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박인터뷰] 조정훈 "외국인 가사도우미에 최저임금?...'있는 사람들'의 정책 돼 계층 갈등"
전용우 기자 2023. 7. 21. 15:11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정책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외국인 고용 허가를 담당하는 고용노동부가 서울 지역에서 시범 추진할 예정으로 서울시와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외국인 고용 허가를 담당하는 고용노동부가 서울 지역에서 시범 추진할 예정으로 서울시와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서울은 외국인 가사 도우미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 도시입니다.
합계출산율 0.59%로 우리나라 전체 평균 0.78%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은 초저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가사 도우미 정책이 여성의 경력 단절 등의 문제를 개선해 저출생을 극복할지 주목되는 배경입니다.
정부와 서울시는 1970년대 관련 제도를 도입한 홍콩과 싱가포르 사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사 도우미가 수용 가정에서 주거하는 입주식 형태로 월 60~80만원의 순수 수입을 보장하는 임금 체제 등을 비교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도입할 경우 최저임금 적용 여부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이달 말 사업설명회를 하고 8월 시범 사업 계획안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10월부터는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업 규모에 대해서는 "시범 사업인 만큼 일단 100~200가구로 시작해보는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금 수준을 놓고는 정부와 전문가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시범 사업 추진에 정통한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OECD협약국가이기 때문에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최저임금 이하로 적용하는 게 맞는 것인지 논의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임금의 적정성 관련해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JTBC 담박인터뷰에서 "순수 임금 규모로 70~100만원 선이면 한국에 가사 도우미 인력을 보내겠다는 나라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인 가사 도우미를 현행법에 명시된 '가사 사용인'으로 규정해 월 100만원 수준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을 준비하며 필리핀 등 주요 송출국 관계자 면담을 통해 확인했다는 설명입니다.
정부 일각에서 논의되는 대로 최저임금을 적용할 경우 "30대 중위소득 여성들은 전혀 쓸 수 없는 '있는 사람들'만의 정책이 되고 실효성도 떨어져 계층 갈등도 더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가사 도우미 시장을 대중화함으로써 경력 단절을 우려해 출산을 기피하는 중위소득의 청년들도 부담 없이 활용해야 한다"는 진단입니다.
담박인터뷰
진행 - 전용우 선임기자
대담 -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일시- 2023. 7. 21
인터뷰 요약
▷"최저임금 적용?...중위소득 여성들 한 달 다 벌어도 감당 못할 수준"
▷"송출국들도 40~70만원 임금으로 많은 도우미 한국으로 보내는 방식 원해"
▷"가정이란 사적 공간에서 도우미 노동 권리 철저히 지켜줘야"
▷"가사 도우미 시범사업...출산율 긍정 영향 없고 부작용 더 크면 중단해야"
▷"대도시에서 안 보이는 외국인...도우미 제도를 시작으로 더 가까워져야"
인터뷰 전문Q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정책이 올 하반기 서울시에서 시범 실시된다고 그러죠. 얼마나 시급하길래 그렇습니까
A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 0.78 그리고 서울특별시의 출산율 0.59, 실질적으로 대한민국은 이미 '불임국가' 서울시는 '불임도시'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부가 쏟아왔던 280조는 공중으로 날아간 게 거의 확실하고요.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기에는 너무나 절박하고 위험한 상황이다 무엇이라도 한번은 해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으로...”
Q 외국인 가사 도우미...출산율에 긍정적 영향줄까
A “우리 젊은 청년들이 왜 출산의 의사가 없는지 물어볼 때 경제적 위기, 경제적 부담, 주거 비용 다음으로 나온 게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경력을 단절하는지 설문을 조사해 보니까 압도적으로 육아와 가사에 대한 부담이었습니다. 1년에 경력을 단절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혹시 얼마인지 아세요. 140만명이나 됩니다. 1년에 태어나는 아이가 30만명이 안 된 지가 오랜데 5년 치 출생아 전부가 해당되는 정도의 막대한 숫자다.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정책을 통해서 경력 단절의 숫자를 줄일 수 있다면 머지않아 출산율에도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확신합니다.“
Q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적정한 임금 수준은 어떻게 책정해야 될까요
A “결국은 이것도 노동 시장이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의 접점에서 만나야 되는 게 원칙이겠죠. 현재 국내 가사도우미 시장의 가격을 보면 350~380만원 정도 됩니다. 30대 여성들의 중위소득이 270~320만원이라고 볼 때 한 달 다 벌어도 감당하지 못할 만큼 비쌉니다. 왜 이런가 결국 공급 부족입니다. 가사도우미 할 사람이 없는 거죠. 지금 가사도우미는 내국인과 중국동포들에게만 시장이 열려 있습니다."
Q 가사도우미 국제적 형성 임금 수준은
A "국제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소위 외국인 가사 도우미 시장의 임금을 봤을 때 송출 국가라고 하죠. 필리핀 미얀마 스리랑카 등 그 나라 정부와 국민들이 원하는 수준을 봤을 때 순수 임금만으로는 70~100만원 선이면 한국에 와서 가사도우미를 하려는 의사를 가진 노동자들이 충분히 있다라는 것은 이미 확인되고 있습니다.“
Q 순수 임금 70~100만원은 실질적으로 월급액으로는 출퇴근비라든지 숙박비까지 포함된다면 액수는 더 커지는 거죠
A “그렇습니다. 지금 싱가포르와 홍콩 사례들이 많이 인용되는데 그 두 나라 모두 주거형 가사도우미 제도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현실적으로는 출퇴근 제도가 될 것이고 당연히 출퇴근비 숙박비는 추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Q 가사도우미 송출국 정부에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어떻습니까
A “송출 국가 대사, 많은 정부 관계자를 만나봤는데 필리핀 스리랑카 등 주요 송출 국가에서 임금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일할 때 이 정도는 좋습니다 좋겠다' 그 수준을 보면 대략 40만원 50만원 70만원 정도입니다. 송출 국가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우리가 임금을 250~300만원 시장으로 만들면 고용할 수 있는 가정들이 적기 때문에 숫자가 줄어들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송출 국가가 원하는 건 100만원 내외로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을 좀 고용해 줬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Q 출산이라는 것은 소득이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누구나의 문제잖아요. 도우미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빈익빈부익부가 되면 안 될 거 아니겠어요
A “서울시 시범 제도는 다 좋은데 최저임금 적용을 하겠다. 그래서 한 230~240만원 정도가 됩니다. 이걸 쓸 수 있는 사람은 소위 고소득층 일부만 맞벌이 부부만 이것을 쓸 수 있을 거다 이렇게 하다 보면 이건 '있는 사람들'의 정책이 되고 만다. 실효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어쩌면 이제 계층 간의 갈등도 더 있을 수 있다. 가사 도우미 시장 대중화는 반드시 가격을 우리 중위 소득 버는 청년들도 부담 없이 써야 된다.“
Q 외국인 가사 도우미의 인권도 생활권도 있지만 최저임금을 적용했을 때 과한 게 아니냐는 여론도 좀 표출될 것 같거든요
A “그분들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했을 때 어마어마한 반발이 있을 겁니다. 지금도 중소상공인분들 만나보면 이거에 대한 반발이 굉장합니다. 다른 나라 사례들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최저임금에) 반대하시는 분들이 ILO(국제노동기구) 얘기하시는데 ILO조차도 직군별 지역별 최저임금의 차등화는 당연하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필요하면 낮출 때 낮추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우리는 OECD 국가...외국인 노동자에 최저임금 적용 의무 아닌가
A “현재 대한민국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에도 적용이 제외되는 직군이 있습니다. 바로 '가사 사용인'이라는 직군입니다. 그 이유는 노동의 성격과 일하는 시간이 독특해서 최저임금을 일률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제 제안은 외국에서 오는 가사 노동자도 '가사 사용인'으로 간주해서 최저임금 적용에서 당분간 배제해 보자라는 제안입니다.“
Q 가사 노동 현장이 사적 공간이다 보니 인권 등 노동자 권리 보호 장치가 좀 더 촘촘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A “외국인 가사도우미들이 토로하는 고충의 핵심은 굉장히 사적 공간에서 일하기 때문에 CCTV(폐쇄회로TV)도 없고 서로 간의 신뢰나 배려 등이 중요한 거거든요. 처음으로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쓰는 내국인들에게 적정한 교육과 인식 개선이라고 표현할까요. 그런 교육들은 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어기면 다시는 가사도우미를 고용할 수 없는 그런 불이익을 준다든지 해서 우리 국익에 맞는 서로가 좋아야 이 제도가 지속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Q 서울시 외국인 가사 도우미 시범사업 기간...주안점은
A “국제 가사 도우미 시장 가격에서 너무 벗어나지 말자. 왜 대한민국만 두세 배의 시장을 만들려고 하느냐 그러면 아무도 (활용)못한다. 그래서 가사 도우미를 '가사 사용인'으로 해서 국제 가격으로 한번 해보고 제가 발의한 법안은 딱 5년 한시 조항이 있습니다. 5년 동안 이 가사도우미 대중화 정책이 경력 단절(해소)에 도움이 되는지 숫자가 줄어드는지 안 되는지 보면 알지 않습니까. 그리고 궁극적으로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지 보고 순작용보다 부작용이 더 크다 그러면 중단할 수도 있죠.“
Q 가사 도우미 제도...이민사회 본격화 신호탄일까
A "굉장히 중요한 시금석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외국인이 한 240만명입니다. 하지만 서울 부산 등 주요 도시에서는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대부분 생산 현장 농촌 어촌에서 일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진정한 이민 사회로 들어가려면 이분들과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 함께 사는 게 무엇인지 이제 좀 더 친밀하게 접근하고 경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집보다 더 친밀한 공간이 없지 않습니까.“
■ 전용우 선임기자의 [담박인터뷰]는
멋내지 않았지만 깊게 여운을 남기는 담박한 음식의 풍미처럼 우리 사회의 이슈와 삶을 관통하는 인물과 현장의 소식을 담담한 시각으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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