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밖’ PD “유해진, 종영 후 ‘행복했다’고 연락…출연진=우리의 무기” (종합)[인터뷰]
[OSEN=유수연 기자] ‘텐트 밖은 유럽-노르웨이’ 제작진이 종영 소감과 제작 비하인드를 전했다.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CJ ENM 센터에서 OSEN과 ‘텐트 밖은 유럽-노르웨이’의 총괄 강궁 PD, 김효연 PD, 윤알음 작가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해 8월 첫 시즌을 선보였던 '텐트 밖은 유럽'은 지난 3월 조진웅, 최원영, 박명훈, 권율이 출연하는 스페인 편에 이어 5월부터 배우 유해진, 진선규, 박지환, 윤균상이 출연하는 노르웨이 편이 방영돼 지난 13일 종영했다.
이날 김 PD는 “시작하기 전부터 걱정이 많은 프로였다. 출연자에 대한 걱정이 아니고, 노르웨이라는 장소에 대한 걱정이었다. 방송 시기와 계절도 맞지 않았고, 노르웨이라는 생경한 나라가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걱정이 됐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북유럽 미지의 땅에 대한 호기심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 같다. 우여곡절도 많고, 추웠지만, 출연자끼리 즐겁게 이겨내는 모습들을 시청자분들이 잘 봐주셔서 마지막회 시청률도 자체 최고를 갱신해 뿌듯하다”고 전했다.
강 PD는 노르웨이 편 기획 비하인드에 대해 “시즌1 종방연 때 대화 지분의 80%가 오로라였다. 출연진 모두가 ‘다음은 오로라다’라고 했고, 시사회 초대를 받으러 가서도 대화의 주제는 무조건 ‘오로라’였다”라며 “방송 외로 대규모의 스태프가 함께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보니, 형들이 하고 싶은 큰 방향에서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 함께 협의해서 만들어나갔다. 처음에는 노르웨이가 원래 6월까지 눈이 오는 나라인데, 3월에 촬영을 갔다. 처음에 자료조사를 해보니, 얼어있는 도로를 장거리로 이동해야 하는 점도 있고, 무엇보다 겨울이다 보니 캠핑장이 연 곳이 많지가 않았다. 캠핑장에 문의를 하면 모두 첫마디가 ‘크레이지’였고, ‘올 테면 와라’였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아무리 생각해도 말려야 될 것 같아서 ‘다른 곳을 생각해 봐달라’라고 형들에게 말했는데, 끝까지 네 분 모두가 ‘근데 노르웨이는 왜 안돼?’라고 하더라. 그래서 형들이 이렇게 원하면 방법이 찾아야 되는 건가, 싶어 그 좁은 문을 조금씩 뚫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루즈도 다른 곳은 다 문을 닫았지만 운영을 하는 곳을 찾았고, 하이킹도 그랬다. 그렇게 정말 어렵사리 가게 된 프로젝트였다”라며 “시청자 반응을 보는데, ‘누가 이런 짓을 하겠냐’라더라. 주행시간만 10시간씩 걸려 오로라 헌팅을 가는 출연자가 또 어디에 있겠냐는 거다. 그러면서 ‘이분들에게 너무 고맙다’라는 댓글을 보고 ‘맞아 맞아’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김 PD 역시 “시즌1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안정이 되고 나서 여행 예능이 많이 생겨났다. 보통은 익숙한 나라, 가고 싶었지만 못 갔던 나라를 갔고, 우리도 그게 그런 여행지를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유명한 나라를 위주로 자료조사를 하기도 했는데, 노르웨이로 결정되었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소비되었더라도 조금은 익숙하고,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나라를 가야 한다는 생각에 ‘노르웨이를 가는 게 맞을까’하는 고민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정말 좋았던 것 같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힐링 여행 예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텐트 밖’의 흥행 요인에는 유해진, 진선규, 박지환, 윤균상으로 이루어진 ‘무해한 4인방’의 활약이 돋보였다. 강 PD는 “노르웨이의 추위를 예상해서 낙타 양말도 사고 모든 준비를 했는데, 첫날밤에 정말 모두 무용지물이 될 정도로 엄청 추웠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에 ‘큰일 났다’ 싶었다. 나 같아도 침낭 속에서 나올 생각을 못 할 것 같다고 했는데, 형들이 아침부터 구보를 하더라. 그때는 정말 ‘이런 사람들이 또 세상에 있을까?’라고 생각했다”라고 웃었다.
윤 작가는 “저 역시 ‘해가 떨어져야 일어나시겠구나’ 했는데 아니더라. 이 밖에도 늘 6시에 일어나셨다”라고 웃으며 “오로라를 보러 갔을 때도 원래 인디언 텐트가 이미 설치되어 있었다. 텐트 안에 침대만 설치하면 되는 구조라,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저녁때 오로라를 보러 가야 하니 여기서 주무시면 될 것 같다’라고 했는데도 ‘우리는 텐트가 더 편해’라고 하면서 텐트를 설치하시더라”라고 회상했다. 이에 강 PD는 “이런 건 제작진이 어떻게 해서 나올 수 있는 장면이 아니지 않나. 정말 영광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출연자 섭외 비하인드에 대해서는 “사실 저희 프로가 너무 고되다. 매일 장소를 옮겨야 한다는 것은, 매일 텐트를 설치하고 해체하고, 운전도 하루에 몇 시간씩 해야 하고, 마트 가서 장을 보고, 요리를 해야 하고, 보통 일이 아니다. 저 역시 캠핑을 해봤지만 텐트를 계속 만져야 해서 4일째부터는 손끝이 갈라진다. 이걸 보름간 한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라, 이런 것을 감내하고도 여행에서 볼 수 있는 풍경과 경험을 만족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 1순위였다”라고 설명했다.
윤 작가 역시 “그다음으로는 친분이 있거나, 혹은 결이 비슷한 분들이었다. ‘노르웨이’ 편 출연진들은 인터뷰를 하다 보면 공통적으로 걷는 걸 좋아했고, 자전거, 조깅 등을 좋아했다. 결이 굉장히 맞는 분들이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캠핑을 즐긴다는 출연진을 서치를 많이 해봤는데, 의외로 잘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방송가 소문으로 유해진 선배님이 텐트를 좋아하시고, 영화 ‘승리호’ 멤버들을 데리고 캠핑을 데려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섭외를 드렸더니 흔쾌히 승낙하셨다”라며 “이런 공감대로 모이게 되어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에 편한 캐스팅이 완성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한 강 PD는 “예전 ‘바퀴 달린 입’ 시리즈 경우 (성)동일이 형과 ‘아빠, 어디가?’부터 잘 아는 사이였는데, 사적인 자리에서 보면 집에서 밥을 차려주거나 음식점에 가면 쌈을 싸주고 챙기는 걸 워낙 좋아하시던 분이었다. 그런 분이 프로를 통해 말하자면 집들이를 하는데 집이 계속 바뀌는 콘셉트니까. 동일이 형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초대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경험하게 해주는 시간의 소중함을 잘 아시는 분이었다. 그래서 그런 프로그램을 기획을 했던 것이고, 동일이 형도 진심이시기 때문에 게스트 섭외에 많은 도움을 주신 것”이라며 “‘텐트밖’도 마찬가지다. 출연자분들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걸 준비하는 편이다. 그래야 그런 캐스팅도 나오는 것이다. ‘요즘 이 사람 핫하지 않아?’가 섭외의 기준이 되면 이런 관계성이 나오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강 PD는 “해진이 형이 노르웨이 편을 준비하면서 만나 얘기했던 게 ‘사람들이 좋아서 계속 가는 거다’라고 하셨다. 열흘 넘게 여행을 하면서 24시간을 붙어있지 않나. 여행을 해보면 알 것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찰나의 미묘한 불편함을 느끼면 큰 사태로 벌어질 수 있는 건데, ‘불편함이 단 1도 없는 사이라서 간다’고 하셨다”라며 “얼마 전에도 마지막 회가 끝나고 해진이 형에게 ‘고생하셨습니다’라고 문자를 했더니, ‘어. 궁이도 고생했고, 행복했어’라고 답을 해주시더라. 한 프로젝트가 끝나고 ‘수고했어’, ‘고생했어’는 쉽게 나오는 말이지만, ‘행복했다’는 쉽게 나오는 말은 아니다. 짧은 문자였지만, 쉽게 보낸 말은 아니라는 걸 알았다. ‘텐트밖’은 그 멤버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 같다”라며 출연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시리즈의 화려한 대미를 장식한 ‘오로라 사냥’ 비하인드도 놓칠 수 없었다. 윤 작가는 “답사를 3일 갔는데, 딱 한 번 봤었다. 그것도 애매하게 봤다. 촬영할 때는 눈도 많이 오고, 구름이 내리 꼈다 보니 ‘답사만큼이라도 봐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 날에 해진 선배님이 ‘우리 20분만 기다렸다가 안 뜨면 가자’라고 했는데, 20분 안에 정말 짠 거처럼 보였다. 선물 같은 장면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김 PD는 “우리끼리 ‘버저비터’라고 했다. 몇 시간 뒤면 귀국을 해야 해서 출연진도, 제작진도 짐을 챙겨야 해서 촬영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의 정말 한계였다. 10~20분만 기다리고 숙소에 가려 했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좋아졌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방송에서는 스태프가 노출이 되면 안 됐다. 제작진 목소리가 들어가면 안 돼서 촬영 내내 숨소리를 죽여야 했는데, 오로라를 본 순간 다들 오디오가 들어가든 말든, 현장 분위기가 난리도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강궁 PD 역시 “출연진들도 ‘너네들도 찍을 만큼 찍었으니까 다들 즐기자’라고 해서 다 같이 누워서 감상했다. 항상 그런걸 챙겨주셨다”라며 “그 장면만 보면 모두가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저런 프로그램을 열심히 했지만, 끝나고 나서도 마음이 찡한 프로그램은 정말 오랜만”이라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선규 형이 그때 했던 이야기가, ‘진짜 우리 인생에 중요한 한 페이지 같다’였다. 오로라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는 과정이었는데, 네 사람이 이 긴 시간을 기다리는 과정과 이 순간이 행복했다는 의미로 느껴졌다”라며 “오로라와 함께 서로 텐트 안에서 얼싸안는 장면이, 나중에 떠올렸을 때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장면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걸 하고 싶어서 이런 걸 찍는구나,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출연진들의 여행 과정을 자연스럽게 담아내기 위한 촬영 과정도 쉽지 않았다. 김 PD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가치가 출연자분들이 정말 여행하듯이, 이 상황을 즐기게끔 해야했다”라며 “예를 들어 다른 여행 예능이라면 온전히 앵글이 세팅될 때까지 촬영을 끊었겠지만, 그런 경우가 거의 없었다. 출연진분들이 즉흥적으로 결정하든, 텐트를 바로 치든, 카메라 세팅 시간을 기다리게 하기보단 출연진들은 행동을 하고, 저희가 거기에 맞춰서 그때 할 수 있는 만큼 촬영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PD로서 구도가 부족해 아쉬움도 있었다. 누가 이야기 하고 있으면 그 사람 얼굴이 무조건 나왔으면 좋겠고, 동시에 고즈넉한 풍경도 같이 담겼으면 좋겠지만, 그러려면 카메라 설치를 끊어가면서 해야하지 않나. 그럼 정서를 해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강 PD는 “편집 과정에서도 카메라도 카메라지만, MC가 따로 없는 프로그램이지 않나. 형들이 ‘내가 이런 속마음이야’라고 모두 이야기해 주시면 좋겠지만, 그게 안되니 표정이나 행동을 가지고 ‘이런 의도를 가지고 있구나’라는 걸 편집하는 분들이 잘 보셔야 했다. 누가 보느냐에 따라 편집 방향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에, 각 부문의 PD님들이 엄청 고생하셨다. 음악에는 이슬이 PD와 조연출분들이 신경을 많이 쓰셨고, 정말 뼈를 갈아 만들었다”라고 부연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었을까. 김 PD는 “훨씬 더 추워 보였어야 했는데 아쉽다. 정말 나가기만 해도 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로 추웠는데, 출연진분들이 캔디처럼 추위를 이겨내셔서 추운 게 티가 안 났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윤 작가는 “대체로 예상한 대로 흘러가 크게 아쉬운 점은 없지만, 진선규 선배님과 함께 오로라를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라고 전했다. 특히 강 PD는 “아쉬운 것보다는 생각지도 못하게 도전하게 된 ‘아이스 베스’가 떠오른다. 전형적인 예능 아이템이지 않나. ‘이런게 있구나’고 알아두기는 했었지만, 정말 입수를 하실지는 생각치 못했다”라고 떠올렸다.
여행 예능이 범람한 예능가 속, ‘텐트 밖은 유럽’이 가진 여행 예능의 차별점도 들을 수 있었다. 강 PD는 “지금이야 여행 프로가 10개가 넘어가지만, 시즌1이 나올 때까지만 해도 여행 예능은 저희밖에 없었다”라며 “아무도 안가본 장소나 식당을 가서 보여 준다면, 시청자 입장에서 새로운 쾌감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그냥 같은 포맷에 장소만 바꿔 넣었을 뿐이다. 근본적으로 다른 재미를 줘야 하는데,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 가서 동물을 촬영한다고 생각해 보자. 정말 진귀한 장면을 찍는 게 중요하다면 ‘동물의 세계’와 같은 다큐멘터리가 시청률이 50%는 넘었을 것이다. 하지만 더 시청자들에게 강력하게 다가오는 것은, 새끼 코끼리를 낳는 장면을 멀리서 숨죽여 지켜보고 있는 유해진 씨의 미묘한 표정 변화 같은 장면 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시청자분들이 무엇을 더 보고 싶어 할까 했을 때,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무해한 네 분의 여행기였다. 맛집 찾기에 성공할 수도 있고, 맛집을 찾다 뜬금없이 노르웨이에 있는 중식당을 갈지언정,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보는 것이 중요했다. 노르웨이의 특정 명소를 보여드리고 소개하는 건 중요하지 않았다”라며 “원래 이동할 때도 타 여행 예능에서는 출연자가 앞 제작진 차량을 따라가면 됐다. 하지만 저희는 출연진을 뒤에서 따라갔다. 맛집도 마찬가지였다. ‘피렌체에는 티본 스테이크가 유명하다던데?’라고 살짝 말씀드리면 형들이 찾아가는 정도지, 저희가 안내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되면 출연진이 할 수 있는 것은 리액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새 시즌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앞서 '텐트 밖은 유럽' 측은 OSEN에 "라미란 님이 '텐트 밖은 유럽' 새 시즌에 출연을 긍정 검토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출연진 교체 여부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방송 일정 및 세부적인 콘셉트 등 모든 부분이 아직 미정"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윤알음 작가는 “현재 나라 선정을 위해 열심히 고민 중”이라며 “너무 노출이 많이 된 나라면 관심이 없을 것 같고, 너무 생소한 나라면 내 이야기처럼 안 느껴질 것 같다. 소도시가 정말 예쁜 유럽들이 있는데, 차이점이 많이 없는 것 같아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강궁 PD 역시 “보기엔 예뻐도 모르는 도시면 남의 이야기가 되어버리지 않나. (이전에도) 친숙한 나라나, 음식에 대한 것을 어떻게 소개해야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계속 있어왔다”라고 부연했다.
또한 배우 라미란 섭외에 대해서 강궁 PD는 “평소에도 캠핑을 좋아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바퀴 달린 집’에 출연하실 때도 직접 텐트를 가져오기도 하셨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외에 멤버 구성에 대해서는 “섭외 진행 중”이라고 덧붙이기도.
끝으로 강궁 PD는 “사실 유럽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전부터 캠핑 문화가 자리 잡아 역사가 더 오래됐다. 다양한 종류의 캠핑장도 있고, 나라마다 차별점도 많아 앞으로도 그것을 찾아 소개해 드릴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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