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빙하기’ 깼다…무신사, 2000억 글로벌 투자 유치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무신사가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2000억원 이상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며 3조원대 중반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시리즈B가 진행됐던 2021년과 비교해 2년 만에 기업 가치는 1조원 가량 상승한 수치다.

무신사는 2000억원 이상의 시리즈C 투자 유치를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이 주도하고 자산운용사 웰링턴 매니지먼트가 참여했다.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세계 3대 자산운용사인 웰링턴 매니지먼트는 2014년 이후 10여 년 만에 한국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를 재개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외를 막론하고 벤처캐피털(VC) 시장에서 플랫폼 기업을 향한 자본 투자 흐름이 위축되는 ‘빙하기’가 이어진 가운데에서도 무신사가 대형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분석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올해 상반기 내내 얼어붙었던 투자 시장에서 무신사가 정적을 깼다는 데에 주목하고 있다.

무신사는 2019년 패션 버티컬 플랫폼 최초로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에 등극한 데 이어 이번에는 패션 플랫폼의 단일 투자 라운드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도 성공했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누적으로 유치한 투자금 규모는 4300억원 이상에 달한다.

이번 글로벌 투자 유치는 빠른 실행력과 비즈니스 운영 능력을 기반으로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준 결과라고 무신사는 설명했다. 서비스 확대·통합, 신규 론칭 등의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신속한 행보를 보여준 경영진에 대한 높은 평가도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KKR과 웰링턴 매니지먼트가 투자를 단행하게 된 배경에는 한국 온라인 패션 시장의 성장성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신사가 추구하는 입점 브랜드와 동반성장·상생, 오프라인에서 신규 거점 확보, 글로벌 진출 등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는 투자 유치로 확보한 재원을 신사업을 고려한 인수합병(M&A), 인재 유치 등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갈수록 경쟁 환경이 치열해지는 패션 시장에서는 무신사 스토어, 29CM, 레이지나잇, 솔드아웃 등 여러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수익성도 제고해 지속 성장에도 중점을 둘 계획이다.

또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브랜드를 발굴해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내 신진 브랜드에 직접 투자하는 등의 외형 성장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고객과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늘리기 위한 제반 투자와 브랜드 공간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는 “무신사는 앞으로도 현재 잘하고 있는 서비스 영역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국내외 패션 브랜드와 함께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새로운 성공 기준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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