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다시 내집마련 뛰어드나…급매물 위주 매매 비중 높아
‘특례보금자리론’ 등 대출 규제 완화도 영향
30대가 다시 내집 마련에 뛰어드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최근 서울 아파트 매수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주택 30대들은 최근 집값 폭등기를 지켜봐왔기 때문에 이번 하락 조정기를 놓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 하반기까지 30대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란 부동산 업계 관측이 나온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올 1~5월 서울 아파트 거래(13만373건) 중 30대의 거래량은 전체의 33%(4397건)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통상 아파트 매매시장은 경제적 안정성이 확보된 40대가 주도하는 경향이 뚜렷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30대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40대의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미국발 고금리 여파로 올 1월 300건대로 떨어졌다가 3~4월 800건대, 5월 들어 1089건을 기록해 꾸준히 늘고 있기는 하다. 반면 30대는 3월부터 1000건대를 유지하다 5월 1200건을 돌파하며 사실상 매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투자 수요가 섞여있는 40대보다 실소유자 중심의 30대가 부동산 하락조정기에 더 많은 거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폭 완화된 대출 규제도 30대의 주택 구입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1월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은 기폭제가 됐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을 따지지 않고 9억원 이하 집을 담보로 최대 5억원을 장기고정금리로 빌려주는 상품이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 약 28조2360억원이 풀렸는데 이 중 ‘신규주택 구입’ 용도에만 전체 56.4%에 달하는 15조9191억원이 투입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이 판매된 1월 말부터 5월까지 4개월간 서울 아파트 거래(9781건) 중 30%(2927건)는 신혼집으로 많이 찾는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아파트였다.
한동안 입주 물량이 줄어들 예정이라 ‘이보다 더 바닥은 없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내년 서울 아파트의 입주 물량은 1만4000여 가구로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최근 공사비가 올라 건설사의 주택 사업 수주가 줄어들면서 3~4년 후 입주할 수 있는 신규 아파트 물량도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포구 한 공인중개사는 “원래는 거래 자체가 없었는데 최근들어 급매물을 찾는 30, 40대가 있다”며 “아주 싸게 나온 물건만 팔리고 집값이 오르지도 않는 걸 보면 지금 바닥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겸임교수는 “통상 무주택자는 집값이 더 내려가지 않고 지지하는 시장에서 급매물이 나타나면 사는 소비 행태가 강하다”며 “지역별로 보합세를 띄게 되는 하반기에도 실수요자의 시장 진입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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