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10세대에 걸친 긴 역사의 폰티악 – 폰티악 보네빌 모델 히스토리
2008년, 미국을 강타한 경제 위기는 그들의 경제는 물론 삶의 형태를 변화시켰다. 여기에 몇몇 업체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도 했고, 그 여파가 태평양 건너 우리에게도 전해지기도 했다.
이런 시기 GM의 여러 브랜드가 사라졌다. 꽤나 매력적이고 독특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여러 차를 선보이고, 또 많은 사랑을 받았던 폰티악 역시 ‘사라진 브랜드’ 중 하나다.
지난 시간 동안, 10세대에 이어진 폰티악 보네빌은 과연 어떤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독특한 컨셉으로 등장한 보네빌
폰티악 역사에 있어 첫 번째 폰티악 보네빌은 1957년에 등장했다. 그러나 보네빌이라는 이름은 그보다 조금 더 앞선 시기, 195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폰티악이 공개한 2인승 컨셉 모델이 바로 ‘보네빌 스페셜(Bonneville Special)’이다. 당대 GM 디자인을 이끈 할리 얼(Harley J. Earl) 등의 손길을 거쳤던 보네빌 스페셜은 곡선이 강조된 차체, 그리고 독특한 후면 디자인 등을 과시해 ‘하이테크’의 감성을 고스란히 드러낸 차량이었다.
다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 차량은 컨셉 모델이었던 만큼 ‘양산’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참고로 보닛 아래에는 직렬 8기통 엔진과 하이드라매틱 4단 변속기, 후륜구동 등이 조합됐고, ‘쉐보레 콜벳’을 떠올리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1957년, 보네빌은 또 다른 곳에서 드러난다. 바로 폰티악의 럭셔리 모델인 ‘스타 치프’의 최고 사양으로 정의된 것이다. 강력한 성능 고급스러운 디테일 등을 더해 당대 캐딜락과 동등한 수준의 대우를 받았다.
1958 / 독자 모델로 거듭난 초대 보네빌
1958년, 폰티악은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보네빌을 선보였다. 어떤 이들은 보네빌을 중형 모델로 기억하기도 하지만 초대부터, 그리고 대부분의 시간 동안 보네빌은 ‘대형 모델’의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애초에 스타 치프의 최고 사양으로 개발되었던 만큼 기본적인 차체, 그리고 각종 구성 요소는 스타 치프와 많은 부분을 공유했다. 참고로 디자인은 얼의 디자인을 품어 ‘당대 미국차’의 전형을 드러냈다.
파워 유닛은 V8 템페스트 엔진이 단일 사양으로 채택됐다. 6.1L 엔진은 ㅊ최고 출력 300마력, 310마력 등을 내 고성능 차량의 매력을 과시했고, 3단 수동 및 하이드라매틱 변속기,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을 조합했다.
참고로 보네빌은 ‘폰티악의 네이밍’ 시스템에 새로운 전환점을 준 차량이기도 하다. 보네빌 이후, 폰티악은 모든 차량에 ‘불어’ 방식의 이름을 부여한 것이다.
1959-1960 / 다채롭게 전개된 2세대 보네빌
초대 보네빌은 스타 치프의 영향을 받아 하드톱 쿠페, 그리고 오픈 톱 컨버터블 사양으로 제공됐다. 그러나 완전히 ‘독자 모델’로 거듭난 2세대부터는 더욱 다채로운 선택지를 제시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실제 2세대 보네빌은 2도어 쿠페와 컨버터블은 물론이고 세단과 하드톱 쿠페 그리고 스테이션왜건 등 다채로운 차체 구조를 제공했다. 여기에 디자인 역시 당대의 스타일링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모습이었다.
파워유닛은 V8 템페스트 엔진의 배기량을 소폭 끌어 올렸고 변속기, 구동계는 초대 모델과 동일했다. 짧은 시기만 판매됐으나 1959년식과 1960년식의 전면 디자인 및 후면 디자인의 차이가 커 ‘다른 세대’로 인식되기도 했다.
1961-1964 / 폰티악의 성장을 이끈 리더, 3세대 보네빌
2세대에 이어 곧바로 시장에 출시된 3세대 보네빌은 2세대와 같은 B-바디 플랫폼을 사용했지만, 빌 미첼(Bill Mitchell)의 디자인이 반영되며 이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당시 GM의 차량 개발 기조, 디자인 ‘공유’의 정책에 따라 그룹 내 다른 브랜드의 대형 모델인 임팔라, 스타파이어 등과 형제 모델로 개발됐고, 2세대와 같은 다양한 차체 구조를 제공했다.
실내 공간은 고급스럽게 구성됐고, 소재와 소재의 연출 등에서도 공을 들이며 ‘폰티악 브랜드’의 대표 모델다운 모습을 보였다. 파워 유닛은 V8 6.4L, 6.9L 엔진이 탑재되어 강력한 성능, 사운드의 매력을 과시했다.
3세대 역시 짧은 시간 동안 판매되었으나 연식에 따라 꾸준한 디자인 변화, 그리고 상품성 및 기능 탑재 구성의 변화를 이뤄내며 ‘당대 미국차 디자인 및 개발 기조 변화'를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었다.
1965-1970 / 더 화려하게 다듬어진 4세대 보네빌
4세대 보네빌은 앞선 3세대 보네빌을 대대적으로 다듬는 개념으로 등장했다. 플랫폼, 기본적인 디자인 기조는 물론 실내 공간의 구성 역시 ‘비슷한 기조’를 담고 있다. 대신 새로운 모델인 만큼 더욱 커진 체격이 ‘화려함’을 강조했다.
앞선 3세대와 같이 2도어 하드톱 쿠페, 컨버터블 모델과 함께 4도어 세단과 하드톱 쿠페, 그리고 스테이션왜건 등으로 구성되어 다채로운 선택지를 제공했고, 펜더 스커트를 추가해 고급스러운 감성을 한층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연식에 따라 전면 디자인 및 각종 디테일이 지속적으로 변화했고, 실내 공간 및 각종 구성 등에서도 지속적인 추가, 그리고 개선을 이뤄내며 ‘폰티악 헤드라이너’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파워트레인에서는 V8 엔진이 재 신임되었으나 더욱 다채로운 구성이 돋보였다. 실제 6.4L 엔진부터 7.5L 엔진까지 다채로운 구성을 갖췄고, 강력한 성능, 그리고 풍부한 사운드를 과시하며 ‘폰티악 황금기’를 이끌었다.
1971-1976 / 대중적인 자리로 옮긴 5세대 보네빌
보네빌이 자동차 역사에 등장한 이후 언제나 브랜드의 최상단을 차지해 왔지만 5세대에서는 그 위치가 달라졌다. 실제 보네빌은 원래의 자리를 그랜드 빌에게 내주고 대중적인 포지션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로 인해 지난 시간까지 ‘최고급 모델’로 지켜온 여러 매력을 내려놓게 됐다. 실제 5세대 ‘고급스러운 매력’은 조금 지워졌으나 여전히 거대한 체격을 바탕으로 더욱 많은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됐다.
실제 5세대 보네빌은 역대 가장 거대한 보네빌로 기억되고 있으며 무려 5,740mm에 이르는 긴 전장, 3,150mm의 휠베이스를 과시했다. 여기에 차체 구조는 4도어 하드톱 쿠페와 2도어 쿠페, 그리고 세단으로 간결해졌다.
포지셔닝이 변한만큼 실내 공간의 구성과 연출에 있어서도 이전보다 단촐한 모습이다. 그래도 특유의 체격을 바탕으로 운전자 및 탑승자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여유’를 구현했다. 엔진은 V8 6.6L, 7.5L가 마련됐다.
독특한 점은 그랜드 빌의 조기 폐지로 ‘보네빌’이 다시 조명받은 것이다. 실제 1975년, 폰티악은 보네빌 브로엄을 선보이며 ‘폰티악 최고급 모델’의 가치를 부활시키고,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1977-1981 / 오일 쇼크의 시작, 작아지는 6세대 보네빌
1977년 데뷔한 6세대 보네빌은 당대의 시장 상황, 즉 오일쇼크 등으로 인한 경제 둔화를 반영했다. 실제 차량의 체격이 한층 줄어 5,443mm로 줄었고, 차량의 구성 역시 쿠페, 세단 그리고 스테이션 왜건 등으로 간결해졌다.
디자인은 당대 GM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특히 대담하게 강조된 프론트 그릴과 특유의 직선적인 연출 등이 제시됐고 연식 변경에 따라 프론트 엔드를 새롭게 다듬으며 꾸준한 개선을 이뤄냈다.
파워트레인 역시 한층 간결한 모습이다. 폰티악, 올즈모빌 등의 고성능, V8 대배기량 엔진이 사용되기도 했으나 점점 배기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생산 효율성 개선을 위해 쉐보레와 엔진을 공유하게 됐다.
이는 1979년부터 시작된 경제 둔화로 인한 것이었다. 더욱 합리적인 차량을 요구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1981년부터 ‘보네빌’에 V8 엔진을 완전히 삭제하게 됐다. 그리고 이것이 앞으로 이어질 V8와의 이별을 알리는 것 같았다.
1982-1986 / 더욱 작아진, 르망에 자리한 7세대 보네빌
이미 이전보다 작아진 6세대 보네빌도 의외의 결과였지만 폰티악의 ‘의외의 선택’은 7세대에서도 이어졌다. 실제 7세대 보네빌은 더욱 작은 체격을 가진 차량으로 개발되어 ‘폰티악 대형 모델’의 존재감을 지우게 됐다.
바로 폰티악의 중형 세단인 ‘르망(Le Mans)’의 부진을 타파하기 위해 보네빌이 중형 세단으로 조정된 것이다. G-플랫폼을 기반으로 5,044mm의 전장을 앞세웠고, 휠베이스 역시 2,746mm으로 대폭 줄었다.
이러한 선택은 ‘낯선’, 그리고 판매가 부진한 르망보다는 익숙한 보네빌이라는 이름을 가진 차량이 출시되는 것이 시장에서 더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으리라는 GM의 판단에 의한 것이었다.
체급의 축소와 함께 엔진 역시 작아졌다. 실제 7세대의 보닛 아래에는 5.7L 올즈모빌제 디젤 엔진과 V8 5.0L 쉐보레 엔진이 탑재되기도 했으나 뷰익의 V6 3.8L 엔진이 중심을 잡았다.
1987-1991 / 대형 세단의 자리를 되찾은 8세대 보네빌
자동차 개발 기조, 기술의 변화가 시장을 휩쓸고 지나간 후 폰티악은 8세대 보네빌을 다시 브랜드의 대표적인 존재로 격상했다. H 플랫폼을 바탕으로 5,047mm의 전장을 갖춘 대형 세단으로 제작한 것이다.
디자인은 올즈모빌 88, 뷰익 르사브르와 함께 디자인되어 특유의 유려하고 넉넉한 디자인 실루엣을 통해 ‘대형 세단’ 시장의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여기에 실내 공간에서는 디지털 연출을 통해 ‘고급스러운 감성’을 강조했다.
특히 차량의 구성에 있어 파워트레인, 안전 사양의 개선도 힘을 썼지만, 편의사양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하며 이목을 끌었다. 실제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가죽 시트 등 다채로운 요소들이 ‘차량의 가치’를 더했다.
파워트레인은 V6 엔진이 중심을 잡았으며 4단 자동 변속기가 도입됐다. 차량의 체격 대비 넉넉한 여유를 구현하기 위해 전륜구동을 택했다. 한편 폰티악은 8세대 보네빌 역시 지속적인 상품성 개선으로 경쟁력을 높였다.
1992-1999 / 조금 더 대담하게, 더욱 고급스럽게 변한 9세대 보네빌
9세대에 이른 보네빌은 8세대와 같은 플랫폼을 채택하면서도 ‘대형 세단’의 격을 갖출 수 있도록 더욱 긴 전장을 앞세웠다. 디자인 역시 한층 간결하고 명료하게 다듬으며 전반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전륜구동 탓에 전륜 오버행이 다소 긴 편이었지만 우수한 균형감, 그리고 개방감을 강조한 창문 구조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여기에 실내 공간에서도 전반적인 개선을 이뤄내 만족감을 높였다.
이어 1993년, 폰티악은 페이스 리프트를 거치며 보네빌의 시각적인 매력을 한층 강조했고, 스포츠 럭셔리 에디션 사양을 새로 추가해 외형 및 실내 공간의 구성 역시 한층 발전시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또한 1996년에도 한 번 더 페이스 리프트를 진행, 새로운 프론트 그릴과 디자인 요소 등을 더했다. 이외에도 트림 개편 및 경쟁력 강화를 하며 시장에서의 ‘보네빌’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다니는 노력을 이어갔다.
8세대와 같이 V6 3.8L 엔진이 탑재됐고 연식에 따라 세부적인 사양은 차이가 있으나 4단 변속기, 전륜구동의 레이아웃을 통해 쾌적하고 여유로운 주행 성능을 선사했다. 더불어 다채로운 편의사양을 적용했다.
2000-2005 / 10세대로 이어진 보네빌의 역사, 10세대 보네빌
2000년 데뷔한 10세대 보네빌은 보네빌 역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차량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G-플랫폼(GMX310)을 바탕으로 5,140mm 이상의 긴 전장을 갖췄으며 디자인 역시 당대 폰티악의 디자인을 보다 선명히 과시했다.
특히 프론트 그릴의 연출, 폰티악 엠블럼의 존재감이 도드라지며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더불어 곡선이 강조된 보닛 라인과 유려한 루프가 넉넉한 체격을 자아냈고, 큼직한 창문이 여유로운 공간을 자랑했다.
실내 공간도 고급스럽고 실용적으로 다듬어졌고, 전동 시트와 CD 플레이더, 그리고 온스타 서비스 등 각종 기능 요소가 적용되어 소비자들의 만족감을 높였다. 여기에 옵션 사양으로 제공되는 여러 기능 역시 우수했다.
출시 초기에는 V6 3.8L 엔진이 중심을 잡았으며, 4단 변속기 그리고 전륜구동의 레이아웃이 조합되어 전형적인 ‘미국식 대형 세단’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2004년, 폰티악이 V8 엔진을 재신임하며 특별함을 더했다.
275마력을 내는 V8 4.6L 노스스타 엔진이 적용되어 더욱 대담하고 강렬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구현했고 특유의 사운드, 그리고 동급에가 가장 저돌적인 주행 질감으로 폰티악 마니아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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