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제주·대전서 수상한 국제택배…열었다가 호흡곤란·어지럼 (종합)

조민주 기자 김지혜 기자 오현지 기자 김종서 기자 강정태 기자 2023. 7. 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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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물질로 추정되는 해외 우편물이 울산에 이어 제주, 대전, 경남지역에도 잇따라 배송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30분께 울산 동구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원장과 직원 등 3명이 국제 우편물을 개봉한 뒤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했다.

A씨는 지난 11일 주거지 우편함에서 해당 소포를 발견한 뒤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울산에서 우편물을 받고 어지럼증 등을 호소했다는 기사를 보고 다시 소포를 찾아 경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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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태국·말레이시아 등지서 발송…경찰, 수사 착수
"주문하지 않은 국제 우편물, 뜯지 말고 즉각 신고를"
19일 울산 동구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 유해물질로 추정되는 우편물이 도착해 소방대원이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울산=뉴스1) 조민주 김지혜 오현지 김종서 강정태 기자 = 유해물질로 추정되는 해외 우편물이 울산에 이어 제주, 대전, 경남지역에도 잇따라 배송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30분께 울산 동구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원장과 직원 등 3명이 국제 우편물을 개봉한 뒤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했다.

원장 등은 노란색 비닐봉투를 여는 순간 어지러움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파악됐다.

해당 우편물은 대만에서 발송됐는데, 발신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우편물에 담긴 물질은 무색, 무향의 기체로 추정된다.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동부경찰서는 우편물의 발송 경로와 어떤 경위로 우편물이 배송됐는 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해당 물질이 어떤 물질인지 확인하기 위해 시료를 채취해 국방과학연구소에 검사를 의뢰한 상태로 검사 결과가 나오기 까지는 이르면 2~3일, 늦으면 일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선 간이검사 결과에선 방사능이나 화학 물질 등에 대한 특이점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이 우편물이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의 일종일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수사에는 큰 무게를 두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브러싱 스캠은 일부 인터넷 판매자들이 판매 실적을 부풀릴 목적으로 주문받지도 않은 물건을 불특정 다수에게 무작위로 뿌리는 행위를 뜻한다.

울산에 이어 제주에서도 울산에 도착한 유해물질로 의심되는 소포를 받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 20일 오후 8시50분쯤 제주시에 거주하는 A씨는 "며칠 전에 울산 복지시설에 도착한 소포와 비슷한 걸 받았다"고 신고했다.

A씨는 지난 11일 주거지 우편함에서 해당 소포를 발견한 뒤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울산에서 우편물을 받고 어지럼증 등을 호소했다는 기사를 보고 다시 소포를 찾아 경찰에 신고했다.

문제의 소포는 울산 사례와 같이 대만에서 발송됐으며 노란색 봉투에 담겨있었다. 소포 안에는 화장품으로 추정되는 튜브형 용기 2개가 투명 지퍼백에 담겨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사능·화학물질 등 검사에선 음성 또는 불검출됐다. 신고자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와 경찰은 군으로 소포를 인계해 정확한 성분을 검사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11시18분께는 대전에서 "태국에서 알 수 없는 국제 우편물이 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배송된 내용물은 화장품으로 추정되며 경찰은 별다른 위험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우편물을 밀봉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경남 함안에서는 이날 오전 8시58분께 독극물로 의심되는 해외 배송 우편물을 받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두 달 전 수취인 불명의 해외발송 우편물을 받았는데, 회사에 보관하다 울산에서 해외 우편물을 개봉한 뒤 이상 증세를 보였다는 소식을 듣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긴급 현장상황반과 과학수사팀, 대테러계 화생방연구사, 특공대 등을 현장에 투입해 우편물을 확보해 인근 함안종합운동장으로 옮겼다. 손바닥 크기의 하얀색 봉투에 들어있던 우편물은 여러번 접혀있는 파란색 종이 1장으로 확인됐다.

발송지는 말레이시아로 파악됐다. 우편물에 대한 화생방 간이검사 결과 독극물 반응 등 특이점은 없었다. 경찰은 우편물을 밀봉한 상태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문하지 않은 국제우편물을 받은 경우 개봉하지 말고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minjum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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