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싸서 지킨 농구단, 팬들이 주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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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던 프로농구 데이원 사태가 고양 소노인터내셔널(이하 소노)의 구원 등판으로 급한 불이 꺼졌다.
가입 승인 기자회견에 구단 색상인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참석한 김승기 감독은 "팬들로부터 편지와 선물을 받았다. 편지를 읽다 보니 눈물이 나더라"며 "팬 여러분의 열정과 우리의 열정을 합치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감동 소노'를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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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지혁 기자 =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프로농구 데이원 사태가 고양 소노인터내셔널(이하 소노)의 구원 등판으로 급한 불이 꺼졌다.
남자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21일 강남구 KBL센터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소노를 신규 회원사로 가입 승인했다.
지난달 무책임하고 부실한 경영을 이유로 데이원을 제명 결정하면서 10개 구단 체제가 흔들렸지만 소노가 새롭게 창단하며 기존 체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연고지는 기존의 고양시를 그대로 유지한다. 호텔·리조트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소노는 국내외 사업장 18곳에 한 해 이용 고객이 1200만명에 이르는 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종업원 5000여명에 매출액 8560억원, 영업이익 1772억원 규모다.
지난 시즌 수개월 동안 임금과 대금 체불로 생활고에 허덕이던 선수단에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선수단 전원과 김승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그리고 사무국 직원 일부를 고용 승계하기로 했다.
이기완 소노 단장은 회원사 가입비와 관련해 "일시불로 납부할 것"이라며 과거 돈 때문에 힘들었던 선수단을 한 번 더 보듬어주는 장면을 보였다. 데이원은 지난 시즌 개막 직전까지 15억원 중 1차 가입비 5억원을 내지 못해 리그 파행 위기를 불렀다.
이처럼 구단을 품은 기업도 중요하지만 끼니를 걱정할 만큼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단이 버틸 수 있었던 힘은 무엇보다도 팬이다.
팬들은 선수들이 식대 미납으로 끼니 해결에 어려움을 겪을 때, 십시일반으로 도시락과 간식, 커피 등을 지원했다.
10구단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때에는 '연고지 고양시를 떠나도 좋으니 선수들이 계속 농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고, 선수들이 밀린 월급 때문에 국회를 찾을 때에는 함께 나서 목소리를 높였다.
가입 승인 기자회견에 구단 색상인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참석한 김승기 감독은 "팬들로부터 편지와 선물을 받았다. 편지를 읽다 보니 눈물이 나더라"며 "팬 여러분의 열정과 우리의 열정을 합치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감동 소노'를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주장 김강선도 "연고지를 계속 고양으로 하게 된 점이 팬들을 생각하면 감사한 일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감동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사과나 책임 있는 한 마디 없이 연고지 이전을 운운하며 아픔과 불안함을 안겼던 데이원은 이제 없다. 반면에 구단을 지킨 선수와 팬들은 그대로 남게 됐다.
도시락 싸서 지킨 소노 농구단의 건승을 기원한다. 아울러 구단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절대 잊어선 안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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