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량시장 '빨간불'…인도까지 쌀수출 절반 금지

신기림 기자 2023. 7. 2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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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량시장이 더 불안해졌다.

그동안 원활한 밀공급에 기여한 흑해곡물협정이 결렬된 데에 이어 세계 최대 쌀수출국 인도가 쌀수출 절반에 대한 금수 조치를 내렸다.

쌀수출협회의 크리슈나 라오 회장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었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전쟁 여파처럼 인도는 세계 쌀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인도, 태국에 이은 3대 쌀 수출국인 베트남에서 쌀 가격은 엘니뇨에 따른 공급 우려에 10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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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쌀 소매가격 11% 급등…몬순 폭우에 공급 우려
인도 서부 아메다바드 외곽의 논에서 한 농부가 벼모종을 나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 식량시장이 더 불안해졌다. 그동안 원활한 밀공급에 기여한 흑해곡물협정이 결렬된 데에 이어 세계 최대 쌀수출국 인도가 쌀수출 절반에 대한 금수 조치를 내렸다.

몬순 폭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에 따른 인도 국내 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중단과 이상기후 엘니뇨에 따른 불안한 날씨가 맞물리며 글로벌 식품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인도 몬순폭우에 쌀수출 반토막

2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 식품부는 성명을 통해 "비바스마티 백미의 적절한 가용성을 보장하고 국내 시장의 가격 상승을 완화하기 위해 인도 정부는 수출 정책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12개월 동안 인도에서 쌀 소매가격은 11.5% 뛰었다. 몬순 폭우로 인해 농작물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고 소매 쌀가격은 한 달 만에 3% 급등해 정부가 늦었지만 쌀수출 절반을 금지한 것이다.

수출 금지되는 품목은 비바스마티 백미와 깨진 쌀로 지난해 인도 쌀수출 2200만톤 중에서 약 1000만톤을 차지해 절반 수준이다. 벼를 물에 담근 뒤 찌고 말려서 도정한 쌀인 파보일드 라이스는 금지대상에서 제외됐고 2022년 740만톤 수출됐다.

이번 조치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식품 인플레이션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모디 정부는 2022년 9월에도 쌀수출을 제한한 데 이어 밀수출 금지도 연장했다. 또 사탕수수 수확량이 줄면서 올해 설탕수출 역시 제한했다.

쌀수출협회의 크리슈나 라오 회장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었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전쟁 여파처럼 인도는 세계 쌀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쌀재배지 엘니뇨 여파에 강우량 급감

쌀은 전세계 30억인구의 주식이며 물이 많이 필요한 작물로 기후변화에 따른 엘니뇨로 강우량이 급감한 아시아 지역에서 거의 90%가 재배된다. 라오 회장은 "인도의 갑작스러운 쌀 수출금지는 다른 나라에서 물량을 대체할 수 없는 바이어들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우려했다.

라오 회장에 따르면 태국, 베트남에는 쌀 재고가 부족하고 세계 최빈국이 모인 아프리카의 바이어들은 인도의 쌀금수 조치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도산 쌀을 주로 구매하는 국가들은 베냉,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토고, 기니, 방글라데시, 네팔 등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번 조치의 가장 직접적 이유는 기후변화에 따른 공급 부족우려다. 지난 몇 주 동안 인도 북부에 내린 폭우로 펀자브와 하리아나를 포함한 주에서 새로 심은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 논이 일주일 넘게 물에 잠겨 새로 심은 모종이 파괴되었고, 농부들은 물이 물러나 다시 심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다른 주요 벼 재배 주에서는 농부들이 논 못자리를 준비했지만 강우량이 충분하지 않아 모종을 이식할 수 없었다. 뉴델리가 쌀 수매가를 인상한 후 벼 재배 면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지금까지 농부들은 모를 심은 면적은 지난해보다 6% 줄었다.

게다가 인도, 태국에 이은 3대 쌀 수출국인 베트남에서 쌀 가격은 엘니뇨에 따른 공급 우려에 10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베트남에서 5% 깨진 쌀은 톤당 515~525달러로 2011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인도의 5% 깨진 파보일드 라이스는 톤당 421~428달러로 5년 만에 최고를 갈아 치웠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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