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후보자 청문회, 민주당 공세로 1시간만에 중단

■ 민주 “자료제출 미흡” 주장
야 “유튜브 계정 폐쇄 왜 했나”
자진사퇴·지명철회 강력 요구
여 “청문회 진행못할 사안 아냐”
안보정세 급변속 발목잡기 비판

무슨 얘기…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김영호(오른쪽)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강종석(왼쪽) 통일부 기획조정실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곽성호 기자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1일 열렸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자료 제출 미비와 김 후보자의 유튜브 계정 폐쇄를 문제 삼으면서 파행을 빚었다. 여권에서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고 북한이 잇달아 도발을 감행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야당이 ‘발목 잡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날 오전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지만 시작부터 후보자의 자료 제출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 외통위원들이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미흡해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항의하면서 본격적인 질의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1시간여 만에 중단됐다. 민주당 외통위 간사인 이용선 의원은 청문회에서 “가족에 대한 도덕성 검증, 정책 검증에 필요한 자료에 대한 협조가 정말 지나칠 정도로 안 되고 있어 오전 중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청문회가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김상희 의원도 “국민에게 신상 관련 자료를 제출하기 부담스럽다면 장관 될 자격이 없으니 사퇴해야 하고 대통령실도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자료 제출 미비를 이유로 청문회에 임할 수 없다는 주장은 합당하지 않다며 엄호에 나섰다. 여당 간사인 김석기 의원은 “문재인 정부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역시 청문회 때 중요 자료를 끝까지 제출하지 않았다”며 “자료 제출 미비 자체가 청문회를 중단할 사안, 도저히 진행 못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명수 의원도 “정말 중요한 통일부의 변화 문제를 크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공방이 가열되자 후보자의 자료 제출과 관련한 여야 간사 협의를 위해 회의가 정회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김정은 정권 타도’ ‘북한 해결책은 체제 파괴’ 등 논란이 된 발언이 담긴 김 후보자의 유튜브 채널을 비공개 전환한 것을 두고도 공세에 나섰다. 이용선 의원은 “외교·안보와 군사 현안에 대한 견해가 생생히 드러난 유튜브 채널을 지명되자마자 비공개로 전환했는데 이를 복원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유튜브 채널 삭제는 잘했다고 본다”며 “국무위원으로서 자연인일 때와 다르게 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라며 두둔했다.

이은지·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