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만년 전, 그린란드 대부분에 얼음 없었다... 美 비밀 작전으로 드러나

홍아름 기자 2023. 7. 2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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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소련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만든 비밀기지에서 수십 년 전 채취한 그린란드 빙하 코어를 분석한 결과, 약 41만 년 전에는 그린란드의 상당 부분에 얼음이 없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분석 결과 해당 퇴적물은 약 41만 6000년 전 얼음이 없는 환경에서 물 흐름을 따라 형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자들은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41만 년 전과 비교하면 1.5배 높은 만큼, 온난화의 영향이 그린란드에 더 빠르고 강하게 나타나리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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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 시각) 미국 버몬트대 연구 발표
미국 버몬트대 등의 국제 연구진은 약 41만 년 전 그린란드는 얼음이 없는 툰드라나 아한대 숲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라 예상했다./미국 버몬트대, 조슈아 브라운

미국이 소련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만든 비밀기지에서 수십 년 전 채취한 그린란드 빙하 코어를 분석한 결과, 약 41만 년 전에는 그린란드의 상당 부분에 얼음이 없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미국 버몬트대 환경및천연자원대학 폴 비어만 교수와 앤드루 크라이스트 연구원이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관련 연구 결과를 20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1960년대 그린란드 북서부에는 미군 기지 ‘캠프 센추리’가 있었다. 대외적으로는 북극 과학 기지였지만, 사실은 소련 근처의 얼음 아래에 핵미사일을 숨기는 비밀 작전을 수행하던 곳이었다. 작전의 일환으로 땅을 파다가 지구의 역사가 담긴 빙상 코어를 수집했으나, 약 50년 동안 냉동고에 보관됐다가 2017년 덴마크에서 재발견됐다.

연구진은 뒤늦게 발견한 그린란드의 빙상 코어에서 얼어붙은 퇴적물을 발견했다. 시료에는 얼음 지대에서는 볼 수 없는 나뭇가지와 이끼, 잎, 씨앗 등이 남아있었다.

연구진은 햇빛에 노출된 마지막 시점을 확인할 수 있는 ‘발광 연대측정 기술’로 퇴적물을 분석했다. 발광 연대측정은 퇴적물과 토양에 포함된 방사성 동위원소의 방사선이 석영이나 장석 같은 광물 입자에 흡수되는 원리를 이용한다. 햇빛에 노출되지 않는 광물 입자에서는 방사선이 전자를 가두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전자가 축적된다. 따라서 광물 입자에서 나오는 전자량으로 햇빛을 받은 시점을 추측할 수 있다.

분석 결과 해당 퇴적물은 약 41만 6000년 전 얼음이 없는 환경에서 물 흐름을 따라 형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린란드의 빙상 대부분이 수백만 년 동안 얼어있어 단단하다는 지금까지의 추측을 뒤집는 결과다. 그린란드의 빙상이 예상보다 무르다면, 온난화나 기후 변화에 더 민감할 수 있다.

퇴적물이 형성된 약 41만 년 전 간빙기로, 해수면이 1.4m 이상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자들은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41만 년 전과 비교하면 1.5배 높은 만큼, 온난화의 영향이 그린란드에 더 빠르고 강하게 나타나리라 전망했다.

연구진은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아 없어지기 시작하면 햇빛이 반사되지 못하고 땅을 가열해 온난화 현상이 더 빨라질 것이라 예상했다. 그린란드의 빙상이 완전히 녹으면 전 세계의 해수면은 7m 이상 상승한다. 미국 뉴욕과 보스턴, 암스테르담 등의 인구 중심지가 영향을 받는 수준이다.

비어만 교수는 “과거의 자연을 보면 미래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며 “대기의 탄소 오염을 제거하지 않으면 빙상이 녹아 해수면이 빠르게 오를 것”이라 전망했다.

그린란드 중북부 지역의 빙상이 녹아 물(용해수)이 강을 이뤄 흐르고 있다./독일 알프레드베게너연구소

참고 자료

Science(2023),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e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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