚝을 박기 위한 구멍 뚫는 작업을 하는 이 업체는 "설계상 길이가 14.5m 이상인 나사 말뚝을 사용해야 하는데 실제 시공 나사 말뚝의 90% 이상이 10∼13m에 불과했다"며 "도면대로 시공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 업체 관계자는 "중건8국에 관련 문제를 여러 차례 보고했으나 '할 수 있으면 하고 능력이 안 되면 시공을 포기하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 경제참고보는 "전문가 협조를 받아 철도 기단(基壇) 지질 조사도, 시공 설계도, 공사 물량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싼제 측이 제기한 규격 미달 나사 말뚝 사용 및 부실 공사 의혹이 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라이룽 고속철도 건설의 또 다른 하청 업체 2곳도 설계보다 훨씬 짧은 나사 말뚝이 사용됐다고 폭로했다며 부실시공이 이 고속철도의 광범위한 구간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부실시공 의혹 제기된 산둥 라이룽 고속철도 노선도 [경제참고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은 "문제 구간에 사용된 나사 말뚝 길이는 설계보다 20% 안팎으로 짧았다"며 "일부 구간에 사용된 나사 말뚝은 설계보다 50% 이상 짧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규격보다 짧은 나사 말뚝을 사용하면 나사 말뚝을 고정하기 위해 타설하는 콘크리트 양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철도 전문가는 "침목을 고정하는 나사 말뚝 시공은 철도의 안전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나사 말뚝이 설계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면 공사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 보도로 논란이 일자 중건8국과 상하이 철도 감독관리국은 "이 사안에 대해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며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산둥성 교통운수청도 조사단을 구성, 중건8국과 검증에 나서기로 했다.

라이룽 고속철도는 산둥성 라이시와 룽청시 간 193㎞를 잇는 노선으로 297억위안(약 5조3천억원)을 들여 2020년 11월 착공했으며 올해 10월 개통 예정이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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