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안하고 “궁평 1지하차도 갔다” 허위보고···韓총리 격노

경찰 침수된 ‘궁평 2지하차도’ 대신
‘궁평 1지하도’로 갔다 해명했지만
국조실 “궁평1도 안 간 것으로 파악”
격노한 한덕수 총리 경찰6명 수사의뢰
제식구 봐주기 우려에 검찰에 수사 맡겨

침수됐던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김호영기자]

14명이 숨진 궁평2지하차도 사건에서 경찰이 허위 출동 보고를 한 것으로 드러나 국무조정실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사실로 밝혀질 경우 경찰은 시민들의 112신고에도 참사를 막지 못했을 뿐더러 허위보고까지 한 셈이라 파장이 일파만파 커질 전망이다.

21일 국무조정실은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감찰조사 과정에서 경찰의 범죄혐의를 발견하고,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오늘 오전 경찰관 6명에 대한 수사의뢰서를 대검찰청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112 신고사건 처리 과정에서 중대한 과오가 발견됐고 사고 발생 이후 경찰의 대응상황 파악 과정에서 총리실에 허위 보고까지 이루어진 점에 미루어, 경찰 수사본부가 경찰관을 수사하는 경우 그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검찰에 수사의뢰했다”고 덧붙였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리에는 궁평1지하차도와 궁평2지하차도가 있는데 경찰은 궁평2지하차도 대신 궁평1지하차도에 출동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박한 순간에 신고가 궁평1지하차도라고 들어와 잘못 출동했고 이후 100건이 넘는 신고가 쏟아지면서 일단 출동처리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무조정실의 감찰에 따르면 경찰은 사고 발생 당일인 15일 참사가 발생한 궁평2지하차도는 물론 궁평1지하차도에도 출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출동하지 않고 허위보고를 한데다 총리실에도 해당 내용이 사실인 것처럼 허위보고한 셈이다. 이런 감찰 내용을 보고받은 한덕수 총리는 격노해 “한치 의혹도 없이 수사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여러 명으로부터 진술을 들은 결과 경찰의 해명과는 달리 궁평지하차도에도 출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권 있는 기관이 신속하게 수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돼 검찰에 수사의뢰를 하고 이를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