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세요, 줄!"…물고기도 '줄 서서'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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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도망가야 하는 위기 상황에서 인간을 포함한 많은 육상 동물은 앞다퉈 빠져나가려는 행동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열대어 '네온테트라'는 그물망이 위협할 때도 열 맞춰 대피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오흘리 듀퐁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 생물물리학 박사 연구팀은 공간이 몹시 붐비거나 비상 대피 상황이 발생할 때 종마다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소형 열대어 '네온테트라'가 어떤 집단 행동을 보이는지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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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도망가야 하는 위기 상황에서 인간을 포함한 많은 육상 동물은 앞다퉈 빠져나가려는 행동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열대어 '네온테트라'는 그물망이 위협할 때도 열 맞춰 대피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연구진은 열대어류의 하나인 네온테트라(학명 Paracheirodon innesi)가 줄 서서 좁은 길목을 지나간다는 관찰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리포트(Science Reports)'에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오흘리 듀퐁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 생물물리학 박사 연구팀은 공간이 몹시 붐비거나 비상 대피 상황이 발생할 때 종마다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소형 열대어 '네온테트라'가 어떤 집단 행동을 보이는지 관찰했다.
연구팀은 가로 40cm, 세로 20cm인 수조를 제작했다. 수조의 한쪽 벽에는 지름을 1.5cm에서 4cm까지 조절할 수 있는 동그란 대피 구멍을 만들었다. 이후 미지근한 물을 수심 10cm가 되도록 채운 뒤 네온테트라 30마리를 풀어놨다. 네온테트라는 몸길이 3cm, 몸통 너비는 약 0.5cm 정도 되는 아주 작은 물고기다.
연구팀은 네온테트라가 위협을 느낄만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어망을 수조 안에 넣어 휘휘 저으며 네온테트라들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그 결과 네온테트라 30마리가 한꺼번에 같은 대피 구멍으로 헤엄침에도 불구하고 병목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네온테트라는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순서가 올 때까지 출구 앞에서 줄을 서서 '대기'했다. 덕분에 몸통이 서로 충돌하는 일도 없었다. 평소보다 더 빠른 속도를 내는 물고기도 없었다. 모든 물고기가 일정한 속도로 탈출구를 향해 헤엄쳤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네온테트라에게는 자신들이 선호하는 '사회적 거리'가 존재한다"며 "물고기도 병목현상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순서를 기다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네온테트라와 비슷하게 서로 거리를 유지하며 줄을 서서 이동하는 생물종으로는 개미가 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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