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숨진 서이초 교사 동료 60명 참고인 조사”

전수한 기자 2023. 7. 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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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A 교사에 대한 '학부모 갑질 의혹'이 온라인상에서 제기되고 동료 교사들이 관련 의혹을 제보하면서 경찰이 서이초 교사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해 사실 확인에 나서기로 했다.

◇경찰 "학부모 갑질 여부 확인 중"=21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A 교사 주거지에서 발견된 일기장, 메모지 등을 바탕으로 고인의 사망 원인 등을 분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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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이초 교사 극단선택 파장
“학생간 연필로 이마 그은 사건
학부모가 담임에게 폭언했다”
동료 제보 등 의혹 잇따르자
警, 갑질의혹 등 진상규명 나서
‘정치인 연관’ 등은 가짜뉴스로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이초 정문 앞에 극단적 선택을 한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보낸 근조 화환이 놓이고, 추모 메시지들이 벽에 붙어 있는 가운데 한 학생이 등교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A 교사에 대한 ‘학부모 갑질 의혹’이 온라인상에서 제기되고 동료 교사들이 관련 의혹을 제보하면서 경찰이 서이초 교사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해 사실 확인에 나서기로 했다. “학생 가족인 국회의원이 보도 유예를 걸고 사건 증거 인멸을 시도 중이다” 등은 ‘가짜뉴스’로 확인됐다.

◇경찰 “학부모 갑질 여부 확인 중”=21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A 교사 주거지에서 발견된 일기장, 메모지 등을 바탕으로 고인의 사망 원인 등을 분석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학부모나 다른 특정인으로부터 괴롭힘을 받았다는 내용은 없었다”며 “현재까지 특정 인물이 고인을 힘들게 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A 교사가 평소 학교 생활에서 느끼는 고충과 개인사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A 교사의 이동 기록을 분석한 경찰은 A 교사가 지난 17일 오전 출근 이후 퇴근하지 않고 그대로 학교에 머물러 있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주일 전쯤 A 교사의 학급에서 학생들이 다툰 ‘연필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여학생이 앞자리에 앉은 남학생의 가방을 연필로 콕콕 찌르며 장난을 쳤고, 이를 저지하려는 과정에서 남학생의 이마가 연필에 긁힌 것이다. 경찰은 일단 사건 발생 직후 학생 부모들끼리 만나 사과를 하고 마무리를 지었다고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이날 “A 교사는 출근할 때 (연필 사건에 대해) ‘선생님 때문이야’라고 말하는 학생의 환청이 들린다고 했다” “A 교사에게 학부모가 찾아와 ‘당신은 교사 자격이 없다’고 발언했다” 등 동료 교사의 제보를 공개했다. 이에 경찰은 서이초 교사 60여 명을 불러 이어지는 의혹에 대한 추가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가짜 뉴스’로 드러난 사실들= 앞서 온라인상에 퍼진 의혹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아침 방송인 김어준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해당 학생의 조부모가) 국민의힘 소속 3선 의원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단한 파장이 있을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에서 떠도는 ‘지라시’를 구체화한 것이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연필 사건’의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해당 학급 전체에 정치인의 자녀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의 발언 때문에 당사자로 몰렸던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 등은 김 씨를 고발하기로 했다.

A 씨가 저연차임에도 고난도 업무로 꼽히는 학교폭력 담당자로 배정됐고, 학교폭력 사안으로 교육청에 불려간 다음 날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이야기도 사실이 아니었다. 서이초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A 교사의 담당 업무는 학교폭력 업무가 아닌 나이스 권한 관리 업무였다. 또 해당 학급에서는 올해 학교폭력신고 사안이 없었으며, 학교폭력과 관련해 교육지원청을 방문한 일도 없다”고 밝혔다. A 교사의 유족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온라인상에서 확인되지 않은 글들이 올라와 (유족들이) 매우 힘들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에도 서이초 앞엔 교사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교사들은 오는 22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추모식 및 교사 생존권을 위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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