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칼럼] 달리는 말, 쉬는 말, 노쇠한 말
강한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 하락하는 주식을 싼 가격에 매수하려는 습관은 주식 시장의 속성상 수익률에는 좋지 않을 수 있다. 강한 주식은 더 상승하고 약한 주식은 더 하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강한 주식이 하락 하면 조정이라고 판단하며 매수세가 유입되지만, 약한 주식이 하락 하면 “ 역시 안되겠군” 하는 심리로 더 강한 매도세가 유입된다. 강한 주식이 상승하면 놓치지 않기 위해 서둘러 매수하고, 약한 주식이 상승하면 ‘기회다’ 라며 매도한다. 차트 분석 이론에 ‘추세론’이 있다. 상승 추세, 하락 추세가 형성되면 그 방향대로 한동안 유지되며 추세가 반전되면 주가의 방향도 전환된다.
주가가 대량 거래를 형성하며 상승하기 시작하면 추격 매수의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달리기 시작한다. 나는 이러한 움직임의 주식을 ‘달리는 말’이라고 표현한다. 강한 체력과 훈련된 기술이 있어야 달리는 말에 올라 탈 수 있듯이, 급등하는 주식에 투자하여 성공하기 위해서는 ‘급등 하는 주식의 가격 움직임의 속성’을 알아야 한다.
늘 천천히 걷던 말이 어느 날 갑자기 달리기란 쉽지 않다. 한 때 쉬어 가더라도 과거 그 어떤 말 보다도 강하게 달렸던 체력이 있는 말이어야 한다. 주가 역시 그렇다. 강한 상승을 했던 경험이 있던 주식이 향후에도 기회가 왔을 때 다시 급등할 수 있다.
즉 주가의 과거 움직임으로 어느 정도는 구분할 수 있다. 이미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하고 나서는 ‘올라 타기가’ 쉽지 않다. 언제나 내가 매수 했을 때가 고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며, 가능한 싸게 매수하려는 심리는 매수를 주저하게 한다. 따라서 빠르게 달리기 위해 워밍업을 할 때 올라타야 한다. 기술적 분석에서는 이러한 시점엔 대량 거래가 형성되며 하락추세의 상단을 돌파하거나 돌파 후 저항값이 지지값으로 전환된다. 좀더 중기적인 추세에서는 ‘역헤드앤숄더’ 패턴이 나타난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기를 두려워하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달리던 말이 쉬어 가는 과정에서 매수하려 한다. ‘눌림목’이라고 불리우는 상승 종목의 하락 조정 구간을 말한다.
이 때 주의할 점은 잠시 쉬는 것인지? 너무 빨리, 많이 달려와 체력이 다해 오랫동안 쉬어야 하는 것인지? 의 판단이다. 더 이상 달릴 수 없을 정도로 체력이 다한 말은 추세 하락 반전하며 주가가 30%, 50% 이상의 하락을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한참을 달려온 말이 쉬기 시작하면 관심을 갖되 그 쉼이 너무 길어지거나 상승할 때 힘이 약하다고 느껴지면 그 말은 포기해야 한다.
추세 상승 중에 나타난 눌림목에 매수하여 다시 강한 상승을 하는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면 매수 좋은 수익률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많은 주식들을 관찰하고 있어야 하며 그 중에서 다시 달릴 수 있는 말을 골라 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체력이 좋은 말을 고르듯이, 기업의 체력 즉 이익 성장과 훌륭한 재무구조, 성장스토리를 보유한 주식이어야 한다.
이미 체력이 다해 오랫동안 쉬고 있는 (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 말 중에서 고른다면 다시 달릴 수 있는 말인지? 이제 영영 빠르게 달리기는 어려운 ‘노쇠한 말’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산업 사이클에 연동하는 경기 민감주는 오랫동안 쉬었다가 자기 사이클이 오면 서서히 힘을 내어 움직이기 시작한다. 기업 가치와 무관한 테마로 급등한 주식은 주가가 급락한 이후에도 다시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달릴 수 있는가’의 여부는 기업의 내재적 가치에 달려 있다.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고 그 기술이 미래 지향적인 신기술인 경우 주가가 크게 하락하여도 다시 달리기 시작하면 무섭게 달리는 저력이 있다. 가령 2022년 폭락한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같은 기업들이다.
시장에서 소외되고, 다시 반등할 신기술 / 신사업의 성장 스토리도 없는 주식임에도, 막연히 주가가 크게 하락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저가에 사서 장기 홀딩 하면 언젠가는 상승하겠지’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경험상 그렇게 투자한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 참다참다 지쳐서 결국 매도하게 된다. 그 말이 다시 달릴 수 있을지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저가에 매수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주가가 다시 상승 하기 시작하는 ‘무릎에 매수’ 하라고 조언하다. 즉 다시 달리기를 준비하는 것을 확인하고 올라타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체력, 주가 움직임의 판단이나 기업 가치 판단 능력에 맞는 말에 올라타야 한다. 시장을 보고 있으면 급등하는 주식들을 보게 되고 ‘ 이 주식도, 저 주식도’ 모두 탐나고 매수하여 수익을 내고 싶어 진다. 남들이 신나게 타고 다닌다고 나도 똑같을 수는 없다. 단기 트레이더들은 의도적으로 단기 급등락 하는 주식에 집중한다. 그들의 성공담을 듣고 공부한다고 모두가 그렇게 성공한다고 장담할 순 없다.
저평가 가치주를 저가에 매수 후 장기 홀딩하여 10배 이상의 수익을 내었다는 사람들의 얘기를 언론을 통해 많이 듣곤 한다. 나도 그렇게 투자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만의 투자 원칙이 있고 자신에게 잘 맞는 투자법을 찾아내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2023년은 지난 1년 반 동안의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 반등하고 있다. 시황은 그리 강하지도 않고 매크로 환경도 녹녹치 않다. 그럼에도 연초부터 2차전지, 로봇, AI헬스케어의 강한 상승이 있었고 6월 이후부터는 반도체와 2차전지 두 섹터만이 두드러지게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전형적인 개별 종목 장세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강한 체력으로 강하게 달릴 수 있는 말인지, 쉬었다가도 더 힘차게 달릴 수 있는 말인지, 이번 시황 구간에서는 쉬어 갈 수 밖에 없는 말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자신의 보유 주식들을 한번씩은 면밀히 검토하여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대세 상승의 구간에서처럼 너도나도 상승하는 시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역사적 신고가를 만들면서 강한 상승을 하는 주식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것도 사고 싶고, 저것도 사고 싶은 심리를 자극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이미 신고가인 주식을 매수하기란 쉽지 않다. 대안을 찾아 매수하지만, 하락하거나 영 시원치 않다. 시장이 강한 것이 아니고 종목이 강한 개별 종목 장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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