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충북 청주 오송읍 농경지·가옥 침수 피해 명백한 인재…적절한 보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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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간 이곳에서 농사를 지었지만 이렇게 물에 잠긴 적은 처음이예요. 명백한 인재인 만큼 반드시 책임을 규명하고 보상책을 마련해줘야 하지 않겠어요."
김씨는 "비가 밤새도록 왔던 15일 아침만 해도 시설하우스가 잠기지도 않고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8시30분쯤 갑자기 물이 들이닥치더니 금방 허리까지 차올라 허겁지겁 이곳을 빠져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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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간 이곳에서 농사를 지었지만 이렇게 물에 잠긴 적은 처음이예요. 명백한 인재인 만큼 반드시 책임을 규명하고 보상책을 마련해줘야 하지 않겠어요.”
21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리에서 김원기씨(72)는 휘어지고 무너진 시설하우스를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추석 대목을 겨냥한 시설하우스 안의 대추나무가 15일 아침 갑자기 덮친 물살에 가지가 모두 부러지고 흙탕물을 뒤집어썼다.
김씨는 “비가 밤새도록 왔던 15일 아침만 해도 시설하우스가 잠기지도 않고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8시30분쯤 갑자기 물이 들이닥치더니 금방 허리까지 차올라 허겁지겁 이곳을 빠져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4년간 키운 대추나무와 시설하우스 모두 폐기할 수밖에 없어 눈앞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3636㎡(1100평) 규모의 애호박농사를 짓는 인근의 한 농민도 “15일 8시경 애호박 수확을 하던 중 ‘빨리 대피하라’는 지인의 전화를 받고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듯 나왔다”며 “차량과 저장시설도 잠기고 한창 수확 중인 애호박과 출하를 위해 준비한 포장상자도 모두 흙을 뒤집어쓰고 떠내려가 손해가 막심하다”고 하소연했다.
농민들은 이번 피해의 원인으로 미호강교 공사를 하겠다며 임시로 쌓은 둑을 지목했다. 흙과 모래를 담은 포대를 쌓아 만든 둑이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하천물이 그대로 농경지를 덮쳤다는 것.
사고 당일 임시 둑이 무너지는 장면을 목격한 장찬교씨(70)는 “7시30분경 미호강은 임시 둑 꼭대기까지 30㎝ 정도 남기고 차올랐고, 굴착기가 흙을 퍼서 임시 둑에 쏟아부으며 보강공사를 하고 있었다”며 “8시쯤 임시 둑에 물이 넘치면서 붕괴하기 시작하더니 20~30분 새 농경지로 흙탕물이 쏟아져 들어와 삽시간에 물바다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번 사고로 오송읍 일대 농경지 대부분이 물에 잠기고 많은 주민이 이재민이 돼 고통받고 있다”며 “발주처인 행정복합도시건설청과 공사업체가 책임 있는 자세로 보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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