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류 시설 와서 취재하세요‥단, 일부 매체만"

신수아 newsua@mbc.co.kr 2023. 7. 21. 13: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료사진

오염수는 '여름 무렵' 방류한다. 일본 정부의 굳은 방침입니다. 방류 시기가 8월 말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그간 일본 국내 어민 설득에 주력했던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이젠 전방위적 국제 여론전을 펼치기로 한 듯합니다.

이번주 일정들이 다양했습니다. 18일,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한국 기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명회를 열었고요. 19일에는 한국과 중국·홍콩 등 46개국 주일 대사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방류 계획은 안전하다는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21일, 오늘은 도쿄전력이 외신을 상대로 방류시설 현장 취재 행사를 열고 있고요. 큰 일정만 짚어봐도 국제 여론전 방식이 다양해졌죠.

■ "방류시설 와서 취재하세요‥단, 일부 매체만"

특히 드물게 현장취재 기회가 생긴 게 오늘입니다. 도쿄전력은 외신을 상대로 오늘 하루 후쿠시마 제1원전 내부 현장을 둘러볼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다핵종제거설비(알프스,ALPS)와 오염수 방류 설비인 해저터널 등을 둘러볼 수 있다고 알렸습니다. MBC를 포함해 도쿄에 있는 많은 특파원들이 지원했고요.

그런데 도쿄전력은 외신을 자의적으로 선별했습니다. 기준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형평성을 위해 추첨을 한다거나 선착순으로 제한을 두는 방식은 아니었다는 것만 압니다. 선별 결과, 지상파 방송사 3곳 중에는 MBC만 탈락했고, 신문·통신의 경우 한겨레만 탈락했습니다. 종편 방송사 중에서는 JTBC, 채널A가 떨어졌습니다.

도쿄전력에게 MBC는 왜 떨어졌는지 물었습니다.

<도쿄전력 관계자 통화> - 언론사 선정 방법은 무엇이었나요? = 선정 방법에 대한 구체적 답변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이번에 상당히 많은 미디어에서 참가 신청을 했습니다. - 얼마나 많은 미디어가 신청했길래 그런가요? = 구체적인 숫자 등에 대해 답변은 어렵습니다. - 추첨으로 뽑았나요? = 선정 방법에 대한 구체적 답변은 하지 않겠습니다. - 방송과 신문, 통신사들 중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요? = 공평성을 위해 답변을 하지 않겠습니다.

도쿄전력은 현장취재 기회를 어떤 매체한테만 주고, 어떤 매체에게는 왜 허락하지 않는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도쿄전력은 외신을 대상으로 오늘 오전 1시간 동안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처리수'('오염수'의 일본 표현)의 안전성을 다시 설명했습니다. 알프스 '처리수' 희석 설비와 운용은 안전하고, 국제 안전 기준과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 "방류 반대·우려는 없었다"‥이 한 줄만 남은 대사관 설명회

그제(19일) 열린 46개국 주일대사관 대상 설명회는 어땠을까요? 이 설명회는 비공개 행사였다가, 다음날 일본 아사히신문의 보도로 "방류 반대와 이견은 없었다"는 내용만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우리 대사관이 이 설명회에 참석한 건 맞다면서도, 무슨 의견을 냈는지 따로 공개할 의향은 없다고 밝히면서 취재진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브리핑, 20일> <질문> 그 설명회는 그 내용에 대한 부분이 비공개인가요, 공개인가요? <답변>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그걸 비공개, 공개로 판단할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해당 국가 초청을 해서 했는데 그게 비공개라는 말이 성립이 안 되지 않나요? <질문> 그러면 거기서 질의응답도 오가고 내용도 오갔는데 오간 내용이 정리가 돼 있습니까? <답변> (박구연 국조실 국무1차장) 정부 자체적으로는 대사관 차원에서 판단은 했습니다. 특별하게 기존에 저희가 인지하고 있는 내용이나 설명 들었던 것하고 큰 차별성은 없기 때문에…

설명회에 특별한 내용이 없어서 국민에게 공개할 것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각국에서 특별한 이견이 없었다"는 일본 정부 입장만 기록으로 남았습니다. 아사히신문은 "외무성에 따르면 참가자들로부터 IAEA 보고서의 내용이나 정부의 대처에 대한 질문은 있었지만 찬반이나 우려의 표명은 없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자료사진

■ "촬영·녹음 금지"‥"오염수 아닌 '처리수'"

앞서 19일에는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온라인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일본 외무성, 경제산업성, 도쿄전력의 프레젠테이션 설명이 1시간 정도 이어졌고, 통역 시간을 포함해 질의응답 시간이 2시간 이뤄졌습니다.

일본 매체 소속 기자들은 외신을 대상으로 이런 브리핑을 가지는 건 한국이 처음 아니냐는 형식적인 면에 의미를 부여했는데요.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던 저로서는 답변은 원론적이었고, 무엇보다 기사화에 많은 제약 조건이 뒤따랐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방송용 영상 취재는 금지됐고, 내용 인용도 정부 관계자로만 가능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한국 언론이 '오염수'라는 표현으로 질문하는 것부터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일본 정부가 "'처리수'로 표현을 바로 잡겠다, 한국 측에 다시 처리수의 안전성을 설명하겠다"면서 관련 대화가 길어지기도 했으니까요.

원론적인 답변을 이어가던 일본 정부는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은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 피해를 막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오늘 이 브리핑을 여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이번 주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전방위적 국제 여론전이 이뤄졌습니다. 원전 현장은 공개하지만 외신 선별, 설명회를 열지만 촬영은 금지… 이번 주 일정마다 구색 맞추기식 홍보라는 지적이 따라붙는 이유입니다.

신수아 기자(newsu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world/article/6506149_36133.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