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데헤아' 맨유, 이젠 오나나 시대... '판데사르 영광'의 재현을 기다리며
맨유는 21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오나나가 맨유에 입단했다. 계약 기간은 2028년 6월까지이며 1년 연장 옵션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8일 맨유는 "데 헤아가 떠난다. 클럽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키퍼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그가 12년 동행을 마쳤다"고 밝혔고 이후 빠르게 오나나를 데려왔다.
16강에서 레알 마드리드, 8강에서 유벤투스를 차례로 격파했다. 준결승에서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를 만나 2차전 극적인 승부의 희생양이 됐지만 오히려 경기력은 더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을 인터 밀란(이탈리아)에서 보내며 팀의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이번엔 김민재의 나폴리에 밀려 리그 3위에 머물렀지만 UCL 준우승을 이끌며 오나나의 가치는 수직상승했다. 결국 데 헤아와 관계를 정리하려는 맨유의 눈에 들어왔고 EPL에 입성하게 됐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그의 이적료는 보너스 조항을 포함해 무려 47200만 파운드(778억 원)였으나 텐 하흐 감독은 강력히 그를 원했고 맨유는 기꺼이 사령탑의 바람을 실현시켜줬다.
오나나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맨유에 입단하는 것은 정말 믿기지 않는 영광이다. 나는 이 순간에 도달하기 위해 평생 열심히 노력하며 많은 장애물을 극복했다"며 "올드 트래포드에서 목표를 향해 달리며 팀에 기여하는 것은 또 다른 놀라운 경험이 될 것이다.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야망으로, 새로운 나의 여정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어 "맨유는 오랜 역사 속에 놀라운 골키퍼들이 많았다. 나 역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텐 하흐 감독과 다시 일할 수 있어 너무나 기쁘다. 텐 하흐 감독이 이렇게 대단한 클럽을 위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지 잘 안다. 함께 성공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전했다.
존 머터우 맨유 디렉터는 "오나나는 맨유를 위한 골키퍼 후보 1순위였다. 기술적인 면뿐만 아니라 인성도 탁월하다. 오나나는 그간 성공적인 길을 걸었다. 우리 팀의 스쿼드에 승리의 정신을 심어줄 것"이라며 "이미 오나나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이다. 27세의 나이에 불과하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이루리라 믿는다"고 자신했다.
다만 우승 커리어는 초라한 편이었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물러난 뒤 맨유는 쇠퇴기를 겪었는데 데 헤아는 퍼거슨호 마지막 유산이었다. 2012~2013시즌 리그 우승을 경험한 뒤로는 팀이 약해졌고 그 또한 리그 정상에 서지 못했다.
맨유는 판 데 사르와 함께 했던 기분 좋은 기억을 떠올린다. 판 데 사르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6년을 머물렀지만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회와 리그컵 2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도 정상에 섰다.
오나나 영입에 앞장선 게 텐 하흐 감독이라는 것도 기대를 키우는 부분이다. 아약스 시절 그의 진가를 알아봤던 텐 하흐는 올 시즌을 앞두고 오나나 영입을 요구했다. 오나나의 장점은 발밑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인데 이는 텐 하흐 감독의 축구를 보다 잘 실현하기 위한 매력적인 장점이다.
선방 능력도 과거와 달리 다소 내림세를 탔지만 텐 하흐 체제에서 데 헤아의 입지가 줄어든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했다. 데 헤아의 불안한 발밑에 대해 텐 하흐 감독은 신뢰를 갖지 못했다.
전성기 시절 어떤 슛도 골망을 통과하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 같던 데 헤아와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받지만 오나나 또한 최근 선방 능력을 크게 끌어올리며 완성형 골키퍼로 변모해가고 있다.
오나나의 기량을 머지않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나나는 프로필 촬영을 마친 뒤 곧바로 프리시즌 투어가 펼쳐질 미국으로 향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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