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랑코 독재 후 반세기 만에 극우파 정권 참여 눈앞

권수현 2023. 7. 2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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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스페인 조기 총선에서 프랑코 독재 정권 종식 이후 약 반세기 만에 극우파가 정권에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20일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17일 발표된 총선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제1야당인 중도우파 국민당(PP)과 극우 정당인 복스(Vox)를 합쳐 하원 350석 가운데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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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전 마지막 여론조사서 중도우파·극우 정당 합쳐 과반 예상
스페인 극우정당 복스(Vox)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 총선 유세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오는 23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스페인 조기 총선에서 프랑코 독재 정권 종식 이후 약 반세기 만에 극우파가 정권에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20일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17일 발표된 총선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제1야당인 중도우파 국민당(PP)과 극우 정당인 복스(Vox)를 합쳐 하원 350석 가운데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여론조사기관 'GAD3' 조사에서 국민당이 151석, 복스는 29석을 각각 가져간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집권 사회노동당(PSOE·이하 사회당)은 113석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로이터도 최종 여론조사의 평균 예상치로는 국민당이 140석, 복스는 36석을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두 정당을 합친 의석은 176석으로 하원 350석에서 1석 차이로 과반이 된다.

국민당과 복스가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되면 1975년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사망으로 그의 오랜 철권통치가 막을 내린 지 48년 만에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정권에 참여하게 된다.

프랑코의 우파 권위주의 정권 아래 오랜 독재에 신음한 스페인에서는 1978년 민주 헌법이 제정된 이래 강한 우파 견제 심리가 작용해 사회당이 주로 집권해왔다. 중도우파인 국민당이 집권한 적은 있지만 극우 정당이 정권에 참여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이민자들에 대한 반발 정서로 유럽 각국에서 극우 정파가 득세하면서 스페인에서도 복스가 약진했다. 복스는 2019년 총선에서 민주화 이후 극우 정당으로는 처음으로 하원에 진출한 지 4년 만에 연정을 통한 집권을 눈앞에 뒀다.

복스는 스페인에 들어온 불법 이민자는 전부 추방하고, 합법 이민자도 범죄를 저지를 경우 추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더해 낙태법 강화, 동성결혼 반대, 가정폭력 방지법 폐지를 주장해 프랑코의 철권통치 시절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블룸버그는 복스의 이러한 극단적 성향 때문에 우파 연정이 성사되기가 쉽지만은 않으며, 국민당과 복스를 합친 의석이 176석에 못 미칠 경우 하원이 교착 상태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 선거관리위원회가 우편 투표 제출 마감 시한을 21일 오후 10시에서 22일 오후 2시로 연장해달라는 우체국 당국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총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우편 투표 연장은 원래 올해 연말 치러질 예정이던 총선이 휴가철인 7월로 앞당겨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 4월 지방선거에서 국민당과 복스 연합이 승리하자 산체스 총리는 패배를 인정하고 의회를 해산한 뒤 7월 23일 조기 총선을 선언했다.

휴가철이 한창일 때 선거가 치러지게 되면서 이번 총선의 우편 투표 신청자는 260만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유권자 3천770만명 가운데 약 7%에 해당하는 전례 없는 규모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스페인 극우 정당 복스(Vox) 지지자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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