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 순직 해병, 삽·장화 주고 맨몸 수색? "병사들 소모품 취급하나"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3년 7월 21일 (금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 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 2부 이어지는 순서는 좀 안타까운 내용을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군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던 20살 해병대 장병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급류에 휩쓸려서 실종된 지 14시간 만에 주검으로 돌아왔는데요. 이번 사고를 두고 인재라는 지적이 계속 이어지고 있죠. 관련 내용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 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 (이하 임태훈) : 네. 안녕하십니까?
◇ 이현웅 : 군에서 또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했습니다. 소장님도 이번 사고에 대해서 명백한 인재다라고 입장을 내신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이유를 살펴주신다면요?
◆ 임태훈 : 우선 내일이 발인으로 알고 있는데요.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먼저 빌고요. 제가 사실은 월요일날 해병대 1사단을 다녀왔습니다.
◇ 이현웅 : 월요일이요?
◆ 임태훈 : 왜냐하면 해병대 마린온 헬기 추락 사건의 희생자 5주기 추모식이 있어서 제가 그 당시 피해자들을 지원했기 때문에 해마다 7월 17일날 해병대 1사단에서 거행되는 추모식에 내려갑니다. 그날 내려갔을 때도 해병대 사령관님 뵙고, 병력 동원이 한 1600명 정도 된다라고 하는 얘기를 들었고요. 또 제가 식이 끝나고 나올 때쯤 부대 전체에 재난 신속 대응 부대니까요. 출동하기 위한 준비들로 굉장히 분주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포항역으로 갈 때도 길게 이렇게 예천군으로 향하는 해병대 병력 이동 트럭들을 제가 봤고요. 그걸 보면서 한편으로는 고맙고 한편으로 짠한 느낌을 많이 받았죠. 그래서 별 사고 없이 잘 복구에 또 이렇게 함께해 주고, 잘 귀환했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을 빌었었는데 이런 사건이 발생하니까 참 되게 감정이 복잡미묘하더라고요. 그리고 또 거기 내성천은 제가 고향 영주라서 저희 제가 유년 시절 모래사장에서 보냈던 그런 곳이에요. 그래서 그곳이 어떤 곳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모래로 되어 있고 홍수가 나거나 이렇게 비가 많이 오면 굉장히 유속이 빠르고요. 잘못 들어가면 모래가 그냥 얕은 모래가 아니고 굵은 모래라서 이렇게 푹 발이 꺼지거든요. 그래서 어른들이 항상 물가에 갈 때 조심해라, 가지 마라 선생님들이 늘 그렇게 얘기했던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군인을 수해에 직접적 인명 구조에 직접적으로 투입했다는 것 자체가 저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보조 업무를 해야죠. 그러니까 이것을 소방당국에 이렇게 적용을 하면 소방관이 있고 국방의 의무를 하러 가는 의무소방이 있습니다. 그러면 의무소방은 직접적 구조 활동을 하지 않습니다.
◇ 이현웅 : 보조를 한다?
◆ 임태훈 : 보조 업무를 하죠. 화재 진압도 소방관이 합니다. 왜냐하면 이분들은 소방관 임용 과정에서 그러한 전문적인 어떤 자격을 취득해서 하시는 분들이고 의무소방은 그 업무를 보좌하는 업무를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화재 출동을 하게 되면 호수도 되게 무겁거든요. 그것들을 다 화재 진압하기 전 단계의 것들이 굉장히 일손이 많이 필요한데 그 업무를 주되게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이 수색은 유속이 흐르는 빠르게 흐르는 수색은 굉장히 고도의 숙련된 소방관이나 예를 들면 재난구호 활동을 할 수 있는 특수전 부대라 할지라도 굉장히 조심해야 되거든요. 왜냐하면 자칫 잘못하면 본인의 목숨도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무리해서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단순한 어떤 보호 활동이 아닌 직접적으로 물에 들어가는 일을 시켰다는 것 자체가 저는 인재라고 보고 있고요. 예방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고요.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보조적 업무에 포함되냐, 안 되냐 이런 것도 판단하지 않았던 재난대책본부의 책임도 저는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7월 15일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병력 동원을 명했거든요. 그렇다면 재난 컨트롤타워를 담당하고 있는 총리와 국방부 장관도 거기에 들어가 있거든요. 그래서 7월 17일에 추모식 행사에 국방부 장관이 못 내려왔습니다. 원래는 내려와서 추모식을 주관할 해병대 사령관이 주관을 하지만 장관이 오실 계획이었는데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니까 재해대책본부에서 같이 한덕수 총리랑 병력 동원에 대한 부분도 다 컨트롤을 하고 있었는데 결국은 이러한 것들을 세심하게 보지 않았던 문제점도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우리가 이제 재해 입은 곳에 가면 산사태로 토사가 밀려오고 집이 무너지고 이런 것들을 볼 수가 있어요. 그런데 장화를 신고 들어가는 것이 굉장히 위험하거든요. 왜냐하면 토사에 쓸려 내려오는 유리 파편 그리고 또 쇳조각이나 이런 것들에 발이 베이거나 하면 장화 신고 들어가면 발이 베일 수 있거든요. 그러면 파상풍이나 이런 다른 질병을 얻을 수 있고 또 찢어지는 열상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 그런 안전장비들을 이만한 인력을 투입할 때 지금 1만 명 이상 군인이 투입되어 있거든요. 이 사람들의 안전도 어느 정도 보장하고 있는 장비를 구비하고 있는지 점검을 해야 되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하지 않았는 것으로 보여요. 그렇다면 그것은 우리 지금 국민들이 굉장히 열이 받는 지점이 왜 병사들을 소모품 취급하냐 이것도 연결돼 있는 지점이거든요. 그렇다면 그걸 어느 병력을 1만 명을 동원했다 이렇게 국민들에게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만 명을 동원했다면 이 만 명의 안전장구도 이렇게 준비했습니다. 그러니 군의 자식을 보낸 부모님들도 저희가 잘 살필 테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하는 것이 저는 국방부 장관과 총리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 지금 재난현장이 발생하면 이렇게 해병대를 포함해서 군인들이 동원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번 사건을 두고 전역자들도 이전에 지원을 나갔던 때를 떠올리면서 안전 장비 같은 것들이 없었다는 얘기를 속속 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매뉴얼 부재라고 봐야 됩니까? 어떻습니까?
◆ 임태훈 : 저는 매뉴얼 부재라고만 치부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게 매뉴얼이 없어서 그렇게 됐을까요? 저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병사들을 소모품처럼 취급하니까 삽 하나 주고 장화 하나 주고 가서 재해 구조 업무를 하라고 하는 것이거든요. 이러한 80년도식의 인식을 버려야 되는데도 불구하고, 예를 들면 지금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재해 구조 업무도 굉장히 과학적이고 그리고 입체적으로 하고 있거든요. 드론까지 띄워가면서 열상감시장치 보면서 이렇게 막 구하고 있는데 여전히 병사들을 보는 눈은 굉장히 일차원적이다라고 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예를 들면 영상에도 뉴스를 통해서 보셨겠지만 인간 띠 형태로 그렇게 저인망식으로 가는 것 자체가 소방당국도 위험하다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얘기가 있어요. 그렇다면 그것은 현장 지휘관이 됐건, 사단장이 됐건, 국방부 장관이 됐건 눈에 보이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게 결국은 같은 것을 지금 국민들하고 총리하고 장관하고 대통령하고 다 보고 있는데 감수성과 책무감이 없는 거죠. 그러니까 청주에서 지금 궁평 지하차도에서 벌어진 희생자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누구 하나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예를 들어서 책임지라는 게 형사적으로 책임져야 해 이런 것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도의적 책임이라도 지는 모습들을 보여줘야 하는 게 그게 저는 정치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그런 것들을 잘 해내라고 저희가 비싼 돈을 들여서 투표를 통해서 국회의원도 선출하고 대통령도 선출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그 책무감이 얼마나 무겁고 얼마나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닌 굉장히 예민하게 감수성으로 들여다봐야 되는데 그런 감수성이 굉장히 떨어지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저는 하게 됩니다.
◇ 이현웅 : 소장님 감수성 관련해서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이런 대민 지원 혹은 재난 현장에 동원될 때 이거 다 작전이다, 작전 중의 일환이다 라고 하는 그런 분위기들이 좀 있습니까?
◆ 임태훈 : 작전적 요소가 있죠. 왜냐하면 이게 병력을 동원해서 뺄 경우에는 군부대 한 7개 정도가 신속 재난 대응 부대인데요. 가용 인력이라는 것을 전력의 공백이 없는 상황에서 빼야 합니다. 왜냐하면 군은 유사시에 작전에 투입돼야 할 여러 가지 안보적 측면도 있거든요. 요즘은 재난도 안보적 측면에 들어오니까 이것이 군 부대를 가용 인력을 빼는 건데 그런 것들이 일종의 작전 개념으로 보기는 하죠. 그런데 이걸 작전 개념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작전에 실패한 거죠. 왜냐하면 작전이라는 것은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시키고 적군에게 타격을 입히는 것이 목적이고, 무엇보다도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는 지점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하다는 것을 지휘관들은 다 인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재난컨트롤타워인 총리가 소방당국, 경찰 당국, 산림청, 군 이렇게 그리고 또 행정적으로 공무원들이 다 동원되지 않습니까? 지자체에 계시는 분들? 이런 사람들의 안전도 사실은 점검해야 할 대상이죠. 이 사람들이 안전하지 않으면 국민들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 이현웅 : 작전으로 보더라도 실패했다는 말씀을 해 주셨고요. 일각에서 나오는 얘기들이 지난 태풍 힌남노가 있을 때 피해 지원을 도왔던 군이 칭찬을 받거나 그런 것 때문에 이게 일종의 성과를 보여주려고 무리했다라는 시각도 있는 것 같고요. 또 다른 쪽에서는 경찰이나 소방과 성과 경쟁을 벌이다가 빚어진 문제가 아니냐 이런 의심도 나오고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임태훈 : 저는 이제 공권력이 조롱당하거나 폄하되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경계하는 사람입니다. 공권력이 합법적이고 인권을 존중했을 때 빛이 나는 것이거든요. 국민들은 지금 양가 감정들이 있으실 겁니다. 왜냐하면 실제 군이 출동해서 그런 재난 상황에서 플러스가 되면 됐지 마이너스가 된 적은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인들의 상식일 것이고 그것이 저는 맞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걸 논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문제는 그 자체를 잘못됐다라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더 세심하게 보지 않았습니까 라는 지점을 문제시 삼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군의 폐쇄적인 구조에서 계급의 문제도 있지 않겠습니까? 예를 들면 영관급 장교나 장군이 거기에 들어가면 구명조끼를 안 줬겠냐 이런 생각들을 하지 않겠어요? 1만 명 이상이 동원됐는데 1만 명 이상이 동원된 가족들은 얼마나 발을 동동 구르고 있겠습니까? 어떻게 잘못될까 봐. 그런데 말은 못하죠. 왜? 이러한 동원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지는 않는 거니까요. 온전한 모습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십시오 하는 이 마음의 감수성을 안다면 저는 이런 식의 재난 구조에 투입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 어쨌든 이런 문제 우려는 계속돼 왔었고요. 또 재발이 돼서는 안 되겠는데 이후에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우리가 논의를 하고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 임태훈 : 일단 저는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되겠죠. 그렇다면 이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할 지점이 저는 반드시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군 당국이 조사를 하고 있거든요. 그러면 안 되겠죠?
◇ 이현웅 : 일종의 자체 조사인데 그러면 안 된다.
◆ 임태훈 : 그러니까 이건 군사경찰이 조사를 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군 감찰이 하고 있을 테고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보고 있고요. 이 사안은 사실은 굉장히 국가수사본부나 이런 곳이 객관적으로 수사를 해야지만이 그래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그런 지점에서 군은 조금 본인들의 어떤 예를 들면 지금 그런 것까지 말씀드리기가 좀 뭐 했지만 일각에서는 예비역들이 이런 얘기도 해요. 그 병사를 인양하지 않았습니까? 새벽에 헬기 태워서 이렇게 격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왜 애국팔이하냐 라고 비판하는 시각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선전이나공보 활동은 좀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저는 조사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이 사망 사건에 대해서는 왜냐하면 사망 사건은 경찰로 이관된 지 오래됐어요. 다만 변사 사건에 대한 종결권을 군사경찰이 가지고 있는 독서 조항이 있기 때문에 군이 자기들이 지고 있는 겁니다. 지금 차제에 이것도 법률 개정을 통해서 다 뺏어와야 되는 거죠. 그러니까 저는 국가수사본부가 이 수사에 직접적으로 나서야 된다고 보고 있고요. 검찰도 이 사건에 대해서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군사경찰, 군 검찰 모두 지휘관 밑에 부하들입니다.
◇ 이현웅 : 알겠습니다. 지금 해당 부대를 제외하고는 군 여기저기서 계속해서 피해 복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아무래도 자녀를 군에 보낸 부모님들 불안한 마음이 계속될 것 같거든요.
◆ 임태훈 : 그렇죠. 지금 주말에 또 비가 많이 온다고 하니까 부모님들은 굉장히 노심초사하실 것 같아요. 저는 이것에 대해서 좀 제대로 답변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 지금이라도 장구들이 없다면 위험지역의 투입은 저는 자제해야 한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방적 활동과 수해가 났을 때 복구하는 업무와 또 시신을 찾고 구조하는 업무, 구호 활동과 구조 업무는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구조 활동에 투입되는 것은 좀 중단해야 되지 않겠냐 라는 생각이 들고요. 구호활동에도 저는 안전장구가 다 모두 지급되어 있는가에 대한 점검부터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부상자나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을 당국자들이 좀 책임감 있게 받아들여졌으면 좋겠습니다.
◇ 이현웅 : 저희 시간이 다 돼서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임태훈 : 네 감사합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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