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엔 이상해도 내용물은 멀쩡...수해 입은 홍천 오이, 반값 오이로 재탄생
최근 집중 호우로 피해를 입은 홍천 농가의 오이가 마트에서 반값에 판매된다. 내용물에는 이상이 없으나 겉모양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지는 오이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21~22일 강원도 홍천군 오이 농가의 상품성 낮은 오이를 매입해 일반 오이의 반값 수준인 6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겉보기에 일반 오이보다 못하지만 맛과 영양은 차이가 없는 상품이라고 한다. 외관에 흠집이 있거나 모양이 구부러진 ‘곡과’, 위아래 두께가 비대칭인 ‘곤봉과’ 오이가 대상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홍천군에 최근 10일간 비가 내리면서 농가들의 정상 오이 출하량이 절반 이하로 줄고 상품성 떨어지는 오이의 양이 크게 늘어났다.
이 지역 농가들은 대부분 비닐하우스 등 없이 노지(露地)에서 오이를 재배하고 있어 외관이 훼손되거나 모양이 고르지 않은 이른바 B급 오이가 많아진 것이다. B급 오이는 폐기하든지 헐값에 도매시장에 넘겨야 해 농가의 우려가 커지던 상황이었다고 한다.
롯데마트는 현장 상품 기획자(MD)들을 통해 이런 상황을 접하고 홍천 B급 오이를 매입해 팔기로 결정했다. 가격은 일반 오이의 절반 정도인 600원으로 책정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농가 입장에서는 일정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소비자도 내용물엔 이상 없는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장마 피해로 농산물 시세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다다기 오이 도매가(100개)는 20일 기준 10만3250원으로, 1주일 전(4만6825원)에 비해 배 이상으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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