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주택경기 불황에도 '호실적'…상반기 영업익 전년比 14% 성장
신규 수주 20조7000억 원 기록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주효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현대건설이 해외에서 수주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힘입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주택경기 불황을 딛고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성장했다. 하반기 사업전략 역시 해외 프로젝트 수주와 국내 대규모 국책사업을 주축으로 꾸렸다.
현대건설은 21일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13조194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조7248억 원보다 35.7%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상반기 3468억 원 대비 14.5% 증가한 3971억 원으로 집계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 러닝터널,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건설 프로젝트와 폴란드 올레핀 확장공사 등 대형 공사가 본격화되고 국내 주택부문 실적이 반영돼 실적 호조를 나타냈다.
상반기 연결 신규 수주는 20조7270억 원 규모다. 이는 연간 수주 목표인 29조900억원의 71.3%를 달성한 금액이다. 특히 해외 수주액은 11조423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8.3%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과 신규 수주의 성장은 해외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따낸 실적이 주효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사우디 다란(Dhahran) 지역의 아람코 본사에서 50억 달러의 '아미랄 석유화학 콤플렉스 패키지 1(에틸렌 생산시설)과 패키지 4(유틸리티 기반시설)'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 약 6조5000억 원 규모다.
아미랄(Amiral) 프로젝트는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기업 아람코가 발주한 사우디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 건설사업이다. 기존 사토프 정유공장과 통합 조성된다. 그동안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주한 사업 중 최대 규모이자 역대 해외 수주 실적 가운데 7번째로 큰 사업이다.
패키지 1은 아미랄 프로젝트의 핵심인 MFC(Mixed Feed Cracker, 혼합 크래커)를 건설하는 공사로, 공정 부산물을 활용해 '화학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을 연간 165만 톤 생산하는 설비다. 패키지 4는 고부가가치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주요 인프라 외 기반설비, 탱크, 출하설비 등을 포함한 시설 건설공사다. 현대건설은 프로젝트의 설계·구매·건설 등 공사의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한다.
정부도 원팀코리아와 해외 건설 수주지원단 등을 발족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현대건설의 성과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이번 수주는 양국 경제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뿐만 아니라 두 나라가 공동으로 번영하는 확고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한·사우디 양국의 신뢰 관계가 더욱 굳건해지도록 정부와 기업은 원팀이 되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주택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정비사업 신규 수주도 있었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일산 강선마을14단지 리모델링(3423억 원) △ 부산 괴정7구역 재개발(2433억 원) △구미 형곡4주공 재건축(2236억 원) △울산중구B-04 재개발(7719억 원) 등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하반기 국책사업과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수주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올해 초 사우디 자푸라 가스전 2단계 입찰을 마무리했고 사파니아·파드힐리 등 가스 플랜트 입찰 참여도 준비 중이다. 네옴시티 터널공사 관련 수주도 하반기 중 판가름날 전망이다. 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대형 플랜트 현장의 매출 본격화와 국내 주택사업의 매출 증가도 예상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의 토대도 마련했다. 회사는 지난달 우크라이나 '보리스필 국제공항공사'와 공항 확장공사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고속철도와 국가 기반시설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에너지 인프라 사업 추진 기반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종전 후 우크라이나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한국 재건 역사의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는 모든 분야의 참여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며 "공항, 철도 등 교통 인프라뿐 아니라 에너지 인프라 등 우크라이나의 발전에 협력해 한강의 기적을 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광역급행철도(GTX) 등 국내 대형 국책사업과 해외 프로젝트 실적 확대로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국내 주택사업의 경우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라 선별수주 전략을, 해외에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대규모 사업 수주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지난해 말 대비 7.8% 상승한 95조2852억 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했다. 약 4.5년치의 일감이다. 현금과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4조3184억 원이다. 유동비율은 176.9%, 부채비율은 120%를 기록했다. 신용등급은 AA-등급을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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