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변호사야”…교사들이 증언한 ‘학부모 갑질’의 현실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2023. 7. 2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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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2년차였던 A(23) 교사가 극단 선택을 한 가운데 교원노조가 해당 학교의 교사들이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으로 힘들어 해왔다고 주장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서울교사노조)은 21일 "202X년부터 서이초에서 근무했었거나, 현재도 근무하는 교사들의 제보를 받았다"면서 "고인(A 교사)의 사인이 개인적 사유에 있다는 일부 보도가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짊어져야 할 고질적인 문제를 전혀 짚고 있지 못한다는 점에 개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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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사노조, 교사 추가 제보 내용 공개
“정상적인 교육 활동을 하기 어려운 환경”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7월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마련된 임시 추모공간에서 추모객들이 앞서 교내서 극단선택한 교사 A씨를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2년차였던 A(23) 교사가 극단 선택을 한 가운데 교원노조가 해당 학교의 교사들이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으로 힘들어 해왔다고 주장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서울교사노조)은 21일 "202X년부터 서이초에서 근무했었거나, 현재도 근무하는 교사들의 제보를 받았다"면서 "고인(A 교사)의 사인이 개인적 사유에 있다는 일부 보도가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짊어져야 할 고질적인 문제를 전혀 짚고 있지 못한다는 점에 개탄한다"고 말했다.

서울교사노조에 따르면, 서이초에서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B 교사는 학교폭력 민원과 관련된 대부분의 학부모가 법조인이었다고 밝혔다. "나 뭐 하는 사람인지 알지? 나 변호사야"라고 강조하는 학부모도 있었다는 주장이다.

A 교사와 함께 근무했다는 C 교사의 경우, 생전 A 교사가 학급 내 공격적 행동을 하는 학생으로 인해 힘들어 했다고 주장했다. A 교사가 담당한 학급의 한 학생이 연필로 다른 학생의 이마를 긋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관련 학부모가 고인의 개인 휴대전화로 수십 통의 전화를 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사실을 서울교사노조에 제보한 D 교사는 고인이 '방학 후 휴대전화를 바꿔야겠다', '출근할 때 소리 지르는 학생의 환청이 들리는 것 같다' 등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E 교사 또한 해당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가 교무실을 방문해 A 교사에게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건가', '당신은 교사 자격이 없다' 등의 말을 했다고 서울교사노조에 전했다. 서울교사노조는 이같은 제보에 근거, 해당 학교가 '정상적인 교육 활동을 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울교사노조는 "경찰은 의혹을 확인할 수 있는 정황이 의견만 내놓고 있지만,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과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는 여러 정황을 추가 제보를 받아 확인했다"면서 "경찰과 교육당국은 유족을 비롯한 전국의 교사 등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진상규명을 위해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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