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범고래, 폐경 지나도 '아들'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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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범고래는 폐경이 지난 후에도 아들 범고래를 보호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렌 크로프트 영국 엑시터대 교수 연구팀은 북아메리카 지역의 태평양 연안에 서식하는 범고래를 장기간 분석해 폐경이 지난 어미 범고래가 아들 범고래를 보호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어미 범고래의 보호행동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하려는 행동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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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범고래는 폐경이 지난 후에도 아들 범고래를 보호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식을 통해 유전자를 전달하고자 하는 진화의 산물이란 분석이다. 아들에게만 이러한 보호행동을 보이는 이유는 여러 암컷과 번식할 수 있는 수컷이 유전자를 물려주는 데 더 유리하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다렌 크로프트 영국 엑시터대 교수 연구팀은 북아메리카 지역의 태평양 연안에 서식하는 범고래를 장기간 분석해 폐경이 지난 어미 범고래가 아들 범고래를 보호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50년에 걸쳐 촬영된 범고래 사진 5000장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결과는 2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폐경이 지난 어미 범고래와 함께 지내는 수컷 돌고래는 일반적인 수컷 돌고래보다 이빨자국이 35% 가량 적다는 것을 발견했다. 범고래 무리의 범고래는 인간 외에는 천적이 없기 때문에 같은 범고래로부터만 이빨자국이 난 상처를 입게 된다. 이빨자국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싸움에 적게 노출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미 범고래는 오랫동안 무리에서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들 범고래를 지키는 것으로 추측됐다. 연구팀은 "범고래 무리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어미 범고래들은 다른 범고래의 행동 패턴에 대한 지식을 동원해 아들을 싸움으로부터 떨어뜨리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어미 범고래의 보호행동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하려는 행동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노산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는 건강한 자식의 출산을 돕는 편이 유전자 보존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딸 범고래에 대해서 보호행동을 보이지 않는 까닭도 여러 암컷과 번식할 수 있는 수컷이 자손 증식에 유리하기 때문으로 추측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할머니가 속한 가족집단이 생존율이 높다는 '할머니 가설'이 범고래 사회에도 적용된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폐경 이후 어미 범고래가 아들 범고래를 지키는 데 몰두하면서 손주들의 생존율이 크게 오른다는 것이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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