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화엄사에만 있는 '이것'…산사의 변신은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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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와 사하촌.
지리산 화엄사가 버려지는 커피 원두 마대자루를 수거해 굿즈(Goods)를 제작해 출시할 예정입니다.
ESG와 산사가 어울리지 않는 것도 같지만, 산사를 둘러싼 자연 환경과 부처님 아래 평등구조, 베풂의 가치를 실현하는 화엄사의 행보를 보면 ESG경영과 다름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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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가 추구하는 가치 담아…ESG경영과 묘한 어울림
산사와 사하촌. 산 속에 있는 절 아래에는 신도나 관광객들을 위한 마을이 있습니다.
수학여행으로 자주 갔던 불국사나 팔만대장경을 소장한 해인사 등 유명 사찰 앞에는 늘 호주머니 돈을 노린 기념품점과 함께 식당과 숙박업소들이 밀집해 있죠. 그런데 대부분 기념품을 보면 똑같은 모양에 '○○방문기념'이 큼지막하게 써 있습니다.
80~90년대 유행하던 기념품점이 여전히 산사를 찾는 손님을 유혹하고 있어, 사하촌의 골목상권도 과거에 머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대에 맞춘 산사 기념품은 없을까요? 그런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지리산 화엄사가 버려지는 커피 원두 마대자루를 수거해 굿즈(Goods)를 제작해 출시할 예정입니다. 친환경 브랜드인 '저스트 크래프트'와 협업해 탄생한 제품들입니다.
출시 예정인 굿즈를 보니 나무색 패블릿 원단에 붉은 홍매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 홍매화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화엄사의 화엄매입니다. 가까이 보니 마대자루를 재활용했습니다. 가방 크기도 종류별로 있고, 텀블러에 끼우는 홀더도 있습니다. 만듦새가 훌륭합니다.
산업 폐기물로 버려질 뻔 한 커피 마대자루를 10단계 공정과 40년 이상 경력의 봉제 장인들이 직접 재단하고 연화 작업을 거쳤습니다. 모든 작업은 수작업으로 이뤄졌습니다. 불교적인 느낌은 보이지 않고 일상 아이템으로도 충분해 보입니다.
한쪽 구석에 새겨 놓은 '화장(華藏)'이라는 단어만 화엄사를 의미하는 일종의 암호같은 역할을 합니다. '화장'은 '부처님이 태어난 나라가 큰 연꽃인데 그곳에 삼라만상이 간직되어 있다'는 의미인 연화장세계(蓮華藏世界)에서 나온 단어입니다.1852년 추사 김정희가 쓴 현판이 화엄사 보제루에 현판으로 걸려 있습니다.
최근 이런 리사이클링 제품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데, 친환경일뿐 아니라 기업의 가치 또한 바꿀 수 있어 인기입니다. 또, 최신 트랜드인 ESG와도 부합합니다.
ESG와 산사가 어울리지 않는 것도 같지만, 산사를 둘러싼 자연 환경과 부처님 아래 평등구조, 베풂의 가치를 실현하는 화엄사의 행보를 보면 ESG경영과 다름이 없습니다.
실제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은 지난 2021년 제1회 국립공원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고, 올해 2월에는 지리산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 하기 위해 '화엄사 연기암 어머니의 길'에서 환경 정화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화엄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자연을 소중한 유산으로 여기며 자연과 환경 보전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덕문스님은 "굿즈 제작은 폐기물로 버려지는 커피마대자루를 조금이나마 환경을 위한 가치의 재탄생과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올바른 행동"이라고 말했습니다.
화엄사 굿즈는 다음달 5일 화엄사 석경관 카페 '화장'에서 공개합니다. 같은 날 화엄사에서는 제3회 모기장영화음악회가 열리기도 합니다.
한여름 산사를 찾아 영화음악제도 보고 굿즈 하나 구입하면 어떨까요? 화엄의 가치 또한 함께 담아갈 수 있습니다.
[정치훈 기자 pressjeo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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