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난구조에 AI 활용...골든타임 확보 돕는다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3. 7. 2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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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출원 해양경찰청 김영태 경사 인터뷰
AI 기반 해양 구조신호 자동식별 시스템
국제해사기구에 조난신호 청취모델 제안
AI 기반 해양구조신호 자동식별 시스템을 특허출원한 해양경찰청의 김영태 경사
해난 구조신호를 청취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오래된 일이다. 국제연합(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1974년 솔라스 협약을 통해 전세계 해양에서 발생하는 구조신호를 연중무휴 청취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이번 오송지하차도 사건에서 보듯 모든 구조는 골든타임이 핵심이다. 해난구조에서는 특히 골든타임 확보가 더 요구된다.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은 일시에 여러 곳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구조신호 청취에 취약점을 보여왔다. 즉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번에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해난구조청취시스템이 개발됐다. 아날로그 방식의 해난구조청취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다음은 AI 기반 해양구조신호 자동식별 시스템을 특허 출원한 해양경찰청 김영태 경사와의 일문일답. 이 특허는 이달 중 민간업체에 넘겨져 상용화될 예정이다.

―특허출원한 계기는

▷국제해사기구(IMO)는 해상에서 발생하는 구조신호를 연중 무휴청취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대한민국에서는 이를 해양경찰청이 맡고 있다. 저는 본청 종합상황실에서 4년간 근무하면서 현재 구조신호청취방식의 문제점을 발견,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현재의 해난구조시스템은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는가.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선박이 등록돼 있다. 어선, 화물선, 레저보트 등이 10만 여척 이상 등록돼 있다. 그리고 중국 일본 등의 해상물동량도 상당하다. 이렇듯 수많은 선박이 활동하는데 3명의 해양경찰로서 전 해역을 커버하는 데 물리적 한계를 노출할 수밖에 없다.

특히 다양한 주파수와 채널을 동시에 담당하기에는 1인 1채널 시스템인 지금의 아날로그 방식으로 문제 발생시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구조신호 청취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지금의 무선통신방식으로는 천재지변에 의한 기상악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장비 및 스피커의 노후화로 인한 수신 거리가 감소하고, 감도가 급감하는 등 제대로 된 청취를 할 수 없다.

―어떻게 개발했나.

▷본청 종합상황실에서 4년간 근무하면서 이런 문제점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은 4차산업 혁명 기술인 빅데이터와 AI딥러닝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2022년 4월부터 고려대학교 전기공학 연구원과 관련 소프트웨어 회사를 찾아디니면서 해결방안을 연구했다. 비전공자로서 ICT분야 기술 개발이 어려웠지만 독학으로 공부하고 모르는 부분은 전문가들 한분한분 직접 찾아가며 발전시켰다. 이런한 노력으로 본 기술은 2022년 국민안전발명챌린저에서 입상했다. 해양경찰청 국정과제(선진화되 재난안전 관리체계 구축)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리고 작년 10월 직무발명으로 출원시켰다.

―기술을 설명해달라

▷먼저 ‘메이데이’ ‘살려주세요’ ‘화재’ ‘침몰’ 등 음성구조신호 키워드를 수집한다. 이후 음성구조신호를 전기신호 단계에서 파장으로 데이터 가공한다. 이렇게 가공된 파장 데이터를 ‘아카이빙’한다.

수신기에 구조신호가 들어오면 전기신호 단계에서 구조신호를 인지하여 구조기관에 알려준다. 조난 선박의 음성구조신호는 전기신호로 변형되고 안테나를 통해 전달되면 다시 음성 신호로 바뀐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이러한 과정이 7단계로 진행된다. 사람의 귀로 인지하는 시스템은 증폭기 등 불필요한 과정이 추가되고 단계를 지날 때마다 오류를 증가시킬 우려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 발명된 AI구조시스템은 조난 선박의 구조신호 발생부터 구조기관의 인지 절차를 7단계에서 4단계로 줄여 준다.

이 시스템이 획기적인 점은 조난신호 수신기 내부구조는 청각을 활용해야 했던 복잡한 절차가 전파분류를 활용한 AI분석으로 구조신호를 빠르고 정확하게 구조기관에 알려준다는 것이다. 수신기만 설치한다면 다수의 채널 동시 청취가 가능해진다.

이 기술의 핵심은 소리의 스펙트럼을 시각화해 그래프로 표현한 기술이다. 수신기에 들어오는 전기신호를 스펙트로그램(Spectrogram, 파동을 시각화한 것)으로 변형시켜 잡음을 제거해 구조신호의 청취를 극대화했다.

―이 시스템의 적용으로 인력과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들었다.

▷AI기반 자동화로 현재 근무자 3명을 최소 근무인원인 1명 내지 2명으로 개편할 수 있다. 나머지 잉여 인원에 대해서는 상황실, 상황대응 요원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특허개발의 실용화는 언제부터 가능한가

▷해난구조시스템 개선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 시스템은 민간 업체에서 상품화할 것이다. 이달 26일 ㈜제이비티와 계약을 체결해 해양경찰연구센터에서 체결식이 열린다. 하지만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 정확도 향상을 위해서는 AI학습을 위한 충분한 해양사고 신고접수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 조속히 상용화돼 해상에서 발생하는 조난신호를 놓치지 않고 골든타임을 빠르게 확보해 더 많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계획은

▷AI기반 해난구조시스템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사용가능하다. 개발도상국가들은 해양에서 음성을 기반으로 한 무선통신의 의존도가 더 높기 때문이다. 해외특허를 확보해 IMO에 구난청취모델로 제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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