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TSMC ‘쇼크’에도···국내 증시는 상승 마감
국내 증시가 21일 TSMC, 엔비디아 등 빅테크 부진과 테슬라 실적 충격에 크게 출렁였다. 삼성전자는 장중 ‘6만 전자’로 떨어지기도 했다. 장 초반 저조한 흐름을 보이던 국내 증시는 중국의 내수확대 정책 발표 이후 방향을 바꿔 결국 상승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 종가보다 9.53포인트(0.37%) 상승한 2609.7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9.17포인트(0.74%) 내린 2581.06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계속 키워 장 초반 2571.42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시총) 상위권에서 포스코퓨처엠(5.60%), LG에너지솔루션(2.34%), LG화학(1.31%) 등 2차전지 종목은 강세를 보인 반면 삼성전자(-0.99%)와 SK하이닉스(-1.54%) 등 반도체 종목은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장중 전일 대비 2.25% 하락한 6만9400원, SK하이닉스도 장중 전날보다 3.17% 내린 11만3200원까지 떨어졌다.
장 초반 부진했던 지수는 지난밤 뉴욕증시의 빅테크 기업 부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TSMC가 2분기 ‘어닝쇼크’를 발표한 이후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 지수를 끌어내린 것이 국내 반도체 업종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TSMC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하락하고, 순이익은 23.3% 떨어졌다고 밝혔다. TSMC의 매출 및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세계적으로 반도체 한파를 겪었던 2019년 1분기 이후 약 4년 만이다.
TSMC가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자 지난밤 미국 반도체주 전반 약세를 보였다. TSMC(-5.05%)가 5% 넘게 떨어졌고 인텔(-3.16%), 엔비디아(-3.3%) 등이 하락했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62% 떨어졌다.
오후 들어 분위기가 반전한 것은 중국이 내수 확대 정책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가 일부 개선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21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현재 경제 성장률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자동차·전자제품 소비 촉진 내수 확대 정책을 발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소비 촉진 조치를 발표하자 그간 예고했던 부양책들이 가시화할 거란 기대감에 중화권 증시가 상승 반전됐다”며 “이는 코스피에도 영향을 미쳐 지수가 낙폭을 만회해 2600선까지 올랐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은 전날 종가보다 2.98포인트(0.32%) 오른 934.58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 이후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코스닥은 지수는 지난해 4월 8일(종가 934.73)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차전지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은 테슬라 영업이익률이 약 2년 만에 한 자릿 수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장 초반 부진했으나 마찬가지로 상승 전환했다. 코스닥시장 시총 1, 2위 에코프로(5.54%)와 에코프로비엠(5.24%) 모두 5% 이상 급등한 채 장을 마쳤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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