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서 심야공연하던 뮤지션, 단속하는 공무원 폭행...징역 6월 법정구속

법원 로고./조선 DB

법원이 늦은 밤 한강공원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던 중 중단 요청을 받자 공무원을 수차례 폭행한 남성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했다. 버스킹 공연자에 대해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해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김동진 판사는 늦은 밤 버스킹 공연을 하던 중 민원 신고를 받고 출동해 공연 중단을 요청하는 공무원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김모(44)씨에 대해 지난 19일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김씨는 해당 공무원의 가슴을 수 회 밀치고, 공무원이 쥐고 있던 전자 호루라기를 빼앗은 혐의를 받는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작년 6월 자정 무렵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수십 명의 관중을 모집한 뒤 스피커와 마이크를 이용해 버스킹 공연을 벌였다. 이후 인근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소음이 심각하다는 민원을 접수한 한강사업본부 공무원이 현장 단속에 나섰지만, 김씨는 단속에 불응하고 공무원을 폭행했다. 지난해 검찰은 김씨를 불구속 기소한 뒤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공무원인 것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당시 피해자가 ‘한강보안관’이라는 문구가 부착된 조끼를 입고 있었던 점 등을 이유로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김씨는 이 사건 이전에도 버스킹 공연의 소음을 이유로 수차례 해산 요청을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의 공연은 보통 새벽 2~3시까지 진행됐다.

재판부는 “버스킹 지역 인근 주민들에게는 헌법상 주거의 자유가 있고, 이는 버스킹 공연으로 발생하는 소음·빛 공해 등으로부터 보호받는 것을 의미한다”며 “반복적인 불법 행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범행을 극구 부인하며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