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모교’ 수원공고에 바이에른 뮌헨이 10억원 준 사연
축구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27)의 모교 수원공업고등학교 축구부에 별안간 10억원이 조금 넘는 돈이 생겼다. 프로축구 K리그1 우승 상금(5억원)의 2배가량 되는 금액이다. 이 돈은 바로 김민재가 지난 19일 공식 입단한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부터 나왔다. 한국의 고교 축구부와 유럽 명문 축구 구단이 왜 돈을 주고받게 됐을까.
그 이유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2001년에 만든 연대기여금 제도 덕분이다. 구단이 한 선수를 영입할 때, 이적료 중 20%가량을 그 선수의 12~23살 시절 팀에 배분해 주는 제도다. 어린 유망주의 잠재력을 키워준 유소년 축구팀에 적절한 보상을 해주면서 선수 육성에 대한 의욕을 높이자는 취지다. 만 12~15세에 뛰었던 팀은 1년당 이적료 0.25%를 수령한다. 2년 동안 뛰었으면 0.25%의 두 배인 0.5%를 받는 식이다. 만 16~23세의 팀은 1년당 0.5%를 받는다.
이번 이적으로 가장 많은 연대기여금을 수령하는 건 김민재가 3년 동안 몸담았던 수원공고다. 김민재의 추정 이적료 5000만유로(약 710억원) 중 1.5%(0.5%x3)인 75만유로(약 10억6500만원)를 받는다. 연세대학교와 가야초등학교는 각각 5억원과 1억5000만원 정도를 받는다. 김민재가 21~23세 때 뛰었던 프로팀 전북 현대 역시 약 7억1000만원을 받는다.
사실 수원공고가 유럽 구단으로부터 받는 연대기여금은 처음이 아니다. 수원공고는 박지성의 모교이기도 했다. 박지성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면서 수원공고는 약 8억원을 받았다. 수원공고는 이때 받은 돈으로 ‘박지성 기념관’을 지었다. 김민재가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이탈리아 나폴리로 이적할 때도 3억원가량을 받았다.
양종후 수원공고 축구부 감독은 지역 언론을 통해 “(각종 기여금은) 후배들을 위해 쓰이고 있다. 대회 출전 비용 등 축구부 관련 활동에 이 돈을 쓸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며 “선배들 덕분에 혜택을 받는다는 점을 선수들이 잘 알기 때문에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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