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가 160㎞? 깡마른 신시내티 신인 내야수 ‘미친 구속’
미국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신인 내야수 엘리 델라크루스(21)가 말 그대로 ‘미친 어깨’를 과시하고 있다. 내야 송구 시속 99.7마일(160.5㎞)로 내야 송구로 자신이 세운 리그 신기록을 며칠 만에 갈아치웠다.
델라크루스는 21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전 4회초, 속사포같은 같은 송구로 홈으로 달려드는 주자를 잡아냈다. 신시내티가 2-0으로 앞선 2사 1루에서 타자 루이스 마토스가 좌중간 2루타를 날렸고, 빨리 출발한 1루 주자 윌머 플로레스가 홈까지 내달렸다. 외야 송구를 받은 유격수 델라크루스는 바로 홈으로 공을 뿌려 주자를 잡아냈다.
이때 홈 송구가 시속 99.7마일(160.5㎞)를 기록했다. MLB닷컴은 2015년 스탯캐스트 추적 시스템 가동 이후 기록된 가장 빠른 내야 송구라고 전했다. 내야 송구 종전 최고 속도 기록은 델라크루스가 지난 17일 기록한 97.9마일(157.6㎞)다. 자신이 세운 기록을 불과 4일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최근 MLB에서 강속구의 상징인 시속 100마일(160.9㎞)에 육박하는 기록이 내야 송구에서 나왔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올 시즌 리그 전체에서 빠른공 평균 구속이 100마일을 넘는 투수는 미네소타 조안 두란(101.9마일)과 세인트루이스 조던 힉스(101.0마일) 등 단 2명이다. 이날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양 팀 통틀어 투수 5명이 올라왔지만, 누구도 델라크루스의 송구보다 빠른 공을 던지지 못했다. 샌프란시코 구원투수 마우리시오 로베라의 97.4마일(156.8㎞)이 이날 나온 최고 구속이었다.
도미니카공화국 태생인 델라크루스는 16세 때인 2018년 비교적 헐값인 6만5000달러에 신시내티와 국제유망주 계약을 맺었다. 당시 키 183㎝에 깡마른 체구였다. MLB 스카우트들은 델라크루스의 부모는 물론 다른 형제자매들도 그리 키가 크지 않아 그 역시 더 자라지 않으리라 판단했다.
그러나 델라크루스는 입단 후 12㎝가 더 자랐다. 지금은 키 195㎝에 체중 91㎏다. 8남매 가운데 그만 달랐다. 도미니카에서 세차장을 하는 쌍둥이 형제 페드로는 지금도 키 172㎝다. ESPN은 “신시내티가 로또에 당첨됐다”고 적었다.
키가 자라면서 델라크루스는 더 강해졌고, 빨라졌다. 20~80점 범위로 점수를 매기는 MLB식 스카우트 평가 기준으로 델라크루스는 어깨와 파워, 주력 등 3개 부문에서 80점 만점을 받았다. 어깨뿐 아니라 신체 능력 대부분 지표에서 최상급 평가를 받은 것이다.
델라크루스는 지난달 7일 빅리그에 올라왔다. 콜업 직전 그는 팀 내 최고, 리그 전체 4위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이제 막 38경기를 소화했지만 강력한 어깨와 장타, 빠른 발로 리그 전체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지난 38경기 동안 델라크루스는 95마일(152.9㎞) 이상 내야 송구만 4차례 기록하며,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와 함께 벌써 공동 선두에 올랐다. 데뷔 2번째 경기인 지난달 8일 LA다저스전 1회말 첫 타석에서 140m 대형 홈런을 때렸고, 3회말 2번째 타석에서는 3루타를 쳤다. 3루까지 10.83초만에 내달리면서 리그 기록을 새로 썼다.
이날 ‘미친 어깨’를 선보인 델라크루스는 타석에서도 4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5-1 팀 승리를 이끌었다. 델라크루스 콜업 전까지 27승 33패에 머물던 신시내티는 이후 25승 13패의 가파른 상승세로 가을야구까지 노리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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