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전 지구 온난화 경고한 과학자 “바보들, 겪어봐야 아나”

김자아 기자 2023. 7. 2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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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반구 곳곳에 폭염이 몰아닥친 가운데 18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전광판이 화씨 118도(섭씨 48도)를 표시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30여년 전 지구 온난화를 경고하며 행동 변화를 촉구했던 기후학자가 최근 이상 기후에 대해 앞으로 더 나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19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제임스 핸슨(82) 미국 컬럼비아대 지구연구소 교수는 이날 다른 동료 과학자 2명과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지구의 이상 기후가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에도 행동하지 않은 ‘빌어먹을 바보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핸슨은 1988년 미국 상원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해 경고한 최초의 인물로, 당시 미국 항공우주국 고다드우주연구소(NASA Goddard Institute for Space Studies, GISS) 소장을 지냈다. 이후 수십년간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시위에 나서는 등 환경운동가로 활동해왔다.

핸슨 교수는 지구 온도가 100만년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으며 강력한 폭풍과 폭염, 홍수가 발생하는 “새로운 기후 한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후 1.2℃나 상승하면서 북반구에서 폭염과 같은 극단적인 기후 현상 발생할 확률이 50년 전 1%에서 현재 20%로 급등했다고 설명하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 한 앞으로 더 많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 포폴로 광장의 분수대에서 한 남성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에 머리를 담그고 있다. /AFP 연합뉴스

핸슨 교수는 또한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최고 기온이 연일 경신되는 등 기록적인 폭염이 덮친 상황에 대해 “계속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온난화 추세가 이어진다면 훗날에는 지구의 평균 기온은 더 상승해 오늘날의 폭염조차 오히려 온화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기후 위기에 미리 대응하지 않은 인류에 대해 “우리가 빌어먹은 바보라는 것을 의미한다. 직접 겪어봐야 믿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기후학자인 매튜 후버 미국 퍼듀대 교수도 “온난화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일지 몰라도 확실히 그 속도가 느려지고 있지는 않다”라고 밝혔다.

후버 교수는 올여름 지구를 강타한 무더위가 35년 전 핸슨이 전달하려고 했던 기후 변화에 대한 경고를 세상에 드러낸 것이라며 “수십 년간 과학자로서 지구 온난화 문제를 직시해 왔지만, 이제 전 세계가 동일한 슬픔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심각하다고 포기하긴 이르다”며 “포기하지 않고 ‘지금이 바로 우리가 변화하고, 투자하고, 혁신해야 할 때’라고 말해야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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