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 의료비 부담 ‘껑충’…평균 31만원 더 썼다
2019년 209만원과 비교해 31만원 늘어
저소득층 의료비 137만원으로 오히려 줄어
입원 가구 병원 수납비 1년 새 33만 6710원 늘어
한약 지출 55만원에서 45만원으로 줄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난 2020년 한 해 의료비로, 가구당 평균 240만 원을 썼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되기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30만 원가량을 더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 보면 건강기능식품이나 한약 구입비는 줄었는데, 병원⋅약국에서 입원⋅진료⋅처방을 받으면서 내는 비용이 크게 늘었다.
21일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2020년도 한국의료패널 기초분석보고서(I)’에 따르면 지난 2020년 6134가구, 1만 3443명을 대상으로 가계 실질 부담 의료비를 조사한 결과 한 가구당 240만 4234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9년 209만 2580원과 비교하면 14.8%(31만 1654원) 늘어난 것이다.
한국 의료패널이 조사하는 실질 부담 의료비는 다치거나 병에 걸려 병원⋅약국에서 진료⋅처방 받는 것뿐만 아니라, 평소 건강 관리를 위해 건강기능식품(영양제), 의료기기를 구입하는 비용, 병원에 갈 때 이동하는 교통비, 간병비도 포함된다. 다만 건보공단이 요양기관에 지급하는 의료서비스 급여비는 제외했다.
소득 별로는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 가구는 135만7366원을, 2분위 가구는 204만 407원, 3분위 가구는 229만5251원을, 4분위 가구는 261만5820원을, 소득수준이 가장 높은 5분위는 319만 9153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의료비를 많이 지출했다는 뜻이다.
2019년과 비교하면 소득 1분위 가구(137만 7394만 원>135만 7366원)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적게는 23만 9000원(소득 3분위) 많게는 46만 1,000원(5분위)씩 늘었다. 소득이 가장 많은 5분위 가구는 코로나19로 의료비 지출을 46만 원을 더 했다는 뜻이다.
항목별로 보면 병원 입원비와 외래진료 수납비와 처방 약값이 크게 늘었다. 입원 가구의 병원 수납비는 같은 기간 188만 2716원에서 221만 9426원으로 33만 6710원(17.8%)가 늘었고, 외래 진료비는 91만 7817원에서 107만 1773원으로, 처방 약값은 25만 5157원에서 27만 7014원으로 둘을 포함하면 한 해 동안 18만 원가량이 늘었다. 이는 병원 내 코로나 방역이 강화된 가운데, 관련 환자와 보호자의 코로나19 관련 검사 비용 등이 추가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조식품이나 한약과 첩약, 안경 등 시력 보조용품 지출은 줄었다. 세부적으로 건강보조식품 비용은 2019년 54만 8178원에서 50만 305원으로, 안경 등 시력 보조용품 지출은 25만 9045원에서 23만 4337원으로, 한약과 첩약 지출은 55만 3158원에서 45만 5150원으로 크게 줄었다. 간병비 역시 같은 기간 157만 8762원에서 140만 3856원으로 17만 원가량이 빠졌다.
가구 내 가구원 수별로 연간 의료비를 보면, 가구원 1명 가구 124만3988원, 2명 가구 260만9962원, 3명 가구 278만3648원, 4명 가구 322만9897원, 5명 이상 가구 412만1350원으로 2인 가구의 1인당 의료비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가구의 연 의료비는 277만2878원으로 없는 가구(236만1979원)보다 연 41만 원가량, 65세 이상 가구원이 있는 가구의 의료비는 261만8728원으로 없는 가구(228만 847원)보다 연 33만 원가량 더 부담이 컸다.
한국의료패널은 건강보험공단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008년부터 공동으로 한국 가구의 의료비(비급여 의료비 포함)와 의료 이용행태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보건의료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2008년 출범한 1기 패널은 지난 2019년 14차 조사를 끝으로 해산하고, 지난 2020년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표본 가구를 선정해 2기 패널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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