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0일까지 수출 -15.2%…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먹구름’

■ 관세청, 수출입현황 발표
전체 수출액 312억3300만 달러
전년대비 56억1000만 달러 감소
대중수출 21.2% 줄어든 영향 커
13억6100만 달러 무역적자 기록

올 하반기 첫 20일간의 수출이 반도체 및 대(對)중국 수출 부진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장기 불황 초입에 들어섰다는 경고등이 울리고 있어 올해 한국 경제의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에 성장률이 낮고 하반기에 높음)’ 목표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7월 1~20일 수출입현황에 따르면 전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이 312억3300만 달러(약 39조9126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56억1000만 달러(15.2%)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7월 한 달 전체 수출도 감소해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연속 수출 감소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월간 기준 10개월 연속 감소는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14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한 이후 없었다.

이번 수출 부진은 중국으로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2% 줄어든 영향이 컸다. 반도체의 경우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절반 이상이다. 7월 1~20일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4% 감소했다. 이외 품목으로는 석유제품의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큰 48.7% 감소했고, 무선통신기기는 13.5% 줄어들었다. 가전제품도 1.3% 하락했다. 중국 시장에서 반도체부터 소비재까지 전반적인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승용차 수출은 27.9%, 컴퓨터주변기기는 16.8% 증가했다. 수입의 경우 국제 유가 하락에 따라 원유(-53.3%), 석탄(-48.3%), 가스(-46.6%), 석유제품(-41.2%)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13억61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6개월 만의 흑자 전환이 결국 ‘반짝 흑자’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입도 325억9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0% 줄어들었지만, 수출 감소세가 오래 지속된 탓에 적자를 면치 못했다. 1월부터의 누계 무역적자는 278억2700만 달러에 달한다.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12억14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중국이 수출입 교역 악화, 실업률 증가,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최악의 불황을 맞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대중국 수출 회복이 요원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대미 수출을 늘리는 등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7월 1~20일 대미, 대유럽연합(EU) 수출도 각 7.3%, 8.3% 하락하는 등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 꾸준히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돼 왔다”면서 “반도체 수출 회복이 이전과 같은 수준까지 가기는 쉽지 않은 데다가 하반기 에너지 수입액이 늘어나면 무역적자 폭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