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쇼] 황석환 "제방 터지면 제방만? 똑같은 상황은 절대 반복되지 않는다"
- 극한호우는 신조어, 통계적으로 늘어난다
- 충남 청양, 이틀간 전국 10년 먹을 물 쏟아져
- 올해 같은 비 계속 오면 인프라 무용지물
- 비 더 오니 제방 높이자? 궁극의 해결책 아냐
- 물 빼고, 담아둘 그릇 키우는 데 집중해야
- 저수지도 위험, 아직 사고 안 났지만 관심 필요
- 짓지 말고 대피 시키자? 일종의 '트릭'
- IT 기술로 대피? 100% 안전책 은 아냐
- 대비할 시간? 5년, 10년도 멀지 않은 기간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3년 7월 21일 (금)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황석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
▷김태현 : 정치권이 주목하는 어젠다를 던지는 정치쇼 어젠다 시간입니다. 올여름에 장마, 이미 12년 만에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내고 있는데요. 문제는 지난주 단 이틀 내린 비로 이런 참사가 났다는 거지요. 심지어 이런 비가 사실상 매년, 매여름마다 반복되고 있다는 겁니다. 기후변화가 뉴노멀이 됐다 뭐 이런 자조 섞인 얘기도 나오는데요. 왜 지금 당장 이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되는 건지 연속기획으로 다뤄봅니다. 오늘 첫 시간, 이른바 대홍수의 시대입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하천연구본부 황석환 박사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황석환 : 안녕하세요.
▷김태현 : '대홍수의 시대' 저희가 제목을 이렇게 뽑았거든요. 저희가 알기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나라 최고 전문가 중에 한 분으로 황 박사님을 모셨는데요. 연구원에서 돌발홍수 이걸 연구하신 것이라고 제가 알고 있거든요. 돌발홍수 이게 뭡니까?
▶황석환 : 돌발홍수라고 쉽게 말씀드리면 결국은 갑자기 발생하는 홍수라고 해석할 수 있는 건데, 그걸 조금 더 쉽게 말씀드리면 예측하기 어려운 홍수. 그러니까 대부분 홍수는 예측하기 어렵잖아요.
▷김태현 : 그러니까 자연재해잖아요.
▶황석환 : 네. 그런데 최근에 더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홍수들이 많으니까 그런 것에 대해서 과거와는 패턴이 다른 그런 홍수들을 연구하는 학문이고요. 그러니까 돌발홍수는 도시홍수라는 말이 더 일반적이기는 해요.
▷김태현 : 도시홍수요?
▶황석환 : 네. 지금까지는 우리 기술적인 측면에서 도시홍수라고 많이 썼는데요. 그러면 시골홍수가 있는 것이냐 일반인들은 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 지금 패턴하고 가장 맞는 말은 돌발홍수인 것 같아요.
▷김태현 : 그러면 그 얘기는 예전에 한 10년 전, 20년 전에는 이번 올여름에 홍수가 올 겁니다, 이 정도 피해가 날 겁니다라고 하는 기상청의 예측이 어느 정도 맞았는데 지금은 기상청의 예측이 무의미할 정도의 갑작스러운 홍수가 온다 뭐 이렇게 이해하면 되는 겁니까?
▶황석환 : 그러니까 지금 말씀하신 게 핵심인 게 결국은 기상청의 기술이 예전보다 떨어져서가 아니고 기술은 더 좋아졌는데 그만큼 패턴이 더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라는 겁니다.
▷김태현 : 박사님, 이거는 뭐예요? 최근에 재난문자 저도 받아봤는데 극한호우.
▶황석환 : 극한호우요?
▷김태현 : 집중호우라는 말은 너무나 많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극한호우라는 재난문자는 저는 올해 처음 들어본 것 같은데요. 이거 신조어잖아요.
▶황석환 : 저도 올해 처음 받았고요.
▷김태현 : 아, 그래요?
▶황석환 : 네. 그게 작년에 서울 침수가 났었잖아요. 그러니까 서울 침수가 났는데, 실제 이렇게 짧은 기간 안에 쏟아붓는 아주 많은 비를 어떤 예측을 하고 예보를 하는 것은 조금 어려웠어요. 그러니까 정보를 드리기가 어려웠던 거지요. 사실 못 받아보신 이유가 그거예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정보를 안 드릴 수는 없는 거예요. 피해가 나니까요. 그래서 기상청에서 올해부터 이 정도 수준이 되면, 뭐 1시간 동안 50mm, 또 3시간 동안 90mm, 그리고 1시간에 72mm 정도 오면 이거는 극한 수준을 넘어갔고 어디든 잠길 수 있는 수준이다 해서 올해부터 재난문자를 날리게 된 겁니다.
▷김태현 : 문제는 올해도 끝인지 아닌지 모르겠고 내후년이 더 문제인데요. 저희같이 과학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그냥 경험적으로 작년에도 이랬고 올해도 이러니까 내년도 그렇겠지라고 그냥 경험적으로 예측할 뿐이거든요, 감으로. 그런데 저희 같은 사람들의 이런 예측이 과학적으로나 통계적으로 뒷받침되는 근거가 있는 예측입니까?
▶황석환 : 통계적으로 근거가 있지요.
▷김태현 : 그래요? 어떤 근거가요?
▶황석환 :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게 일반인들이 체감하는 수준이 결국은 그게 장기간 가게 되면 그게 과학이 되는 거거든요.
▷김태현 : 그래요?
▶황석환 : 그러니까 과학적인 근거를 보면 보통 최근에만 봐도 그렇잖아요. 저희가 체감을 하잖아요. 2020년, 2022년, 올해 이렇게 대규모 피해가 나니까 이거는 일반인들이 느낀다라면 결국은 그게 과학에 근거를 한 건데요. 거기에는 과학적으로 본다라면 우리가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고 있고.
▷김태현 : 모든 문제의 근원인 지구온난화.
▶황석환 : 그렇지요. 어찌 됐든 걔를 우리가 지금 주적으로 봐서 그런 것도 있지만, 지금 저희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걔가 가장 큰 원인 요소인 거예요.
▷김태현 : 왜 지구온난화가 가장 큰 원인이에요?
▶황석환 : 결국은 사람이지요. 사람들이 결국은 지구온난화를 시킬 수 있는 이산화탄소나 자동차. 우리가 자동차도 그렇고 집안의 난방도 그렇고 석탄도 때고 석유도 때고 하다 보니까 그런 것들이 결국은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우리가 얘기하는 대기 요소들이잖아요. 그런 걸 사람이 만들어놓고 결국은 그 피해가 사람한테 돌아오는 거지요.
▷김태현 : 그러면 지구온난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앞으로 이런 이상기후가 더 많아질 거고 비가 많이 올 거고, 그것도 집중적으로 짧은 기간 안에. 그러면 홍수가 더 많이 날 것이다 이게 일반적인 예측이고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다는 말씀이신데요.
▶황석환 : 네.
▷김태현 : 그러면 우리가 제방 쌓고 막 이러잖아요. 그게 제방의 높이 같은 것 결정할 때 나라에서 이전까지 비가 이 정도 왔으니까 여기는 이 정도 제방이면 충분할 거야라고 쌓았잖아요. 그거 전부 다 백지에서 검토해야 된다는 얘기인가요?
▶황석환 : 지금 수준에서는 다시 고려를 해야 된다는 건데, 거기에는 일단 수치적으로 과거에는 우리가 100mm 정도 비가 왔을 때 버텼으니까 앞으로는 그거 안 되니까 150mm 정도 버티는 것으로 하자. 최근까지 이래 왔어요. 그런데 그거는 전체적으로 궁극의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거지요. 그 많은 제방만 올린다고 해서, 그러면 그 물은 다른 데로 갈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도시 같은 경우에는 물을 빼내는 것도 필요해요.
▷김태현 : 배수시설 필요하지요.
▶황석환 : 그렇지요. 그렇기 때문에 어디에다 담아두는 그릇을 키우는 것에 집중해야지. 지금까지는 가장 쉬운 게 그거였거든요. 설계기준 올리는 것은 쉽거든요.
▷김태현 : 어떻게 보면 너무 쉬울 수 있는.
▶황석환 : 그렇지요, 가장 쉽거든요. 그러니까 그렇게만 접근을 했습니다.
▷김태현 : 그러면 어쨌든 그게 배수시설이라든지 제방이라든지 그런 기존의 기반시설들을 전부 다 백지에서 재검토해야 되는 것은 맞다.
▶황석환 : 그렇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런 얘기들도 하잖아요. 사실 장마가 이상하다, 기후위기가 실제로 코앞까지 닥친 것 아니냐 이런 얘기들도 계속 나오고요. 특히 서울 도심에서 작년에 물난리가 나면서 이런 얘기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일반인들 사이에서는요.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감하고 있었던 문제인 건가요? 아니면 전혀 예상 못했던 문제인 건가요?
▶황석환 : 예상하고 있었지요.
▷김태현 : 그래요?
▶황석환 : 그런데 이렇게 말씀드리면 그러면 예상했는데 뭐 했냐? 이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런 얘기들은 계속 공론화됐던 얘기들이고, 그런데 그게 언제 온다라는 것을 딱 짚지는 못했던 거지요. 그런데 최근에는 거의 반복적으로 매넌 일어나니까 이제는 어느 정도는 일상생활에 들어왔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거지요.
▷김태현 : 앞으로 이런 비가 최근에 뉴스만 보면 이런 거잖아요, 뭐 500년에. 기사 보니까 충남 청양에 이틀 만에 500mm가 내렸다. 이거는 확률상 1000년에 한 번 올까말까 한 확률이다 이런 보도도 있던데 앞으로 이런 일들이 더 자주 일어날 수 있다는 말씀이신 거예요?
▶황석환 : 그렇지요. 청양이라는 데는 한 3만 명밖에 안 살 거예요. 그런데 그 면적에다가 그 500mm를 다 깔아보면, 실제로 전국에 시민들이 그 물을 먹는다고 치면 결국 한 10년 동안 먹을 물이 이틀 동안 온 거예요. 실제로 그런 것들은 과거에는 없었던 패턴이잖아요. 그런데 계속 나오고 있다는 거지요. 작년에도 그렇고 2020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그러면 내년에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것이지요.
▷김태현 : 더한 상황이요?
▶황석환 : 그렇지요. 이거는 왜 그러냐 하면 지금 들어온 것은 우리가 발생했던 것이고요.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따지면, 그러니까 우리가 이 정도의 더 포화될 수 있는 상황으로 따지면 이것보다 훨씬 더 높은 것이라는 거지요.
▷김태현 : 그러면 올해 나왔던 장마, 극한호우 이것보다 더 심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황석환 : 그래서 1000년 빈도 얘기했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저희가 1000년 산 사람 없잖아요.
▷김태현 : 없지요.
▶황석환 : 그러니까 200년 넘어가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아주 심각한 홍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게 상황이 너무 안 좋다 앞으로도 이런 호우가 올 수도 있고 그러면 대홍수로 번질 수도 있다라는 위험성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러면 문제는 이제 어떻게 대비를 하고 우리는 여기서 어떻게 살아가야 되느냐 이거 아니겠습니까?
▶황석환 : 네.
▷김태현 : 오늘 조금 시간 좀 있으시지요?
▶황석환 : 네.
▷김태현 : 가지 마시고 조금 계셔 주시면 이거 광고 듣고 2부에서 조금 더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황석환 : 알겠습니다.
▷김태현 : 1부에 이어서 정치쇼 어젠다 대홍수의 시대 계속 이야기를 나눠 볼 건데요. 한 청취자 분께서 "점점 더하겠네요, 극한호우. 무서워요, 준비를 해야 하는데." 하셨는데요. 준비를 저희가 2부에서 한번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저희가 그런 얘기 나눴잖아요. 박사님 말씀이 제방이라든지 배수시설이라든지 전부 다 재검토를 해야 된다 이런 말씀을 주셨는데. 그러면 지금 대비되고 있는 것, 지금의 인프라. 이거 완전히 대비가 전혀 안 된다는 거지요? 지금 있는 시설물들은요.
▶황석환 : 올해 같은 그런 비가 온다라면 지금 있는 시설물로는 방어하기가 힘들고요. 그런 의미이고요. 그러니까 이것보다 작은 호우들은 어느 정도 할 수 있는데, 그런데 앞으로 이런 호우들이 계속 발생한다라면 결국은 어디인가는 계속 무용지물이 된다라는 의미가 되겠지요.
▷김태현 : 지하차도 얘기 하나씩 해 볼게요. 이번에 오송 지하차도에서 많은 참사가 일어났는데요. 사실은 저도 운전하고 다니면서 지하차도를 항상 지나다니거든요. 아마 대한민국에 차 타고 다니시는 분 중에서 하루에 지하차도 한 번 안 지나가는 사람 없을 겁니다. 그 정도로 우리나라에 많은데요. 이 지하차도 같은 경우에는 만약에 하천이 범람을 해서, 또는 비가 많이 와서 순식간에 밀려들어오면 이걸 막으려면 어떻게 방제작업 같은 것을 해야 되는 거예요? 그러면 지하차도 새로 짓거나 이래야 되는 거예요?
▶황석환 : 그러니까 이번 같은 경우에는 지하차도라기보다는 지하터널에 가까워요. 한 500m씩 되니까요. 지하차도는 그래도 뭐 한 50m 이렇게 금방 지나갈 수 있는데 이건 지하터널에 가깝기 때문에요. 이런 경우에는 우리가 간단하게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뭔가 거기에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든가 아니면 하천에서 영향을 안 받는 곳에다가 옮겨서 만들든가 두 가지밖에 없거든요.
▷김태현 : 그러면 하천에서 영향을 안 받는 곳에다 옮겨지으려면 현실적으로 도로를 완전히 다시 깔아야 되잖아요.
▶황석환 : 그렇지요.
▷김태현 : 그건 조금 어려울 것 같고요.
▶황석환 : 그게 어려우면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물을 저장해서 배출할 수 있는.
▷김태현 : 일종의 배수구? 저류시설?
▶황석환 : 배수시설이지요. 그걸 만들어야 되는, 그러니까 선택이에요. 반드시 둘 중에 하나는 선택해야 되는 거예요.
▷김태현 : 지금 보면 무슨 아이디어 차원에서 이런 얘기들도 나오잖아요. 어느 정도 수위가 올라가면 앞에 차단막이 올라가서 차를 아예 못 다니게 하는 자동통제하게 하는 시스템을 만든다든지 그런 건 전혀 효과가 없을까요?
▶황석환 : 아니, 효과 있지요. 그런데 그게 우리나라에서 짠하고 나타난 아이디어가 아니거든요.
▷김태현 : 아, 원래 있던 거예요?
▶황석환 : 일본에서는 지금 상용화가 돼 있어서 다 차단시설이 있어요.
▷김태현 : 자동으로, 예를 들면 우리나라처럼 교통경찰이 가서 무슨 바리케이드 세우고 이런 게 아니라 자동으로 차단막이 올라와서 차 못 다니게 하는 그런 시설이 일본에 있다는 말씀이신 거지요?
▶황석환 : 그렇지요. 워낙 많으니까, 그걸 다 사람이 할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일본 같은 경우에는 주로 풍선같이 우리 옆으로 쭉 풍선을 터뜨리면 얘가 길에 이렇게 풍선이 부풀어 올라요. 그러면 차가 지나가다 부딪혀도 안전하겠지요. 대신 차단효과는 있고. 이런 형태들이 과거부터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는 지금까지 지하차도에 대한 부분들이 사고가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었잖아요, 부각된 게. 그러다 보니까 최근에 와서는 이게 필요하다고 했는데. 다양한 방법들이, 아이디어가 있어요. 아직까지는 그게 실용화를 못 한 거지요.
▷김태현 : 이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건데 예를 들면 반지하에서 작년에 사고가 났습니다. 빌딩으로 빗물이 들어와서 사망사고가 있었어요. 그러니까 빌딩 입구에 반지하 앞에 차단막을 설치하자 이 얘기를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제방이 문제가 생겼어요. 제방을 높이자, 제방을 튼튼히 하자 이 얘기를 해요. 지하차도 문제가 생기니까 그러면 지하차도 앞에 일본처럼 차단막을 세우자 이런 얘기하잖아요. 지금 나와 있는 것 말고 박사님 보시기에 선제적으로 어디가 만약에 비가 엄청나게 오면 이런 데가 위험할 것 같은데 거기를 다시 한번 들여다봐야 돼, 사고나기 전에 선제적으로. 이렇게 보고 계신 데가 한 군데 있을까요?
▶황석환 : 지금 보고 있는 데는, 저는 저수지 같아요.
▷김태현 : 저수지요? 저수지 많잖아요.
▶황석환 : 저수지 많은데 아직까지 그게 크게 터진 데는 없잖아요.
▷김태현 : 이번에도 강이었고.
▶황석환 : 그렇지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우리가 말한 대로 제방이 터지면 제방만 봤어요. 그다음에 지하차도가 터지면 지하차도만 보고.
▷김태현 : 그러니까 사고난 데 쫓아다니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다 끝나요.
▶황석환 : 그렇지요. 그러니까 우리가 반지하를 하면 차수막만 본 거지요. 그러니까 이렇게 하다 보니까 원인은 비슷하잖아요. 물이 넘쳐서, 아니면 물이 차서 한 건데. 그렇게 다양한 걸 봐야 되는데 지금까지는 사고난 것에 대한 대책만 본 거지요. 그러니까 이게 똑같은 상황들은 절대 반복되지 않거든요. 유사한 상황들이지. 그런데 그런 것들을 봤더라면 조금 더 대책이 다양화되고 저희가 안전했을 수도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계속 그렇게 단편적인 것만 봐왔었지요.
▷김태현 : 그래서 보고 계신 데가 저수지요?
▶황석환 : 저수지도 위험축에 들어가 있을 겁니다.
▷김태현 : 그건 왜 그래요?
▶황석환 : 저수지는 결국은 우리가 얘기하는 댐처럼 아주 큰 시설은 아니기 때문에, 이게 뭐 콘크리트처럼 아주 차수를 잘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냥 제방처럼 쌓아놓은 거니까요.
▷김태현 : 강은 댐이 수위조절을 하니까 어느 정도 통제가 되는데 저수지는 그렇지 않다? 인공호수 뭐 이런 것?
▶황석환 : 그렇지요. 너무 많잖아요.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기 때문에.
▷김태현 : 왜냐하면 도심, 신도시에 인공호수 없는 데가 없고, 지방에는 농사 때문에 저수지가 없는 데가 없거든요.
▶황석환 : 그렇지요. 그런데 이게 관리가 힘들잖아요, 너무 많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은 아직 사고가 안 나서 그렇지 집중, 관심을 가지고 봐야 되는 부분도 맞아요.
▷김태현 : 그러면 도심에 있는 인공호수나 지방에 있는 저수지에 제방을 넓게 둘러싸야 되는 거예요, 아니면 배수시설을 막 만들어야 되는 거예요?
▶황석환 : 배수시설을 일단 잘 만드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저수지라는 것은 실제로 우리가 얘기하는 홍수를 막자는 측면보다는 농번기에 물을 쓰자는 측면이 강하니까 그런 측면에서는 우리가 얘기하는 홍수기능을 강화하기는 어렵습니다.
▷김태현 : 작년에 아마 정부에서 이런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서울시내 강남지역의 하천이 범람했을 때 IT기술을 써서 하천 범람 실시간 모니터링을 해야 된다 이런 얘기도 나왔던 것 같은데 이런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까?
▶황석환 : 그러니까 그런 것은 우리가 얘기하는 구조적 비구조적 얘기를 할 때 비구조적인 방법이라 하는 건데요. 그러니까 대심도터널이나 아니면 지하저류조를 만드는 것은 우리가 짓는 것이니까 구조적이라고 어려운 말을 하고요. 그다음에 그거 말고 사고가 터졌을 때 뭔가 짓지는 말고 빨리 알려서 대피를 시키자 이게 비구조적이라고 하는 건데 그런 방법들이 예측, 예보라는 것들이 있잖아요. 기상예보, 홍수예요. 그런데 일종의 이것은 우리가 얘기하는 트릭이에요.
▷김태현 : 트릭이요?
▶황석환 : 트릭이라고 말씀드리는 게 뭐냐 하면 얘만 가지고 우리가 다 방어하기는 힘들어요. 그러니까 구조적으로 안 됐을 때 우리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차선책인 거지.
▷김태현 : 최후에 홍수를 막고 싶은데 막을 수 없게 되니까 목숨이라도 건지세요, 빨리 대피하세요 이거잖아요.
▶황석환 : 그렇지요. 그리고 구조적으로 다 할 수 없는 부분에서 이런 방법이라도 써보자는 것이지, 이게 우리가 얘기하는 IT든 뭐든 그런 기술이 들어갔다고 해서 100% 안전하게 홍수를 막을 수 있다 이런 의미는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기술이기는 한데 그게 우리의 생명을 반드시 지켜줄 수 있는 그런 안전책은 아니다라는 저희가 명심하고 되는 거예요.
▷김태현 : 근본적인 건 아니다.
▶황석환 : 네.
▷김태현 : 청취자 분께서 "치수가 기본이지만 수해가 발생했을 때 민방위훈련 하듯이 일사불란한 행동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하셨는데 이것도 중요하지만 역시 제일 중요한 건 치수.
▶황석환 : 그렇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런 얘기들 나올 때마다 전문가들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얼마 없어요 이런 얘기들 많이 하잖아요. 박사님 보시기에도 우리에게는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까? 솔직히.
▶황석환 : 제가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걸 알면 제가 아마 다른 일을 할 거예요. 그렇잖아요.
▷김태현 : 그 얘기는 그걸 알면 나는 노벨상이다 뭐 이런 말씀이세요?
▶황석환 : 뭐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진짜 우리가 얘기하는 미신을 믿을 수도 있는데요. 실제로 그걸 제가 자신 있게 언제다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워요.
▷김태현 : 네.
▶황석환 : 그렇지만 지금 말씀드렸었잖아요. 체감하는 것, 일반인들이 체감하는 게 과학이고 일반인들이 체감하는 게 위험이거든요. 그러면 과학자들도 별로 다르지는 않습니다. 대신 그게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가 이런 것을 만들어주는 것뿐이지요. 그렇다라면 지금 상황에서 보면 일반인도 느끼잖아요. 이게 정말 몇 년 전보다 확실히 달라졌잖아요. 그렇다라면 설령 정도는 차이가 있을지라도 이런 것들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라는 것들은, 과학도 그렇고 일반인들 체감도 그렇고요. 그러니까 이게 5년, 10년 이렇게 먼일은 아닌 것 같아요. 5년, 10년이 먼 기간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5년, 10년도 멀다라고 보여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청취자 분들 질문이 들어오는데요. "조만간 지하철도 사고날 듯." "홍수나면 지하철은 문제가 없나요?" 하셨는데요. 국민들이 지하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으신 것 같아요.
▶황석환 : 그렇습니다.
▷김태현 : 지하철 같은 경우도 막 생각해 보면 막 물이 쏟아져 들어오면 방법이 없을 수도 있잖아요. 지하철 같은 데서 이런 참사 안 일어나려면 선제적으로 어떤 대책이 필요해요?
▶황석환 : 아까 말씀드린 대로 지하 시설물은 땅보다 낮잖아요. 그러니까 물이 들어가면 고일 수밖에 없고요. 그렇기 때문에 지하시설물들은 우리가 얘기하는 사고가 났을 때 사고가 예상되는 규모에 따라서 저류공간하고 배수용량을 키워요. 그렇기 때문에 지하철 같은 경우는 상당히 키워놓기는 했는데요. 그게 이게 우리가 얘기하는 겁을 주자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만에 하나라도 사고가 나면,
▷김태현 : 상상 외의 비가 왔다든지.
▶황석환 : 아니면 뭐가 작동이 안 됐다든지 하면 거기도 찰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거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그런 시스템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겠네요. 당장 내년 여름부터라도 오늘 말씀하신 관점들이나 다른 전문가 의견들까지 반영돼서 제대로 해법 나오기를 기대하겠고요. 대홍수의 시대, 다음 주에도 다른 주제로 계속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황석환 박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황석환 :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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