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울고 車·선박 웃는 수출…수출 1위국도 中서 美로 옮겨갈 판
최정희 2023. 7. 21. 12:00
한은, 최근 우리 수출의 특징 및 시사점 발간
상반기 車수출 비중, 7년 만에 처음으로 반도체 앞질러
IT비중 높은 대중·아세안 부진, 車비중 높은 대미·EU 양호
"하반기 IT경기 부진 완화되더라도 수출, 큰 폭 반등 없다"
대중 수출 감소의 35%는 中 경쟁력 강화 때문
수출 1위국 中비중 19.6%, 美 17.9%와 2%p도
상반기 車수출 비중, 7년 만에 처음으로 반도체 앞질러
IT비중 높은 대중·아세안 부진, 車비중 높은 대미·EU 양호
"하반기 IT경기 부진 완화되더라도 수출, 큰 폭 반등 없다"
대중 수출 감소의 35%는 中 경쟁력 강화 때문
수출 1위국 中비중 19.6%, 美 17.9%와 2%p도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중국과 반도체 때문에 먹고 살았으나 올 상반기로 한정해서 보면 이러한 흐름이 싹 달라졌다. 대중 수출 대신 대미 수출이 부상했고 반도체 대신 자동차가 효자 노릇을 했다.
이런 배경에는 글로벌 IT경기 부진 등 경기적 요인도 있지만 중국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미국 등 자국 중심의 산업 정책 등 구조적 요인도 섞여 있다. 하반기 IT경기가 살아나더라도 중국 특수를 누리며 큰 폭의 수출 증가세를 보이던 과거의 영광을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 수출 1위국 ‘中’위상 흔들…2위 미국이 치고 온다
한국은행은 21일 발간한 ‘최근 우리 수출의 특징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BOK이슈노트에서 “수출이 이전에는 품목별, 지역별로 비슷한 흐름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차별화되는 모습”이라며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등 IT품목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는 반면 자동차, 선박 등은 호조를 보이고, 지역별로는 대중국·아세안 수출은 부진하지만 대미국·유럽연합(EU)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자동차 수출 비중은 15.4%로 반도체 수출 비중(14.1%)을 앞질러 수출 1위 품목에 등극했다. 연도별로 볼 때 2016년 자동차 수출 비중이 13.1%, 반도체가 13.1%를 기록했던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상반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의 전년동기비 수출은 각각 37.4%, 29.0% 감소했다. IT수출 비중 역시 작년 35.1%에서 상반기 29.1%로 축소됐다. 반면 자동차와 선박은 수출이 30.9%, 11.8%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품목일수록 수출이 부진한 반면 친환경에 특수를 누린 품목은 호조세를 보였다. 반도체는 비대면 재화 특수 소멸로 재고가 누증하고 수출단가가 급락했고 화공품, 석유제품, 철강금속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출이 큰 폭 감소했다. 반면 자동차는 친환경 수요의 추세적 확대에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공급 차질이 개선되면서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선박도 환경 규제 강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LNG선 수요 호조가 나타났다.
제품별 차별화는 지역별 차별화로 이어졌다. IT수출 비중이 큰 대중국, 아세안 수출은 상반기 각각 26%, 21.4% 감소하면서 위축된 반면 자동차 비중이 높은 대미국, 대EU는 각각 0.3%, 4.9% 증가했다. 대중동 수출도 14%나 급증했다. 이에 올 상반기 대미 수출 비중이 17.9%로 2002년(20.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고 만년 수출 1위국인 대중국 수출 비중은 19.6%로 쪼그라들어 1, 2위간 격차가 1.7%포인트까지 좁혀졌다.
中 특수 사라지지만…中 아니어도 팔 곳 있다
대중 수출이 쪼그라들고 대미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것에는 경기적 요인 외에 구조적 요인이 존재한다.
한은이 수출변동 요인을 설명하는 불변시장점유율을 이용한 분석 결과 대중 수출은 중국 봉쇄 조치 이후인 2022년 4~12월 대비 올 1~4월중 수출 감소의 65%가 중국 자체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경기적 요인에 기인한 반면 35%는 중국의 기술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더 이상 우리나라로부터 수입할 유인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중 수출의 3분의 1인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서 하반기 수출이 회복되더라도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수출이 과거와 같이 큰 폭으로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반면 대미 수출에선 긍정적인 부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고용 호조에 경기 둔화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데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 과학법 등으로 자국내 공장건설이 급증, 휴대폰과 기계류 등의 수입 수요가 양호한 상황이다. EU, 중동 역시 현지 배터리 공장 건설, 네옴시티 등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기계류, 화공품, 석유제품 등의 수입 수요가 있다. 미국, EU 등은 반도체, 이차전지, 전기차 산업을 자국내 공장 이전 유도 등을 통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자급률을 높이려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수혜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대체 수출처도 부상한다. 석유화학, 배터리는 중국 자급력 강화로 수출이 어렵자 호주, 미국, 싱가포르 등으로 방향을 틀었고 반도체 제조용 장비도 중국 대신 싱가포르, 대만, 미국으로 수출된다.
이러한 구조적 요인이 우리나라 수출 1위국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선 예단하기 어렵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김상훈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차장은 “IT 경기가 회복되면 대중 수출이 개선될 것이라 쉽게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며 “장기적으로 지켜보며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IT경기 회복시 수출의 품목별·지역별 차별화가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한국은행은 21일 발간한 ‘최근 우리 수출의 특징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BOK이슈노트에서 “수출이 이전에는 품목별, 지역별로 비슷한 흐름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차별화되는 모습”이라며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등 IT품목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는 반면 자동차, 선박 등은 호조를 보이고, 지역별로는 대중국·아세안 수출은 부진하지만 대미국·유럽연합(EU)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자동차 수출 비중은 15.4%로 반도체 수출 비중(14.1%)을 앞질러 수출 1위 품목에 등극했다. 연도별로 볼 때 2016년 자동차 수출 비중이 13.1%, 반도체가 13.1%를 기록했던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상반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의 전년동기비 수출은 각각 37.4%, 29.0% 감소했다. IT수출 비중 역시 작년 35.1%에서 상반기 29.1%로 축소됐다. 반면 자동차와 선박은 수출이 30.9%, 11.8%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품목일수록 수출이 부진한 반면 친환경에 특수를 누린 품목은 호조세를 보였다. 반도체는 비대면 재화 특수 소멸로 재고가 누증하고 수출단가가 급락했고 화공품, 석유제품, 철강금속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출이 큰 폭 감소했다. 반면 자동차는 친환경 수요의 추세적 확대에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공급 차질이 개선되면서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선박도 환경 규제 강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LNG선 수요 호조가 나타났다.
제품별 차별화는 지역별 차별화로 이어졌다. IT수출 비중이 큰 대중국, 아세안 수출은 상반기 각각 26%, 21.4% 감소하면서 위축된 반면 자동차 비중이 높은 대미국, 대EU는 각각 0.3%, 4.9% 증가했다. 대중동 수출도 14%나 급증했다. 이에 올 상반기 대미 수출 비중이 17.9%로 2002년(20.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고 만년 수출 1위국인 대중국 수출 비중은 19.6%로 쪼그라들어 1, 2위간 격차가 1.7%포인트까지 좁혀졌다.
中 특수 사라지지만…中 아니어도 팔 곳 있다
대중 수출이 쪼그라들고 대미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것에는 경기적 요인 외에 구조적 요인이 존재한다.
한은이 수출변동 요인을 설명하는 불변시장점유율을 이용한 분석 결과 대중 수출은 중국 봉쇄 조치 이후인 2022년 4~12월 대비 올 1~4월중 수출 감소의 65%가 중국 자체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경기적 요인에 기인한 반면 35%는 중국의 기술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더 이상 우리나라로부터 수입할 유인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중 수출의 3분의 1인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서 하반기 수출이 회복되더라도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수출이 과거와 같이 큰 폭으로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반면 대미 수출에선 긍정적인 부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고용 호조에 경기 둔화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데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 과학법 등으로 자국내 공장건설이 급증, 휴대폰과 기계류 등의 수입 수요가 양호한 상황이다. EU, 중동 역시 현지 배터리 공장 건설, 네옴시티 등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기계류, 화공품, 석유제품 등의 수입 수요가 있다. 미국, EU 등은 반도체, 이차전지, 전기차 산업을 자국내 공장 이전 유도 등을 통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자급률을 높이려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수혜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대체 수출처도 부상한다. 석유화학, 배터리는 중국 자급력 강화로 수출이 어렵자 호주, 미국, 싱가포르 등으로 방향을 틀었고 반도체 제조용 장비도 중국 대신 싱가포르, 대만, 미국으로 수출된다.
이러한 구조적 요인이 우리나라 수출 1위국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선 예단하기 어렵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김상훈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차장은 “IT 경기가 회복되면 대중 수출이 개선될 것이라 쉽게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며 “장기적으로 지켜보며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IT경기 회복시 수출의 품목별·지역별 차별화가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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