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조지 플로이드' 사건 시위대에 166억원 합의금 준다

총 1300명 넘는 시위자에 1200만원씩 지불키로 합의
법원 “뉴욕 18곳서 ‘부적절한 최루액 및 불법 진압’”
경찰 “불법 관행 개선 중, 시민 보호에 최선 다할 것”

[이데일리 김영은 기자] 뉴욕시가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다가 체포된 시위대에 166억원이 넘는 합의금을 지불하게 됐다. 이는 미국 시위대 집단 소송에서 책정된 합의금 중 최대 규모다.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백인 경찰에게 목을 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시위대가 2020년 6월 30일 경찰차를 전복시킨 뒤 차량 위에 올라가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AFP)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2020년 5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이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무릎으로 목을 눌러 숨지게 한 사건이다. 당시 CNN, AP통신 등은 플로이드 사건과 관련된 시위가 최소 75개 도시에서 이어졌고 25개 이상 도시가 시위대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원고인 시위대측의 변호인은 뉴욕시가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시위 도중 체포된 1300명 이상의 시위자에게 총 1300만달러(약 166억 5820만원)를 지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욕시는 2020년 5월 28일부터 6월 4일까지 뉴욕 경찰이 체포한 시위대 1300명에게 각각 9950달러(약 1274만원)를 지급하기로 원고 측과 합의했다. 변호인은 “미국에서 시위대에 지급된 집단 소송 합의금 중 최대 규모”라며 “수많은 시위대가 금전적 보상을 받은 건 축하할 만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뉴욕시가 경찰의 폭력을 제재하지 않는다면 뉴욕 시민들은 이처럼 계속 수백만원의 세금 피해를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막대한 합의금은 경찰의 불법성을 인정한 법원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 지방법원은 시위대가 유니언스퀘어, 센트럴파크, 바클레이스 센터 등 뉴욕시 18개 장소에서 과도한 무력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법원 문서에는 부적절한 최루액 및 진압봉에 의한 폭력, ‘케틀링’(kettling)과 같은 불법 행위가 있었다고 적시됐다. 케틀링은 경찰이 시위대를 좁은 공간에 강제로 몰아넣고 포위해 가두는 행위를 뜻한다.

원고 측 시위자 사비트리 더키는 성명을 통해 “2020년 우리가 항의했던 폭력적인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흑인을 비롯해 인종적인 이유로 경찰에 의해 폭행을 당하고 기소되고 투옥되고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경찰청 역시 성명을 내 반박에 나섰다. 경찰은 “2020년부터 벌어진 시위를 처리하기 위해 불법적인 관행을 개선해왔다”며 “뉴욕시와 경찰은 시민의 안전과 평화적인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뉴욕시는 지난 3월 뉴욕 브롱스 자치구에서 체포된 다른 시위대 300여명에게도 약 700만 달러(약 89억 6070만원)의 합의금을 지불했다.

김영은 (0silver@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